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닭볶음탕이 담긴 한국 가정의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쌀쌀해지면 저녁 밥상에 얼큰한 닭볶음탕 한 냄비를 올리는 집이 많다. 그런데 양념을 충분히 넣고 오래 끓였는데도 국물이 맵고 짜기만 할 뿐 깊은 맛이 부족해, 닭고기만 건져 먹고 국물은 그대로 남기게 되는 날이 있다.
그럴 때 흔히 설탕이나 물엿을 더 넣어 단맛을 채우는데, 양념에서 나는 단맛은 국물 위에서 따로 놀기 쉽고 조금만 많아도 달기만 한 닭볶음탕이 되어 버린다. 고춧가루를 더 넣어 봐도 맛이 진해지기보다는 국물이 텁텁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물에 자연스러운 단맛과 감칠맛을 더하려면 양배추 반 통이 있으면 된다. 노릇하게 구운 닭 아래에 양배추를 깔아 먼저 익힌 뒤 양념을 넣는 방법인데, 넣는 순서 하나만 바꿔도 국물 맛이 한결 달큰하고 깊어진다.
닭기름에 먼저 익힌 양배추가 국물을 달게 만드는 이유
구운 닭 아래에 큼직한 양배추를 깐 깊은 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닭볶음탕 국물 맛이 밋밋한 것은 양념만으로 맛을 내려 하기 때문인데, 고추장과 간장은 짠맛과 매운맛을 줄 뿐 채소에서 우러나는 은은한 단맛까지 채워 주지는 못한다. 감자나 양파를 넣어도 양념과 한꺼번에 끓이면 채소 맛이 국물에 충분히 배기 전에 조리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양배추는 잎 사이에 수분이 많고 익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채소다. 닭을 굽고 난 팬에 남은 닭기름 위에 양배추를 깔고 뚜껑을 덮으면, 양배추에서 나온 채수가 닭기름과 섞이면서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냄비 바닥에 먼저 진하게 우러난다.
닭을 양배추 위에 올려 두면 닭에서 흘러내리는 기름과 육즙이 양배추로 스며들고, 양배추에서 오른 김이 닭을 감싸 함께 익는다. 양념을 넣기 전에 이 맛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 나중에 붓는 물과 양념이 그 위에 더해져 국물 맛이 깊어진다.
닭볶음탕 국물에 달큰한 감칠맛 더하는 방법
단단한 심을 뺀 양배추를 큼직하게 써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닭 1마리 기준으로 양배추는 반 통을 준비한다. 양배추는 단단한 심을 잘라 내고 큼직하게 썰어 두는데, 너무 잘게 썰면 30분 가까이 익히는 동안 흐물흐물해져 국물 속에서 모양이 없어진다. 양념과 감자·당근·양파 같은 나머지 채소도 미리 손질해 두면 순서가 끊기지 않는다.
먼저 깊은 팬이나 냄비에 닭을 올려 겉이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닭이 노릇해지면 잠시 접시에 꺼내 두고, 팬에 남은 닭기름 위에 썰어 둔 양배추를 고르게 깐 다음 구운 닭을 그 위에 올린다. 닭기름은 따라 버리지 않고 그대로 써야 양배추에 고소한 맛이 밴다.
팬 바닥의 닭기름 위에 양배추를 고르게 까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10분 익힌다. 이 동안에는 물을 붓지 않는데, 양배추에서 나오는 수분만으로도 충분히 익고 채수도 진하게 우러난다. 바닥이 탈까 걱정된다면 중간에 한 번 뚜껑을 열어 양배추 숨이 죽으며 바닥에 물기가 고였는지 보면 된다.
양배추와 구운 닭을 덮은 유리 뚜껑의 맺힌 수증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분이 지나면 양념과 나머지 채소를 넣고 물 500mL를 부은 뒤 다시 뚜껑을 닫아 20분 더 익힌다. 뜨거운 뚜껑을 열 때는 김이 얼굴 쪽으로 오르지 않게 몸 반대쪽부터 들어 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양배추가 국물 속에 흐트러져도 건지지 않고 닭과 함께 떠 먹으면 된다.
다 익은 뒤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보아 설탕을 넣지 않았는데도 끝맛이 달큰하게 남고, 양배추가 숟가락으로 살짝 눌러도 쉽게 끊어질 만큼 부드러우면 잘 익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