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호박전 반죽에 물 붓지 마세요" 호박 2컵에 부침가루 '이만큼'만 넣고 손으로 섞어보세요


노릇하게 부친 늙은호박전이 담긴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노릇하게 부친 늙은호박전이 담긴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시장 좌판마다 껍질이 단단하고 주황빛이 도는 늙은호박이 쌓인다. 한 덩이를 사 오면 죽을 쑤고도 남는 경우가 많은데, 남은 호박을 곱게 채 썰어 전으로 부쳐 내면 달큰한 맛 덕분에 밥반찬으로도 간식으로도 손이 자주 간다.

늙은호박전을 부칠 때 걸리는 것은 반죽이다. 다른 전처럼 물을 부어 섞으면 반죽이 묽어져 팬 위에서 넓게 퍼지고, 뒤집을 때 가운데가 찢어지거나 기름을 잔뜩 먹어 눅눅해지기 쉽다. 애써 부쳤는데 호박 맛보다 밀가루 맛이 먼저 나면 괜히 호박만 버렸나 싶어진다.

늙은호박전은 물을 한 방울도 넣지 않고 호박에서 나오는 물기만으로 반죽하면 이런 고민이 줄어든다. 곱게 손질한 호박 2컵에 부침가루 6큰술이면 충분하고, 반죽이 되직해서 팬 위에서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물을 붓지 않아도 반죽이 되는 늙은호박의 물기

가늘게 채 썬 늙은호박에 부침가루를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늘게 채 썬 늙은호박에 부침가루를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늙은호박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 보여도 속살에는 물기가 많다. 곱게 채를 썰면 썬 면마다 물기가 배어 나오는데, 여기에 부침가루를 뿌려 손으로 섞으면 가루가 그 물기를 빨아들이면서 따로 물을 붓지 않아도 반죽이 된다.

이 상태에서 물을 더 부으면 호박에서 나오는 물기까지 더해져 반죽이 금세 질어진다. 질어진 반죽은 팬에서 얇게 퍼지고 가운데까지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사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는 일이 생긴다. 물을 섞은 만큼 호박의 단맛도 묽어진다.

호박 물기로만 반죽하면 가루가 호박채 사이를 얇게 감싸 붙여 주는 정도라서 반죽이 되직하게 뭉친다. 숟가락으로 떠도 흘러내리지 않아 모양을 잡기 쉽고, 다 부친 전을 씹으면 밀가루보다 호박 맛이 먼저 느껴진다.

숟가락 위에서 뭉쳐 있는 늙은호박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숟가락 위에서 뭉쳐 있는 늙은호박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늙은호박전 반죽 질어지지 않게 부치는 방법

채칼로 가늘게 써는 늙은호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채칼로 가늘게 써는 늙은호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곱게 손질한 늙은호박 2컵과 부침가루 6큰술이다.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씨와 속을 숟가락으로 긁어낸 뒤 가늘게 채 써는데, 채칼을 쓰면 굵기가 고르게 나와 익는 속도도 비슷해진다.

큰 볼에 호박채를 담고 부침가루 6큰술을 고루 뿌린 다음, 물은 붓지 않고 손으로 조물조물 섞는다. 처음에는 가루가 겉돌아 보여도 계속 섞다 보면 호박에서 물기가 나오면서 가루가 촉촉해지고 채끼리 붙기 시작한다. 한 줌 쥐었을 때 뭉쳐서 떨어지지 않으면 반죽이 다 된 것이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충분히 달군 뒤 반죽을 크게 한 큰술씩 떠 놓고, 숟가락 등으로 눌러 얇고 평평하게 펴 줘야 가운데까지 고르게 익는다. 불은 중약불로 맞추는 것이 좋은데, 센불에서는 호박의 단맛 때문에 겉이 금방 타기 쉽다.

프라이팬에서 얇게 펴 굽는 늙은호박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프라이팬에서 얇게 펴 굽는 늙은호박전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장자리가 노릇해지고 바닥이 단단해지면 뒤집개로 한 번에 뒤집어 반대쪽도 노릇하게 굽는다. 반죽이 잘 뭉치지 않을 때는 물을 붓기보다 조금 더 주물러 호박 물기를 끌어내는 것이 낫고, 다 구운 전은 키친타월 위에 잠시 올려 기름을 빼 두면 덜 눅눅하다.

노릇하게 부친 전을 젓가락으로 갈라 보면 주황빛 호박채가 촘촘하게 붙어 있고, 한 입 베어 물면 설탕을 넣지 않아도 호박의 단맛이 먼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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