비싸지만 관광지 느낌 물씬 나서 더 좋은 서울 길거리 간식 7 / 사진=서울관광재단 |
길거리 음식은 저렴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서울 관광지에서 간식 두세 개만 집으면 웬만한 식당 한 끼 가격이 나옵니다. 가격표를 보고 슬쩍 내려놓은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그래도 여행 왔는데 냄새만 맡고 돌아가기는 억울합니다. 비싸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한입 먹으면 조용해지는 서울 길거리 간식 7가지를 골랐습니다.
남대문시장 야채호떡
야들야들 남대문시장 야채호떡 /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호떡을 반으로 갈랐는데 꿀 대신 잡채가 나옵니다. 당면과 채소를 꽉 채운 뒤 기름에 바삭하게 구워 간장 양념까지 발라주는데요.달콤한 호떡을 기대했다면 당황할 수 있지만, 한입 먹으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간식인지 식사인지 애매하지만 맛있으면 됐습니다. 문제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순간 이미 줄이 길다는 것이죠.
광장시장 빈대떡
겉바속촉 광장시장 빈대떡 /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빈대떡 한 장 가격을 보면 “이게 간식 맞나?” 싶습니다. 그런데 접시를 받아보면 두께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겉은 과자처럼 바삭하고 안쪽은 녹두와 숙주로 꽉 차 있습니다. 양파 간장을 올려 먹으면 기름진 맛도 정리됩니다. 혼자 한 장을 주문하면 다음 간식이 들어갈 자리가 사라지니 두 명 이상이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광장시장 꼬마김밥
손가락만 한 김밥이 무슨 대단한 맛이겠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속재료도 당근과 단무지처럼 평범합니다. 그런데 겨자소스에 찍는 순간 계속 손이 갑니 멈추기 어렵다는 게 이 음식의 무서운 점입니다. 빈대떡을 먹고 배부르다던 사람도 꼬마김밥은 어느새 세 개째 집어 들고 있습니다.
통인시장 기름떡볶이
엽전도시락보다 좋은 기름떡볶이 / 사진=서울관광재단 |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국물도 없고 어묵도 없습니다. 처음 보면 양념이 덜 된 떡처럼 보여 살짝 서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철판에 볶은 떡을 씹으면 고소한 기름 향과 쫀득한 식감이 따라옵니다. 매콤한 고추장 맛과 짭짤한 간장 맛을 반반 주문하면 고민도 끝납니다. 서촌을 걷다가 출출할 때 먹어야 가장 맛있습니다.
인사동 꿀타래
128번 접고, 256번 접어 만든 인사동 꿀타래! /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솔직히 꿀타래는 먹는 시간보다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는 시간이 더 재밌습니다. 단단한 꿀 덩어리가 눈앞에서 수천 가닥의 가느다란 실로 변하는데, 보고 있으면 안 살 수가 없습니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풀리다가 견과류가 고소하게 씹힙니다. 양을 보면 가격이 조금 아쉽지만 공연 하나 보고 간식까지 받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명동 계란빵
예전 가격을 기억하는 사람은 현재 가격표 앞에서 잠시 말을 잃게 됩니다. 그래도 명동 거리를 걷다가 달걀 냄새를 맡으면 결국 지갑을 열게 되죠. 달콤한 빵과 짭짤한 달걀의 조합은 특별할 것 없는데 이상하게 맛있습니다. 다만 식으면 퍽퍽해지니 막 구워 나온 것을 발견했을 때 바로 먹어야 합니다.
명동 회오리감자
90&00 추억의 회오리감자 /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감자 한 알을 길게 늘려 꼬치에 꽂았을 뿐인데 가격은 감자 한 봉지보다 비쌉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억울한데, 바삭한 감자에 치즈 가루까지 묻혀 나오면 또 맛있습니다. 한 조각씩 돌려 떼어 먹는 재미도 있어 둘이 나눠 먹기 좋습니다. 문제는 옷에 가루를 흘리지 않고 먹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 흰옷을 입었다면 우아함은 잠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서울 길거리 간식은 이제 싸고 배부르게 먹는 음식이라기보다 그 동네의 분위기까지 함께 즐기는 메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비싸다고 투덜거리면서 줄을 서고, 한입 먹은 뒤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맛. 서울 간식 투어의 재미는 어쩌면 그 과정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