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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군탐지선, 어망선 2척, 가공·운반선까지 총 4척의 배가 한 팀을 이루어 바다 위에서 즉시 멸치를 가공하는 독창적인 협동 시스템을 보여줍니다.
  • 선단의 총지휘관인 어로장의 정밀한 첨단 장비 분석과 베테랑 선원들의 수십 년 경력이 결합되어 하루 수천만 원의 조업 성패를 결정합니다.
  • 그물 찢어짐 등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도 선원들이 한 배에 모여 일사불란하게 문제를 해결하며 숭고한 노동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남해의 푸른 바다에 봄이 찾아오면, 그야말로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바다 위의 중소기업이라 불리는 '멸치잡이 선단'의 치열한 사투가 시작되기 때문인데요. 무려 40여 명의 선원이 힘을 합쳐 한 그물에 큰 결실을 일궈내는 이 거대한 조업 방식은 대체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요? 거친 파도를 헤치며 은빛 물결을 쫓는 이들의 땀방울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은빛 물결을 쫓아 남해로 모여든 거대한 선단

매서운 봄바람이 부는 남해 바다, 이곳에 거대한 멸치잡이 선단이 떴습니다. 이 선단은 단 한 척의 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맨 앞에서 바닷속을 수색하는 어군 탐지선, 그 뒤를 쌍둥이처럼 따르며 1km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을 내리는 두 척의 어망선, 그리고 잡은 멸치를 배 위에서 바로 삶아 나르는 가공·운반선까지 총 4척이 한 팀을 이룹니다. 이들이 한 번 바다로 나설 때 움직이는 인원만 해도 무려 40여 명에 달해, 그야말로 하나의 중소기업이 바다 위를 누비는 셈이랍니다.

바다 위의 멸치 공장, 왜 이 거대한 조직이 필요할까요?

그렇다면 왜 멸치를 잡는 데 이토록 거대한 선단이 필요할까요? 그 비결은 바로 신선도에 있습니다.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어버리는 멸치는 신선도가 생명인데요. 선단은 잡은 멸치를 육지로 가져가지 않고, 배 위에서 즉시 95도의 뜨거운 바닷물에 삶아냅니다.


바다 위에서 작업복을 입은 선원이 난간에 기대어 옆 배를 바라보고 있다.

여러 척의 배가 하나로 연결되어 바다 위 거대한 작업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네 척의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밧줄로 서로를 단단히 고정하면, 순식간에 바다 위의 거대한 섬이자 '멸치 공장'이 완성됩니다. 어망선에서 강력한 피싱 펌프 호스로 멸치를 빨아올려 운반선으로 옮기면, 대기하고 있던 베테랑 선원들이 살아있는 멸치를 즉석에서 삶아내는 것이죠. 이렇게 배 위에서 바로 가공해야만 멸치 특유의 단단한 육질과 깊은 풍미를 그대로 살려 최고의 마른멸치로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작업복을 입은 선원들이 배 위에서 뜰채로 멸치를 퍼 나르고 있다.

잡아 올린 멸치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배 위에서 즉시 삶는 과정을 거칩니다.


선단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 첨단 기술과 어로장의 직관

이 거대한 군단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 중심에는 선단의 총지휘관인 어로장이 있습니다. 각 배마다 선장이 따로 있지만, 조업의 성패를 가르는 모든 결정은 오직 어로장의 지시로 이루어집니다.


선박 조타실에서 어로장이 여러 대의 어군 탐지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첨단 장비로 바닷속을 샅샅이 살피며 은빛 물결을 쫓는 어로장의 노련한 손길이 선단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어로장은 1,200m에서 최대 1,600m까지 탐지할 수 있는 첨단 음파 탐지기(소나)를 보며 바닷속을 샅샅이 뒤집니다. 화면에 찍힌 어군이 멸치 떼인지 잡어인지 판별하는 것은 오직 어로장의 오랜 경험과 직관에 달려 있죠. 어로장의 투망 신호가 떨어지면 어망선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물을 내립니다. 이때 어군 탐지선은 그물에 연결된 '내무라 줄'을 선원들이 직접 손으로 감고 풀며 멸치의 수심에 맞춰 그물 높이를 세밀하게 조절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하루 5천만 원 상당의 조업 기회를 그대로 날리게 되기에, 현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합니다.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빛나는 베테랑들의 뜨거운 협동

하지만 거친 바다는 결코 쉽게 만선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바닷속에 드리운 거대한 그물이 폐그물이나 해양 쓰레기 같은 장애물에 걸려 찢어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그물이 망가지면 그날의 조업은 완전히 중단될 위기에 처합니다.


어선 갑판 위에 엉켜 있는 낡은 그물과 밧줄들

조업 중 바다 쓰레기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돌발 상황은 선원들에게 늘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이때, 선단의 진정한 저력이 발휘됩니다. 어로장의 결단으로 조업을 멈추고 엉킨 그물을 올리면, 네 척의 배에 흩어져 있던 베테랑 선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한 배로 모여듭니다. 수십 년 경력의 선원들이 거친 엔진 소리와 파도 소리 속에서 고함을 지르며 의견을 나누고, 망가진 그물을 신속하게 잘라내 새 추를 연결합니다.


어선 갑판 위에서 작업복을 입은 선원들이 밧줄과 그물을 함께 당기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기치 못한 조업 현장의 위기 속에서도 베테랑 선원들은 서로의 노하우를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젊은 선원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정교한 수작업이 일사불란한 손놀림으로 이어지죠. 거칠고 투박한 말투 속에 서로를 향한 든든한 신뢰와 정이 깃들어 있기에, 이들은 어떤 위기도 눈물겨운 협동으로 이겨냅니다.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뱃사람들

새벽부터 저녁까지 쉼 없이 그물을 내리고 올리는 멸치잡이 선단. 그러나 이들에게도 결코 넘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조업 제한 시간인 새벽 4시 반부터 저녁 9시 반까지를 철저히 지키며, 조업이 끝나면 욕심부리지 않고 가까운 항구로 돌아가 휴식을 취합니다.

자연이 허락한 시간만큼만 땀 흘리고, 갓 잡은 신선한 농어회 한 점으로 고단했던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이들의 모습에서 묵묵한 노동의 숭고한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거친 바다에 순응하며 정직한 구슬땀으로 은빛 기적을 일궈내는 이들의 여정은 내일도 계속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식탁 위에 오르는 작은 멸치 한 마리 속에도, 이토록 뜨거운 뱃사람들의 인생과 철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FAQ

멸치잡이 선단은 왜 4척이 함께 움직이나요?

멸치의 신선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어군 탐지선이 멸치 떼를 찾고, 2척의 어망선이 그물을 쳐서 잡으면, 가공·운반선이 배 위에서 즉시 95도 바닷물에 삶아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품질 좋은 마른멸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선단의 총책임자인 '어로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어로장은 선단 전체를 이끄는 지휘관입니다. 첨단 음파 탐지기를 사용하여 멸치 떼의 위치를 파악하고, 배들의 이동 방향, 그물을 내리는 투망 타이밍, 그물의 높낮이 조절 등을 최종 결정합니다. 조업의 성패가 어로장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멸치잡이 조업 시간은 어떻게 제한되어 있나요?

법적 규정에 따라 선단의 멸치 조업은 일출과 일몰 시간 사이인 새벽 4시 반부터 저녁 9시 반까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어군이 많이 형성되더라도 밤샘 야간 조업은 원칙적으로 하지 않고 항구로 돌아가 휴식을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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