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 진도군 가사도에서는 매년 주민들을 대상으로 부속 섬의 1년 해초 채취권을 배분하는 공개 입찰이 진행됩니다.
- 거친 바다로 나가는 위험한 고기잡이 대신, 풍부한 톳과 미역, 천일염, 벼농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자치적 생체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 자연의 결실을 무리하게 탐하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나눔과 정을 유지하는 가사도의 삶은 지속 가능한 어촌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가사도에서는 매년 마을 회관에서 부속 섬의 해초 채취권을 배분하는 공개 입찰이 열립니다. 주민들은 톳, 미역, 가시리 등 1년 동안 해초를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을 얻기 위해 치밀한 눈치 작전을 벌입니다. 거친 바다로 나가 목숨을 걸고 고기를 잡는 대신, 청정 바다가 선사하는 해초와 농산물을 자율적으로 나누며 살아가는 가사도 주민들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들여다봅니다.
매년 열리는 수상한 경매, 가사도 주민들의 '섬 입찰' 현장
가사도 마을 회관에 주민들이 모여들면 장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돎니다.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는 섬 주변에 흩어진 작은 부속 섬들의 1년 해초 채취 권한을 낙찰받기 위한 마을 자율 경매입니다.
생업이 걸린 해초 채취권을 얻기 위해 주민들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며 입찰가 선정에 몰두하고 있다.
각 부속 섬은 지난해 해초 생산량과 수익성에 따라 평가액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주민들은 저마다 마음에 둔 섬을 차지하기 위해 계약금을 준비하고 철저한 보안 속에 입찰가를 적어 냅니다. 작년 수익이 좋았던 섬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며, 200만 원이 넘는 낙찰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낙찰받은 섬은 한 해 동안 그 주민의 소중한 밭이자 일터가 됩니다.
위험한 바다 일을 피하고 공동체 수익을 나누는 지혜
가사도 어민 대부분은 위험을 무릅쓰고 먼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 어로 작업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섬 주변에서 자라나는 톳과 미역 농사에 전념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떤 섬을 낙찰받을지 고민하며 신중하게 입찰가를 적어 내려가는 주민의 손길입니다.
과거 풍랑으로 소중한 이웃을 잃었던 아픈 기억과 '살생을 하지 말라'는 불교적 유래가 어우러져 굳이 위험한 고기잡이에 목매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바다가 거칠고 조류가 세서 해초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기에, 주민들은 갯바위의 해초를 채취하는 것만으로도 1년 살림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험한 조류와 풍부한 갯벌이 만들어낸 독특한 어촌 문화
가사도 주변 해역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조류가 매우 빨라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바닷물이 유지됩니다. 이러한 천혜의 조건 덕분에 품질 좋은 톳과 미역이 풍부하게 자라납니다.
물고기를 잡는 대신 청정 바다에서 나는 해초를 채취하며 가사도 주민들은 삶을 일궈갑니다
주민들은 바다를 억지로 통제하려 하지 않고, 바다가 내어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최소한의 노동으로 결실을 거둡니다. 씨앗을 관리하고 갯바위를 정성껏 돌보는 일은 육지의 농사와 닮아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때를 기다리고 수확하는 삶의 태도가 섬 전체에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해초 채취부터 염전과 벼농사까지, 다각화된 섬 생활
가사도의 풍요로움은 바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섬 안에는 조도군도에서 보기 드문 황금들판이 펼쳐져 있어 주민들은 직접 벼를 재배해 쌀과 막걸리를 자급자족합니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땀 흘려 가꾼 쌀로 빚은 술 한잔에 가사도 주민들의 여유가 깃듭니다.
또한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이 버려진 땅을 개간해 일군 천일염전에서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도가 낮은 명품 소금이 생산됩니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넓은 갯벌에서는 맛조개(대롱), 낙지, 거북손 등 갖가지 수산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 주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집니다. 바다 농사, 벼농사, 염전이 어우러져 단단하고 다각화된 생계 기반을 완성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가는 공동체의 미래
가사도 주민들에게 바다와 땅은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입니다. 욕심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채취하며, 얻은 결실을 이웃과 나누는 순박한 정이 마을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경매를 통해 권리를 공정하게 나누고, 갯벌에서 함께 땀 흘린 뒤 막걸리 한 잔으로 고단함을 털어내는 주민들의 모습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합니다. 경쟁과 조급함 대신 여유와 순응을 선택한 가사도의 공동체 모델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가 무엇인지를 정갈하게 보여줍니다.
FAQ
가사도 주민들은 왜 고기잡이 대신 해초 채취를 주로 하나요?
거친 조류와 풍랑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고, 톳과 미역 등 해초 자원이 매우 풍부하여 해초 채취와 농사만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생계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부속 섬 입찰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매년 마을 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개 입찰을 진행합니다. 낙찰받은 주민은 해당 부속 섬 해안에서 1년 동안 톳, 미역 등 해초를 독점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을 얻습니다.
가사도 천일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오염되지 않은 청정 해수로 만들어지며, 염도가 낮고 미네랄이 풍부하여 손으로 쥐었을 때 잘 부서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