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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철을 맞이한 통영의 1박 2일 한치·갈치 선상 낚시와 70년 전통의 연탄 양곱창 골목의 밤 일상을 조명합니다.
  • 정직하게 수고를 바치며 손수 준비하는 밤바다의 갈치 초밥과 대를 이어 묵묵히 빚어내는 옛 온기의 정성을 담았습니다.
  • 단순히 먹거리를 파는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정과 넉넉함 속에서 진정한 인생의 맛을 발견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릴 때 마침내 시작되는 치열하고도 정겨운 삶의 현장이 있습니다. 제철을 맞은 통영 밤바다의 갈치·한치 선상 낚시와 피란민의 애환이 서린 70년 전통의 연탄 양곱창 골목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뜨거운 위로를 선사합니다. 정직한 구슬땀과 오랜 내력의 정성으로 구워내는 밤의 별미들은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의 마음의 허기를 따뜻하게 채워주며 묵묵한 감동을 전합니다.

흔들리는 밤바다와 연탄불 아래서 시작된 밤의 활력

모두가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늦은 저녁, 통영 항구에는 오히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강태공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합니다. 그야말로 설렘 가득한 이들의 목표는 한치와 갈치입니다. 배 위에서는 가장 명당이라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작위로 제비뽑기까지 치러질 정도로 긴장감이 팽팽히 돕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지라도, 낚싯배는 사람들의 부푼 기대를 싣고 대마도와 통영 사이 먼바다로 은빛 사냥을 떠납니다.


낚싯배 갑판 위에 모인 사람들이 촬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통영 밤바다로 갈치와 한치를 잡으러 떠나기 전, 전국에서 모여든 낚시꾼들로 항구의 열기가 가득합니다.


같은 시간, 육지의 도심 한구석에서도 또 다른 밤의 서막이 열립니다. 생선구이 가게들이 길게 늘어선 오랜 건물 뒤편에 숨겨져 있는 11집 규모의 오래된 양곱창 골목입니다. 1950년대 전쟁 직후 고단한 피란 살이 속에서 어머니들이 천막을 치고 연탄불을 피워 내장을 구워주던 고요하고 유서 깊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죠. 바다에서는 물고기들이 떠오르는 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친 일꾼들이 모여드는 밤이야말로 가장 눈부신 활력이 꽃피는 시간입니다.

고단한 일상을 치유하는 아주 특별한 '야식'의 힘

밤낚시는 기다림의 싸움입니다. 차가운 밤공기와 사투를 벌이는 꾼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밤중 선상에서는 특별한 야식이 차려집니다. 바로 방금 조업해 올린 갈치를 포 떠서 곱게 쥔 '갈치 초밥'과 온갖 채소에 새콤하게 무쳐낸 '갈치 회무침'입니다. 싱싱할 때가 아니면 절대 맛볼 수 없어 오직 선상에 오른 이들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특권인데요, 흔들리는 뱃전에서 다 같이 한입 크게 맛보면 피로가 씻은 듯 날아갑니다.


검은색 모자와 안경, 붉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이 낚싯배 위에서 그릇을 들고 식사를 하는 모습.

야행성 어종인 갈치와 한치를 기다리며, 본격적인 밤낚시 전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시간입니다.


양곱창 골목에서도 밤이 무르익을수록 기름지면서 고소한 냄새가 자욱해집니다. 연탄불의 알싸한 연기를 들이마시던 옛 시절, 연탄가스를 달래기 위해 나눠 먹던 시원하고 새콤한 살얼음 동동 뜬 물김치는 이제 이 골목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혹독했던 가난과 노동의 한때를 보듬어주던 연탄불의 온기와 든든한 먹거리가 오늘날 우리에게 따뜻한 위안을 보태며 치유의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죠.

