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쉽게 마주하는 냉동 새우의 70%가 생산되는 베트남 까마우에서 자연 방식의 블랙타이거와 현대식 흰다리새우가 수확됩니다.
- 대한민국의 까다로운 수입 위생 기준과 검역 단계를 통과하기 위해 대부분의 한국행 새우는 현지 가공 공장에서 철저하게 머리와 껍질을 제거한 '깐 새우' 형태로 수출을 준비합니다.
- 영하 40도 급속 냉동 후 화물선 이송 중 품질 유지를 위해 투명한 얼음막을 입히는 가공 과정에는 1초에 2마리씩 껍질을 까는 현지 근로자들의 놀라운 정성과 수고가 깃들어 있습니다.

1. 우리가 먹는 냉동 새우, 어디서 어떻게 올까요?
어제저녁 식탁에 올랐던 탱글탱글하고 든든한 새우 요리, 혹시 기억하시나요? 손질이 편리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하는 냉동 새우는 이제 우리 일상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친숙한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새우들의 고향이 도대체 어디인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우리나라 새우 최대 수입국이자 세계적인 새우 왕국, 베트남이랍니다. 그중에서도 남서쪽으로 300km 떨어진 드넓은 평야 지대 '까마우'는 베트남 전체 새우 생산량의 무려 70%를 담당하는 그야말로 양식의 메카입니다. 이곳의 땀방울이 어떻게 우리 집 앞 대형마트까지 이어지는지, 그 깐깐하고도 눈물나게 뜨거운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까요?
2. 대형마트 새우 코너 속에 담긴 베트남 '까마우'의 무게
우리가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검은 빛깔의 큼직한 '블랙타이거새우'와 가성비 좋은 '흰다리새우'가 바로 까마우의 거대한 양식장에서 태어납니다. 고온다습한 기후 속에서 자라는 이 새우들은 전 세계로 수출되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이죠. 하지만 이 아름다운 식재료가 수출길에 오르기까지는 밤낮으로 물속에서 온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고단한 수고가 숨어 있습니다. 거친 빗속에서도,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얼음물 앞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베트남 일꾼들의 땀방울이 없다면 우리의 해산물 파티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3.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전통과 철저한 현대의 만남
까마우의 새우 양식은 자연에 순응하는 전통 방식과 정밀한 과학적 관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두 종류의 새우는 자라는 환경부터 그 궤가 아주 다르답니다.
우선 고급 품종인 블랙타이거새우는 자연 친화적인 습지형 양식장에서 자랍니다. 치어만 수만 마리 풀어둔 뒤, 인공 사료나 항생제를 일절 주지 않고 물속의 자연 미생물만 먹여 키우는 방식입니다. 사람이 주는 영향력을 최소화했기에 이 지역에서는 '자연산 블랙타이거새우'라고 부르며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하지만 우리가 대량으로 즐기는 흰다리새우는 수조 하나에 무려 36만 마리를 밀집 사육하는 대규모 과학식 양식 방식을 택합니다. 그렇다 보니 품질 관리가 생명입니다. 특히 흰다리새우는 수확 당일의 날씨에 매우 예민한데요, 비가 내릴 때 새우를 잡으면 빗물 때문에 수조의 염도가 낮아져 새우 등껍질이 물러지고 상품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작업자들은 아침부터 비가 그치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가 해가 비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그물을 던집니다.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수확 준비에 대해 논의하는 양식장 관계자들의 모습입니다.
여기에 숨겨진 완벽한 품질의 비결이 하나 더 있습니다. 수확하기 최소 24시간 전부터는 사료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데요, 가공 공장에서 요구하는 깨끗한 배설 상태를 유지하여 새우 내장에 일절 사료 찌꺼기가 남지 않게 하려는 깐깐한 노력입니다.
4. 한국 식약처의 깐깐한 기준이 바꾼 가공 공장의 풍경
이렇게 수확된 신선한 새우들은 즉시 가공 공장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수많은 수출국 중에서도 유독 '한국행' 새우는 그 심사와 관리가 아주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한국 식약처가 제시하는 엄격한 항생제 검사와 성분 분석 통과는 기본이며, 질병 검사 절차도 아주 까다롭답니다.
한국의 까다로운 수입 식품 검사 기준 때문에 많은 가공 업체가 탈피된 상태로 새우를 손질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큰 사이즈의 블랙타이거새우를 통째로 가져가려면 바이러스와 여러 까다로운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해서 수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트남 가공 공장에서는 한국으로 가는 새우의 대다수를 손수 머리와 껍질을 완벽히 깐 상태인 '알새우' 형태로 작업해 수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공 공장의 작업장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됩니다. 작업자들의 손 속도가 곧 일당과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넓은 작업실 안은 오직 새우 머리를 떼어내고 껍질을 까며 내장을 빼내는 손가락 소리만 바쁘게 울립니다.
