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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을 마실 때 품종이나 빈티지에 집착하는 까칠한 허세를 버려야 신대륙 와인이 가진 다채로운 개성과 직관적인 매력이 보입니다.
  • 미국의 대중성, 남아공의 복잡한 서사, 호주의 후덕함, 아르헨티나의 풍요로움은 대륙과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 신대륙 레드와인의 본질입니다.
  • 소믈리에조차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100% 맞히기 힘든 만큼, 와인의 목적은 정답 맞히기가 아닌 '자신의 취향(To know oneself)'을 발견하는 데 있습니다.

와인을 접할 때 사람들은 흔히 어느 지역의 어떤 품종인지, 빈티지가 몇 년도인지 따지며 복잡한 지식을 과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와인의 본질은 시험 문제를 맞히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와인은 지식으로 맞히는 점술이 아니라, 마시는 순간 느껴지는 대륙의 풍토와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는 성찰의 도구입니다.

구대륙 와인이 정교한 형식과 전통에 얽매여 있다면, 신대륙 와인은 각 대륙의 기후와 역사, 그리고 만든 사람들의 고유한 서사를 있는 그대로 담아냅니다. 품종 타령과 빈티지 허세를 내려놓고 와인을 마실 때, 비로소 자기 입맛에 맞는 한 잔을 직관적으로 선별할 수 있게 됩니다.

품종과 빈티지라는 허상: 사람들이 와인 테이스팅에서 가장 흔히 빠지는 오해

많은 와인 입문자가 정답을 맞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와인을 마십니다. 유리잔을 흔들고 향을 맡으며 특정 품종이나 생산 연도를 찍어 맞히는 것을 와인을 잘 아는 척하는 척도로 착각하곤 합니다.


실내 스튜디오에서 검은색 셔츠를 입은 중년 남성이 안경을 쓰고 마이크를 착용한 채 강연하고 있다.

와인 지식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통념에 불과합니다. 세계적인 소믈리에들을 모아놓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해도 4가지 잔을 연속으로 마신 뒤 이를 완벽히 구분해내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첫 번째 잔을 마신 뒤 입안을 헹구지 않고 다음 잔을 마시면 미각은 이미 마비되기 시작합니다. 정답을 맞히는 것에 연연할수록 와인이 주는 본연의 즐거움과 자신의 직관적 호불호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신대륙 4대륙 와인이 가진 고유한 개성과 문화적 서사

신대륙 레드와인은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아르헨티나 등 각 생산지의 독특한 풍토와 역사적 맥락을 직관적으로 드러냅니다.


검은 셔츠를 입고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강단에 서서 청중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뒤쪽 스크린에는 와인 정보가 희미하게 적혀 있다.

와인은 지식으로 맞히는 점술이 아니라, 그 안의 서사를 발견하고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하는 과정이다.


  • 미국 (컬럼비아 크러스트 H3 까베르네 소비뇽): 미국 와인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매끄럽고 크리미한 직관성입니다.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컬럼비아 크러스트의 H3는 깐깐하기로 유명한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90점을 받을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합니다. 대중적이고 호불호가 적어 와인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인 자리에서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 됩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페어뷰 피노타주): 피노 누아와 생소를 교배해 만든 남아공 특유의 '피노타주' 품종은 아파르트헤이트의 가슴 아픈 역사와 복잡한 상처를 품은 컴플렉스한 매력을 전해줍니다. 페어뷰 와이너리는 론 지역을 패러디한 '고트 두 롬(Goats do Roam)'이라는 와인으로 프랑스 농가에 고소를 당했으나, 이를 역이용해 노이즈 마케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수익으로 가난한 어린이들을 돕는 기발한 서사를 가졌습니다.
  • 호주 (킬리카눈 더 럭키 시라즈):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던 킬리카눈이 노동자 계급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목표로 선보인 와인입니다. 작업화가 그려진 라벨처럼 후덕하고 광활한 풍요로움을 안겨주며, 스파이시한 후추 향이 은은하게 감돌아 넉넉한 휴식을 줍니다.
  • 아르헨티나 (알토스 라스 오르미가스 말벡): 세계적인 소고기 대국답게 아르헨티나의 말벡은 스테이크와 결합할 때 최고의 가성비를 발휘합니다. 광활한 목초지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단아하고 내성적인 여성미를 간직하여 마실수록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와인을 선택하고 즐길 때 적용해야 할 실전 지침

와인을 즐길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신의 직관을 믿고 취향의 기준(To know oneself)을 세우는 것입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강연장에서 손을 들어 청중의 반응을 확인하며 웃고 있는 모습

다양한 와인을 시음한 후 각자 선호하는 맛을 손들어 표현하며 와인 고유의 매력을 직접 확인하고 있습니다.


첫째, 모임의 성격과 상대방의 취향을 모를 때는 개성은 적더라도 대중적 만족도가 높은 미국 까베르네 소비뇽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육류 위주의 식사를 즐기거나 가성비 높은 극상의 만족감을 원한다면 아르헨티나 말벡이나 호주 시라즈처럼 풍부한 질감과 스파이시함을 지닌 와인을 매칭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남들의 평가나 와인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첫 잔에서 전해지는 직관적인 느낌에 집중하십시오. 와인은 미신이나 단정적인 점술이 아니라, 나라는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FAQ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할 때 와인을 잘 구별하는 팁이 있나요?

연속해서 여러 잔을 마시면 미각이 금방 마비됩니다. 첫 잔을 마신 뒤 슈크림이나 입가심 거리를 살짝 섭취하여 입안을 헹군 뒤 다음 잔을 마셔야 하며, 가급적 첫 잔에서 전해지는 직관적인 인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 초보자가 모임에 가져갈 와인을 추천한다면 어떤 것이 좋은가요?

취향을 알기 어려운 대중적인 모임이라면 미국 워싱턴주나 칼리포니아의 까베르네 소비뇽 계열(예: 컬럼비아 크러스트 H3)을 추천합니다. 호불호가 적고 크리미하며 매끄러운 특성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남아공의 '피노타주' 품종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피노타주는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와 론 지방의 생소 품종을 교배하여 개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특유의 품종입니다. 은은하면서도 복잡한 풍미와 서사를 담고 있어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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