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세를 부리는 한여름, 남해와 서해의 어촌 마을에서는 짱뚱어, 붕장어, 갯장어, 민어 등 제철 해산물로 속을 덥히는 보양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오랜 세월 자연의 순리에 따라 터득한 손질 비결과 정성스러운 요리법은 고단한 여름철 지친 몸과 마음의 기력을 북돋아 줍니다.
-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따뜻한 정을 건네는 어촌 사람들의 이열치열 삶의 지혜는 여름을 건강하게 건너는 가장 진실한 힘이 됩니다.

무더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이 오면 사람들은 흔히 차가운 음식을 찾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남해와 서해의 고즈넉한 바닷가 마을에서는 도리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보양식 한 그릇으로 여름을 이겨내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갯벌을 누비며 얻은 귀한 재료에 오랜 시간 쌓아온 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지면 무더위에 지쳐 있던 몸과 마음이 금세 든든해지죠. 바다가 내어준 제철 선물로 차려낸 남도 섬마을의 여름 보양 밥상에는 과연 어떤 특별한 이야기와 지혜가 담겨 있을까요?
여름철 남도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지금 남도 바다와 갯벌은 살이 오를 대로 오른 제철 해산물을 낚아 올리는 어민들의 구슬땀으로 가득합니다. 전남 강진만과 신안 화도의 드넓은 갯벌에서는 홀치기 낚싯대를 휘두르며 짱뚱어를 잡는 손길이 분주하고, 부산 기장 해안길을 따라서는 붕장어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가 항구마다 진동합니다.
여수 돌산도에서는 한여름에만 맛볼 수 있다는 갯장어 샤부샤부를 찾아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신도와 하의도 주변 바다에서는 거대한 민어가 그물 가득 올려져 마을 사람들의 회포를 풀어주고 있죠. 이처럼 남도의 포구와 섬마을마다 여름 기운을 북돋아 주는 제철 해산물 보양 현장이 활기차게 이어지고 있답니다.
바다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어촌 마을에서 여름철 별미인 붕장어구이가 입맛을 돋웁니다.
왜 지금 차가운 것 대신 '속 뜨끈한' 제철 보양식인가
무더운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히려 차가운 음식을 자주 찾게 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속이 찬 기운에 상하고 기력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남도 어촌의 오랜 지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겉은 뜨겁더라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이열치열의 해산물 탕과 구이가 몸의 기운을 원활하게 돕기 때문이죠.
특히 여름 짱뚱어나 장어류, 민어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풍부한 단백질과 영양을 자랑합니다. 인위적인 보약 대신 자연의 순리에 따라 가장 맛이 오른 제철 식재료를 손수 잡아서 정성껏 끓여내는 한 그릇은, 고단한 여름 노동을 견디게 해주는 가장 확실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기름기를 적당히 제거해 살결이 살아있는 붕장어 회는 부산 기장 지역에서 여름철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즐겨 찾는 별미입니다.
제철 보양식을 만드는 결정적 비결과 바다의 유래
남도의 각 지역마다 전해오는 보양식 요리법에는 저마다의 깊은 손맛과 개성 있는 비결이 녹아 있습니다.
- 강진만과 화도의 짱뚱어탕: 아가미와 폐로 호흡하며 갯벌을 뛰놀아 '갯벌의 수고기'라 불리는 짱뚱어는 된장과 시래기를 넣고 푹 끓여내 구수한 맛을 냅니다. 화도에서는 바삭하게 튀겨낸 짱뚱어 튀김을 더해 이색적인 별미를 즐기기도 하죠.
- 기장 월전·칠암·학리의 삼색 붕장어: 월전항에서는 머리부터 내장, 뼈까지 한 마리를 온전히 구워 먹는 붕장어 숯불구이가 유명하고, 칠암 마을에서는 손의 감각으로 기름기를 적당히 빼내어 눈꽃이나 하얀 쌀밥처럼 고슬고슬하게 썰어내는 붕장어회가 으뜸입니다. 학리 마을에서는 붕장어 잡이 중 함께 올라오는 말미잘을 깨끗이 손질해 함께 끓여낸 붕장어말미잘탕이 '바다의 십전대보탕'으로 불립니다.
붕장어와 함께 잡히는 말미잘은 부산 기장 지역에서 보양식 재료로 귀하게 쓰여 왔습니다.
- 여수 돌산도의 갯장어 샤부샤부: 잔가시가 많은 갯장어(하모)는 껍질을 남긴 채 잔가시만 섬세하게 잘라내는 칼집 기술이 핵심입니다. 살짝 데쳐내면 뽀얀 꽃처럼 피어나 부드러운 식감을 선사합니다.
- 신도의 대물 민어 밥상: 갓 잡은 신선한 민어로 끓여낸 뽀얀 민어 맑은탕과 고소한 민어전, 그리고 쫄깃한 부레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여름철 대표 백숙입니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챙겨 먹는 제철 별미 개장어의 매력을 이야기합니다.
어촌 이웃들의 나눔과 실전에서 즐기는 삶의 문화
바다 보양식의 가치는 단순히 음식의 영양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음식을 함께 차리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이웃 간의 정과 삶의 위로가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신도의 이만숙 이장은 직접 잡은 민어를 하의도의 소금이나 양파, 마늘과 물물교환하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살뜰히 배달합니다.
화도에서는 도시에 살던 일가친척이 찾아오면 뙤약볕을 막아줄 그늘막을 뚝딱 설치하고 다 함께 모여 앉아 짱뚱어 요리를 나눕니다. 땀을 송송 흘리면서도 뜨끈한 국물을 들이켜며 웃음꽃을 피우는 어촌 사람들의 모습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잊혀 가던 따뜻한 공동체의 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줍니다.

앞으로의 관점: 제철 음식을 대하는 마음과 여름을 건너는 지혜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는 요즘, 수십 년 간 갯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손수 재료를 구하고 손질하여 차려내는 어촌의 제철 밥상은 커다란 울림을 줍니다.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며 때를 기다려 얻은 재료에는 수고로움과 헌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올여름, 찌는 듯한 더위에 지쳐 있으시다면 남도 바다가 내어준 지혜처럼 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정성 어린 한 그릇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지친 계절을 안아줄 자신만의 보양식은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FAQ
짱뚱어와 붕장어, 갯장어의 여름철 제철 시기는 언제인가요?
짱뚱어, 붕장어, 갯장어 모두 날씨가 더워지는 6월부터 8월 한여름 사이에 가장 살이 오르고 영양이 풍부해집니다. 이 시기에는 뼈가 연해지고 육질이 단단해져 보양식으로 즐기기에 가장 좋습니다.
기장 칠암 마을의 붕장어회는 왜 고슬고슬하게 수분을 제거하나요?
붕장어 특유의 과도한 기름기와 수분을 수건과 손의 감각으로 알맞게 제거해야 씹을수록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살아나며, 하얀 쌀밥처럼 고슬고슬한 특유의 식감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갯장어(하모) 샤부샤부를 손질할 때 칼집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갯장어는 몸 전체에 잔가시가 매우 많아 손질 시 껍질은 잘라지지 않게 유지하면서 잔가시만 가늘게 끊어주는 미세한 칼집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 칼집 덕분에 육수에 넣었을 때 꽃 모양으로 우아하게 피어나며 부드럽게 씹힙니다.
말미잘탕처럼 생소한 해산물 요리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말미잘은 밑동의 흙과 표면의 진액, 그리고 촉수와 독성을 깨끗이 제거해야 독특한 꼬들꼬들한 식감과 깊은 맛을 낼 수 있으므로 꼼꼼한 세척과 손질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