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 때문에 아픈 자식을 지키지 못했던 삼척 김성만 선장은 깊은 죄책감과 슬픔을 이기지 못해 바다를 떠났습니다.
- 하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어부로서의 운명은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그를 다시 삼척 바다로 이끌었습니다.
- 매일 새벽 묵묵히 통발을 당기며 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그의 항해는 바다를 향한 진정한 속죄이자 삶의 여정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묵묵히 바다로 향하는 작은 어선이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삼척 임원항에서 배에 불을 밝히는 주인공은 30여 년 경력의 김성만 선장입니다. 그의 배 정성호는 오늘도 그물이 있는 연안을 향해 두 시간 반 동안 힘찬 물살을 가릅니다.
1. 지금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새벽 바다 위로 중천의 해가 떠오르기 전, 선장의 손길은 바빠집니다. 수심 깊은 곳에 뿌려둔 백여 개의 통발을 부지런히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금방 죽어버리는 선홍빛 홍게와 대형 문어를 싱싱하게 거두기 위해 밧줄을 당기는 어부의 손에 억척스러운 힘이 들어갑니다.
홍게는 온도가 오르면 금방 죽기 때문에, 해가 뜨기 전 새벽 바다에서 서둘러 작업을 마쳐야 합니다.
통발 하나하나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수족관은 붉은 홍게들로 차곡차곡 채워집니다. 만선의 기쁨에 선장의 얼굴에도 오래간만에 옅은 미소가 번집니다. 웬만해선 보기 힘들다는 전설의 고래상어가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문어가 묵직하게 딸려 올라오는 바다는 어부들에게 변함없는 삶의 터전입니다.
2. 왜 이 고되고 아픈 바다 이야기를 주목해야 하는가
하지만 이 푸르고 풍요로운 바다는 김성만 선장에게 단순한 일터가 아닙니다. 가슴 가장 깊은 곳에 박힌 잔인한 흉터이자 통곡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에게는 평생을 도망치고 싶었지만 끝내 벗어날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이 서려 있습니다.
평생을 거친 바다 위에서 보내며 겪어야 했던 삶의 무게가 깊은 눈빛에 서려 있습니다.
과거 지독한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멀리 고기잡이를 나갔던 어느 날, 갓 돌이 지난 어린 아들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집에는 차도, 병원에 갈 돈도 없었습니다. 기나긴 조업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왔을 때, 그를 맞이한 것은 차갑게 식어버린 아이를 품에 안고 넋이 나간 채 울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었습니다.
3. 통곡의 바다로부터 도망쳤던 그가 다시 돌아온 이유
"내가 집에 있었다면, 조금만 일찍 응급조치를 했더라면 아이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은 억센 어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파도 소리만 들어도 죽은 아들의 환영이 떠올랐고, 밀려드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그는 결국 바닷일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파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깊은 내륙으로 도망치듯 떠나 숨어 지냈습니다.
가난으로 인해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날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하지만 한 번 뱃사람은 영원한 뱃사람이었습니다. 타지에서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도 고향 삼척의 바다 향기와 철따라 올라오는 고기들의 모습은 가슴속에서 잊히지 않았습니다. 원망스러웠던 바다였지만, 동시에 그가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고향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장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가슴에 묻은 채 다시 키를 잡았습니다.
4.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삶과 이웃들의 따뜻한 변화
다시 돌아온 고향 바다는 그에게 속죄의 공간이자 삶의 온기를 나눠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하루 조업이 끝난 저녁, 한솥 가득 찌어낸 갓 잡은 홍게를 동료 어부들과 나누어 먹는 순간은 뱃사람들이 누리는 가장 따뜻한 별미이자 사치입니다.
평생의 아픔과 그리움이 어린 바다는 이제 그에게 삶을 이어주는 소중한 터전이 되었습니다.
과거 가난에 쫓기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찌어낸 홍게를 나눠 먹어도 살림살이가 축나지 않을 만큼 삶의 형편도 나아졌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게살을 마주하고 구수한 넉살을 주고받을 때면, 고된 노동의 힘겨움과 가슴속 깊은 서러움도 잠시나마 잊혀집니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정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든든한 힘입니다.
5. 앞으로 우리가 그분의 항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
아들에 대한 기억이 가슴에 송곳처럼 박혀올 때마다, 김성만 선장은 더욱 억척스럽게 바다로 나갑니다. 정신없이 통발을 끌어올리고 그물을 당기다 보면 마음에 사무친 슬픔도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는 듯합니다.
"고향을 지켜야지, 다 떠나버리면 안 되지 않습니까. 여기서 뼈를 묻어야지요." 그에게 바다는 미운정과 고운정이 모두 들어버린 평생의 동반자입니다. 해가 지고 다시 검푸른 밤바다가 펼쳐지면 선장은 또다시 조용히 출항 준비를 합니다. 평생을 파도와 싸우며 살아온 한 어부의 묵묵한 발자취 속에서, 우리는 삶의 거친 풍파를 견뎌내는 숭고한 노동의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FAQ
김성만 선장은 과거에 왜 바다를 떠났나요?
과거 가난했던 시절 고기잡이를 나간 사이 갓 돌이 지난 아들이 크게 아팠으나, 차도 돈도 없어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자식을 잃었습니다. 바다만 보면 아들 생각과 죄책감이 밀려와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내륙으로 떠났습니다.
아픔을 겪은 김성만 선장이 다시 고향 바다로 돌아온 계기는 무엇인가요?
타지 생활 중에도 고향 삼척과 계절마다 올라오는 바다 고기에 대한 그리움이 깊었고, '한 번 뱃사람은 영원한 뱃사람'이라는 삶의 운명에 따라 다시 바다로 돌아와 키를 잡게 되었습니다.
김성만 선장의 배(정성호)에서는 주로 어떤 조업을 하나요?
매일 새벽 3시 삼척 임원항에서 출항하여 두 시간 반 거리의 인근 연안에서 백여 개의 통발을 이용해 **홍게와 대형 문어** 등을 주로 끌어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