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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서울의 일식 셰프 커리어를 뒤로하고,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지리산 중기마을로 귀향한 양재중 씨의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 지리산의 천혜의 기후 조건 속에서 한 달간 수없는 손길과 문배주를 뿌려가며 말려 완성하는 '10만 원 수제 어란'의 제작 비결을 소개합니다.
  • 아낌없이 얹어내는 아들의 명품 어란과 수백 번 손질한 어머니의 소박한 시래기를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노동과 사랑의 가치를 전합니다.

지리산 자락의 깊은 골짜기, 천왕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중기마을에는 한 덩이에 무려 10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보물을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서울에서 잘나가던 일식 셰프의 삶을 뒤로하고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내려온 양재중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고향의 천혜의 자연 속에서 숭어알을 이용한 전통 수제 '어란(魚卵)'을 생산하며, 단순한 귀농을 넘어 프리미엄 로컬 슬로푸드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빠른 문명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정직한 구슬땀과 시간으로 빚어내는 이 특별한 먹거리에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지리산의 세찬 바람과 셰프의 손끝이 만난 '명품 어란'의 탄생

서울에서의 화려한 이름값을 버리는 일은 그에게 결코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암 소식에 주저 없이 고향으로 향한 아들은, 지리산 골짜기의 독특한 환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사시사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일조량이 풍부한 '바람골'의 기후였습니다.


창구 안에서 항아리를 살피는 안경 쓴 남성

지리산 자락에서 오랜 기다림과 정성으로 빚어낸 고등어 숙성 비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천혜의 환경을 발효와 건조의 완벽한 무대로 삼았습니다. 직접 나무를 깎아 작업대를 만들고 닭장을 짓는 등 자급자족하는 고단한 삶의 방식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그의 꼼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식재료인 '어란'을 완성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한 덩이에 10만 원, 왜 이토록 귀한 대접을 받을까요?

어란은 바다에서 나는 생선 알이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4~5월에 산란기를 맞은 참숭어의 알로 만든 것을 으뜸으로 칩니다. 횟집을 수소문해 얻어온 싱싱한 숭어알은 가공 과정이 그야말로 정성과 인내의 연속입니다.


나무로 제작된 벽면 선반 위에 상자와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직접 만든 가구와 꾸준한 손길로 채워진 공간은 정직한 시간이 빚어내는 결과물을 닮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숭어를 잡은 지 24시간 이내에 완벽하게 피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비린 맛이 남지 않도록 미세한 동맥과 정맥을 일일이 따서 완벽하게 피를 빼내야 합니다. 이 까다로운 작업이 끝나면 고운 천일염으로 염장 과정을 거칩니다.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두 시간 이상 소금에 곱게 절인 뒤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건조 준비가 끝납니다.

대자연의 시간과 전통 독주가 빚어내는 슬로푸드의 진수

소금기를 머금은 어란을 말리는 데는 보통 20일에서 길게는 한 달 넘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널어두기만 한다고 해서 명품 어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조되는 한 달 동안 셰프는 매일같이 정성을 다해 어란을 보살펴야 합니다.

어란의 기공을 열어주어 상하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전통 독주인 '문배주' 등을 뿌려가며 일일이 닦아주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매일같이 불어오는 지리산 바람 속에서 뒤집고, 닦고, 매만지는 구슬땀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침내 호박색처럼 영롱하고 투명한 명품 어란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머니의 구슬땀 어린 '시래기'와 아들의 '어란 덮밥'이 주는 위로

이렇게 귀하게 얻은 대가를 부모님께 올리는 밥상에는 결코 아끼는 법이 없습니다. 일식 셰프인 아들이 중탕한 달걀노른자와 제철 채소 소스를 올리고 그 위에 값비싼 명품 어란을 아낌없이 갈아 올린 '어란 덮밥'은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별미입니다.


야외에서 나란히 앉아 시래기 껍질을 벗기는 어머니와 서 있는 아들의 모습

자식 사랑을 담아 정성껏 손질하는 시래기에는 멸치 셰프를 길러낸 어머니의 깊은 손맛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밥상은 어떨까요? 실상사 공양주 출신인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하는 시래기 반찬을 만들기 위해 맨손으로 수백 개의 시래기 줄기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냅니다. 한 덩이에 10만 원을 호가하는 어란과 시골 텃밭의 시래기는 가격표의 숫자는 전혀 다를지언정, 그 속에 담긴 '지극한 정성'과 '가족을 향한 따뜻한 사랑'은 완벽하게 닮아 있습니다.


흰 그릇에 담긴 어란 덮밥의 근접 촬영 모습

직접 만든 어란과 부드러운 소스로 완성한 아들의 정성 가득한 한 그릇 요리입니다.


우리가 이 느린 밥상에서 눈여겨봐야 할 진짜 가치

빠르고 편리한 것만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양재중 셰프 모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몸을 맡기고, 묵묵히 제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행복의 맛을 음미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사치스럽고도 든든한 밥상이 아닐까요?

앞으로 우리가 눈여겨볼 부분은 도시의 화려한 스펙트럼에서 벗어나, 자연의 틈에서 진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고부가가치 로컬 푸드로 승화시키는 현명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고단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한 모자의 모습에서, 진정한 삶의 여유와 정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당신에게도 이렇듯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은 소중한 한 끼가 있나요?


FAQ

어란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손질법은 무엇인가요?

비린 맛을 완벽하게 예방하기 위해 맛을 해치는 주원인인 정맥과 동맥의 피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이 피 빼기 작업은 참숭어를 잡은 지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신선한 상태에서 막이 찢어지지 않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어란을 말리는 과정에서 전통주를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껍질이 마르면서 막힐 수 있는 어란의 미세한 구멍(기공)을 뚫어주기 위함입니다. 공기 순환이 원활해지며 건조 과정에서 썩거나 상하지 않고 호박색의 맑고 투명한 어란으로 건조될 수 있습니다.

어란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총 제작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일에서 큰 것은 한 달 동안 매일같이 뒤집고 닦으며 건조 과정을 거치고, 이후 추가로 3개월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비로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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