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겨울 복어철을 맞아 독도 인근 청정수역에서 펼쳐지는 하루 21시간의 극한 복어잡이 조업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 면도날 같은 이빨과 맹독을 가진 복어를 낚기 위해 날카로운 칼바늘을 다루는 선원들의 고단하고 위험천만한 노동 과정을 보여줍니다.
  • 거친 풍랑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만선의 꿈을 키워가는 어부들의 땀방울과 선상 위 따뜻한 한 끼가 주는 깊은 여운을 전합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매년 1월, 동해의 거친 파도를 뚫고 독도로 향하는 배가 있습니다. 바로 치명적인 독을 품었지만 그만큼 거부할 수 없는 최고의 겨울 별미, '복어'를 잡는 어선인데요. 치사율 80%에 달하는 맹독의 복어를 우리 식탁에 올리기 위해, 어부들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 하루 21시간이 넘는 고단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서는 진짜 비결과 삶의 철학은 무엇일까요?

1. 지금 독도 바다에선 무슨 일이: 20시간의 사투와 '칼바늘'의 준비

울산항을 출발해 독도까지 무려 400km의 뱃길을 달려갑니다. 쾌속선이 아니다 보니 꼬박 20시간이 걸리는 기나긴 여정이죠. 하지만 선원들은 배가 달리는 동안에도 쉴 틈이 없습니다. 본격적인 조업에 쓰일 미끼인 꽁치를 다듬고, 낚싯바늘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조업에 쓰이는 꽁치만 무려 2,000여 마리에 달합니다.

복어잡이는 여러 개의 낚싯바늘을 한 줄에 달아 바다에 뿌리는 '주낙' 방식을 사용합니다. 엉키지 않게 바늘을 정교하게 고정하는 작업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합니다. 한 통에 130개에서 150개씩, 총 150통에 이르는 2만여 개의 바늘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엮어내야 하죠. 선원들의 손가락은 이미 감각이 무뎌진 지 오래입니다.


흰 장갑을 낀 작업자가 나무 틀에 고정된 낚싯바늘에 미끼를 꿰고 있는 모습

독도까지 향하는 긴 여정 동안 선원들은 수만 개의 낚싯바늘에 일일이 미끼를 끼우며 조업을 준비합니다.


2. 목숨을 건 조업, 왜 이토록 치열할까

조업에 사용하는 바늘은 일반 낚싯바늘이 아닙니다. 끝이 칼처럼 날카로워 '칼바늘'이라 불리는 특수 강철 바늘입니다. 복어는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단단한 이빨을 가지고 있어, 일반 바늘이나 줄은 단숨에 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칼바늘은 선원들에게도 정말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출렁이는 배 위에서 거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칼바늘은 아차 하는 순간 살을 관통하고 심지어 눈을 찌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베테랑 선원들조차 손가락을 다치거나 흉터가 남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맹독을 가진 복어를 낚기 위해 선원들 역시 매 순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조업에 임합니다.


파란 비닐이 깔린 상자 안에 몸통 옆면에 선명한 노란색 줄무늬가 있는 복어들이 담겨 있다.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지만 겨울철 최고의 별미로 꼽히는 밀복은 꼼꼼한 손질이 필수입니다.


3. 자연의 순리와 인간의 정성이 만드는 청정 복어잡이

새벽 5시, 독도 인근 청정수역에 도착하자마자 투승 작업이 시작됩니다. 길이만 무려 48km에 달하는 거대한 어장을 바다 위에 완성하는 데만 4시간이 걸립니다.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없는 100% 수작업이기에 오직 선원들의 구슬땀과 호흡으로만 진행됩니다.

하지만 동해의 겨울 바다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불어닥치는 강풍과 집채만 한 파도는 배를 사정없이 흔들어 놓습니다. 파도가 높으면 칼바늘이 든 조업 도구가 선원들을 덮칠 수 있어 초긴장 상태가 유지됩니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은 한없이 작아지지만, 선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묵묵히 바다의 순리에 몸을 맡깁니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위로 노란색 부표가 위태롭게 떠 있는 모습

너울거리는 파도 속에서 조업의 흔적인 부표를 찾아내는 일은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4. 하루 21시간 노동이 주는 무게와 든든한 선상의 한 끼

투승이 끝나고 30분 뒤, 드디어 양망이 시작됩니다. 줄줄이 올라오는 빈 바늘 끝에 마침내 선명한 노란 줄무늬를 뽐내는 자연산 '밀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위협을 느끼면 배를 불룩하게 부풀리는 복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입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거친 조류에 낚싯줄이 엉키거나 잘려 나가 어장을 잃어버리는 일촉즉발의 사고가 터지기도 합니다.

하루 21시간 밤낮없이 이어지는 고된 노동 속에서 선원들에게 허락된 잠시간은 겨우 2시간 반 남짓입니다. 이토록 고단한 선원들의 피로를 눈물나게 씻어내 주는 것은 바로 선상에서 맞이하는 따뜻한 한 끼 식사입니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복어로 만든 매콤한 복어 두루치기와 쫀득한 복어찜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최고의 별미이자 인생의 위로가 되어줍니다.

5. 만선의 꿈과 어부들이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조업 4일째, 며칠간의 거친 풍랑이 걷히고 거짓말처럼 맑은 날씨가 찾아옵니다. '물 반 복어 반'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줄줄이 올라오는 복어 떼에 작업장에는 마침내 활기찬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영하 40도의 매서운 냉동창고 속에서도 10kg짜리 복어 상자가 차곡차곡 쌓여갈 때마다 선원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든든해집니다.

비록 몸은 부서질 듯 힘들고 위험이 도사리는 바다이지만, 언젠가는 당당한 선장이 되겠다는 막내 선원의 다짐처럼 어부들은 내일의 희망을 품고 다시 바다로 나갑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정직한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의 삶이야말로 진정 아름답지 않은가요? 오늘 밤,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희망은 무엇인지 나지막이 묻고 싶어집니다.


어선 갑판 위에서 작업복을 입은 두 어부가 그물을 끌어 올리며 복어를 수확하고 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묵묵히 그물을 끌어 올리는 어부들의 손길 끝에 귀한 복어들이 가득 담깁니다.



FAQ

복어잡이에서 왜 일반 바늘이 아닌 '칼바늘'을 사용하나요?

복어는 이빨이 면도날처럼 매우 날카롭고 단단하여 일반 낚싯줄이나 바늘은 쉽게 끊어버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와이어가 달린 튼튼한 강철 칼바늘을 사용해야만 복어를 안전하게 낚아 올릴 수 있습니다.

잡은 복어(밀복)는 독성이 없어서 배 위에서 바로 먹을 수 있나요?

동해의 대표 어종인 밀복은 다른 복어에 비해 독성이 약한 편이지만, 알과 내장 등에는 여전히 치명적인 맹독(테트로도톡신)이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가 독성을 완벽히 제거하고 손질한 후에만 요리하여 섭취해야 합니다.

복어잡이 선원들의 하루 일과와 조업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선원들은 여러 개의 낚싯바늘을 한 줄에 달아 내리는 '주낙(연승)'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루에 무려 2만여 개의 바늘에 일일이 미끼를 꿰어 바다에 던지고 거두는 작업을 반복하며, 수면 시간 2~3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약 21시간 동안 쉼 없이 조업을 이어갑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겨울별미
# 극한직업
# 독도조업
# 만선
# 밀복
# 복어잡이
# 선상먹방
# 수작업
# 어부의삶
# 주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