수십 년의 땀방울이 키워낸 정직하고 따뜻한 노동 가치

오늘 밤 우리가 누리는 풍성한 치유에는 누군가의 뜨거운 정성이 녹아 있습니다. 한치와 갈치의 어군을 영리하게 추적하는 낚싯배 하현우 선장님은 사실 대학 졸업 후 무려 20년 동안 도심에서 설계직에 종사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낚시를 쫓아 정든 고향을 떠나 연고 없는 통영에 정착했고, 소풍 가듯 하루하루 낚싯배 안전을 책임지는 인생 2막을 가꿔가고 있대요.


인터뷰 중인 중년 남성의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

수십 년을 이어온 연탄불 곱창 골목의 깊은 맛은 정직하고 따뜻한 노동의 결실입니다.


이토록 단단한 열정은 양곱창 골목을 지켜가는 4대째의 63년 가업 전수자들에게서도 오롯이 보입니다. 수분과 탄력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차가운 얼음 속에 내장을 묻어 숙성시키는 빙장 작업을 귀찮게 여지지 않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과거 온종일 고기에 몸 담그며 냄새에 찌들어 퇴근하던 야윈 엄마의 거친 손을 원망했던 두 딸은, 이제 그 정직한 수고와 양념 배합법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가업의 깊고 든든한 밑거름으로 빛을 발하고 있답니다.

경쟁 대신 나눔을 택한 이웃들의 따뜻한 동행

한 지붕 아래 나란히 이어진 11곳의 가게들은 치열한 상업적 경쟁 대신 상생과 나눔의 지혜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곳 골목에서는 새로운 손님이 찾아와 단골집이 따로 없다고 고백하면, 상인들이 욕심부리지 않고 오직 차례대로 정해진 순번에 따라 손님을 공평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연탄 수급이 불안정할 때는 서로 필요한 연료를 스스럼없이 빌려주고, 이웃의 갓난아기 유모차도 내 일처럼 정성스레 돌봐주는 풍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삭막한 자본 시장에서 결코 흔하게 볼 수 없는 순수한 이웃사촌의 정은 참으로 커다란 감정과 여운을 자아냅니다.

하얗게 불태운 연탄처럼, 우리 모두의 삶을 향한 따뜻한 응원

모든 집안의 배들이 밤샘 낚시를 마치고 만선을 구사하며 항구로 돌아오고, 도심 속 고기 구이용 연탄불 역시 마침내 하얗게 연소하여 일과를 내려놓는 한밤중이 지나면 깊은 고요가 찾아옵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완전히 연소시켜 하얗게 식어버린 연탄재를 끄집어내는 순간마저도 가게 사장님들의 입가에는 다행스러운 미소와 후련함이 감돕니다. 정직하고 고귀하게 바친 구슬땀과 몸을 녹이는 야식 가득했던 오늘 밤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소박하지만 꽉 찬 행복을 품고 다시 새날을 마중 나가봅니다. 오늘 밤 당신의 고단함을 든든하게 지켜줄 소중한 위로가 있었을까요?


FAQ

갈치는 왜 밤에 낚싯배를 타고 잡아야 하나요?

갈치와 한치는 햇빛을 피하고 어둠을 좋아하는 야행성 어종이기 때문입니다. 해가 지고 바다 표면이 어두워지면 비로소 수면 가까이 상승하므로, 밤에 출항하여 집어등을 켜 유인한 뒤 채낚시로 잡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양곱창 골목의 오래된 노포들이 소 내장을 보관하기 위해 얼음을 쓰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소 내장은 신선도 유지가 매우 어려운 부위입니다. 얼음을 차곡차곡 채우는 빙장 처리를 거치면 잠내를 확실히 박멸할 뿐만 아니라, 수분이 증발하는 현상을 차단하고 육질을 쫄깃하고 탄력 있게 숙성시키는 최고의 효과가 있습니다.

양곱창을 구워낼 때 연탄불을 고수하는 특별한 장점이 있습니까?

연탄불 특유의 미세한 온도가 불판의 석쇠에 직접 맞닿아 재료에 불향(직화 감칠맛)을 풍성하고 깊게 입혀주며, 기름기가 지나친 대창이나 곱창 부위의 불필요한 기름기를 효과적으로 걷어내 담백하고 쫄깃무쌍한 풍미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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