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산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대전광역시 서구의 장태산자연휴양림에는 메타세쿼이아 약 6,300그루가 한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대전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이곳 나무들은 수령이 30~40년을 넘는다. 사람이 심은 나무들이 수십 년 동안 하늘로 곧게 자라 지금은 줄기가 굵은 거목 군락을 이뤘고, 숲에 들어서면 비슷한 높이의 나무들이 기둥처럼 늘어선 모습이 끝없이 이어진다.
메타세쿼이아는 바늘 모양 잎을 달고 있지만 소나무와 달리 겨울이 오기 전에 잎을 떨군다. 잎이 지기 직전 짧은 기간에는 숲 전체가 적갈색으로 바뀐다. 대전관광이 안내한 예년 절정은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약 1~2주다. 11월 초까지 초록빛을 띠던 거목들이 거의 한꺼번에 색을 바꾸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가면 붉게 물든 숲 한가운데를 걷게 된다.
나무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붉은 숲
장태산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이 숲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숲 바닥의 산책로를 걸으면 곧은 줄기 사이로 떨어진 잎이 쌓여 발밑까지 적갈색으로 덮이고, 고개를 들면 같은 색의 가지가 하늘을 가린다. 위아래가 한 가지 색으로 물드는 풍경은 잎이 다 떨어지기 전 짧은 기간에만 볼 수 있다.
숲 사이로는 땅 위에 띄워 놓은 데크길인 스카이웨이가 지나간다. 이 길을 따라가면 시선이 굵은 줄기를 지나 가지가 뻗은 높이까지 올라간다. 바닥에서는 나무 밑동만 보이던 숲이, 데크 위에서는 가지와 잎이 겹겹이 쌓인 모습으로 바뀐다.
장태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유계정 |
스카이웨이와 이어진 스카이타워는 지상 약 27m 높이다. 꼭대기에 서면 거목들의 윗부분이 눈높이와 비슷해지고, 촘촘히 선 나무 꼭대기들이 이어져 골짜기를 덮은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숲 안에서는 나무 한 그루씩 보이던 풍경이 이곳에서는 하나의 붉은 덩어리로 보인다.
휴양림의 또 다른 전망 지점은 길이 140m, 폭 1.5m의 출렁다리다. 다리를 건너 맞은편 전망 공간에 서면 메타세쿼이아 군락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 스카이타워가 숲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리라면, 이곳은 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어진 숲의 크기를 가늠하기 좋은 자리다.
두 시간이면 도는 숲길과 찾아가는 길
장태산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메타세쿼이아 숲과 스카이웨이,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둘러보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된다. 숲 아래 산책로와 데크길, 전망 공간을 차례로 오가면 같은 숲을 세 가지 높이에서 보게 된다. 출렁다리는 비나 눈이 오거나 바닥이 미끄러울 때는 안전을 위해 열지 않으며, 어린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건너야 한다.
희망찬 아침 / 한국관광공사-이인형 |
동선은 먼저 숲 바닥의 산책로를 걸으며 나무를 올려다본 뒤, 스카이웨이를 따라 스카이타워에 오르고, 마지막으로 출렁다리를 건너 숲 전체를 바라보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이렇게 돌면 가까이서 본 거목이 점점 멀어지며 하나의 군락으로 모이는 과정을 차례로 볼 수 있다. 데크와 전망 시설이 숲 안에 모여 있어 걷는 거리에 비해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휴양림은 연중 문을 열고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장 같은 숙박 시설만 유료이며 숲나들이e에서 예약한다. 단풍철 주말에는 차가 몰리는 만큼 시내버스도 좋은 선택이다. 대전역과 서남부터미널 방면을 잇는 20번, 22번 버스를 타면 휴양림까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