작업자 개별 식별 시스템을 통해 새우 손질 물량을 정확하게 집계하며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경력 12년 차의 달인 마이낀반 씨는 무려 5초 동안 12마리의 머리를 정확하게 떼어내는 그야말로 춤추는 손놀림을 보여줍니다. 1초에 2마리 이상 손질하는 엄청난 진풍경이죠!
손질이 끝난 새우는 영하 40도에서 40분간 급속 냉동된 뒤, 한 가지 독특한 마지막 과정을 거칩니다. 바로 깨끗한 물속에 냉동 새우를 살짝 담가 겉면에 얇고 투명한 '얼음막'을 입히는 코팅 작업입니다.
수확 직후 새우를 얼음물에 담가 신선도를 유지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이 얼음막을 입히지 않으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화물선으로 이동하는 5~8일의 긴 기간 동안 냉동 창고 안에서 새우의 수분이 모두 증발해 살이 퍽퍽하게 말라버리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깐깐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또 하나의 정성스러운 과학적인 방어막인 셈입니다.
5. 물속에서 시작되어 한국 식탁에 이르기까지, 소중한 노동의 가치
우리가 어제 요리해 먹었던 냉동 새우 한 마리에는 물속에서 수없이 얼굴을 튀어 오르는 새우에 부딪히며 눈을 보호해야 했던 작업자들의 거친 구슬땀과 퉁퉁 불어버린 손발의 노력,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수많은 가공 일꾼들의 정성이 오롯이 깃들어 있습니다.
새벽부터 이어진 고된 양식장 수확 작업 중에 잠깐의 휴식을 빌려 새우를 듬뿍 넣은 따뜻한 한 끼로 허기를 달랩니다.
새벽 5시부터 깊이 2미터의 차가운 물속에 들어가 그물을 당기다 보면 한겨울이 아닌데도 온몸이 떨려오고 바지가 찢어지는 고초를 겪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고되게 수확하고 씻는 작업까지 혼자서 몇 톤을 감당해도, 이들이 하루에 쥐는 손때 묻은 일당은 약 50만 동(한화 약 25,000원) 남짓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전적으로 정성을 다해 생산하고 깨끗하게 가공해 전 세계로 수출하는 일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깊은 자부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산 블랙타이거새우의 고요함과, 1초를 다투는 흰다리새우 수확 현장의 치열함이 만나 완성되는 한 봉지의 냉동 새우. 맛있는 별미를 즐기실 때, 머나먼 베트남 남쪽 끝 까마우에서 묵묵히 따뜻한 가족을 위해, 그리고 전 세계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오늘도 물속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는 그 고마운 작업자들의 뒷모습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FAQ
냉동 새우 표면에 있는 얇은 얼음막은 불량이나 물치기를 한 건가요?
아닙니다. 베트남 가공 공장에서 한국까지 선박으로 이동하는 데 약 5~8일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냉동고의 냉기 때문에 새우살의 수분이 증발하는 '냉동 마름 고사'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감지하고 방지하기 위해 가공 직후 표면에 얇은 수분 코팅막(Glazing)을 인위적으로 입혀 수분을 지켜내는 필수적인 과학적 포장 기법입니다.
왜 한국 대형마트에는 껍질째 파는 새우보다 '깐 냉동 새우'가 훨씬 더 흔한가요?
수입 생선이나 갑각류에 대한 대한민국 식약처 및 통관 검역 기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꼼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껍질과 내장, 머리가 통째로 붙어 있는 새우는 비가공 검역 단계에서 바이러스 감염과 항생제 검출 등 검사 통과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따라서 원활한 통과와 안정적 수출을 위해 현지 가공 공장에서 수많은 사람의 수작업을 투입해 미리 껍질과 머리를 완전히 발라낸 '깐 새우(알새우)' 형태로 검사를 진행하고 수입해 들여옵니다.
블랙타이거새우와 흰다리새우는 양식하는 방식에 어떤 큰 차이가 있나요?
블랙타이거새우는 먹이나 조미 사료를 인공적으로 주지 않고 드넓은 자연 습지형 양식장에 사료 없이 풀어 미생물만 먹여 자연 그대로 키우는 자연 친화적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반면 흰다리새우는 현대식 설계 수조에 고밀도로 대량 방풍 사육을 진행하므로, 염도 유지, 수온 측정, 그리고 수확 전 내장을 비우기 위해 24시간 굶기는 등 정교하고 위생적인 현대 과학 관리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