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있게 지은 흰쌀밥이 담긴 밥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선선해지면 따끈한 밥 한 공기가 더 생각나는데, 막상 밥솥을 열어 보면 밥알이 푸석하거나 씹을 때 힘없이 뭉개져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같은 쌀에 같은 눈금으로 물을 맞췄는데도 어떤 날은 밥알이 살아 있고 어떤 날은 퍼져 버리니, 식구들이 밥을 먹는 속도도 그날그날 달라진다.
이럴 때 대개 물을 조금 줄이거나 쌀을 더 오래 불려 보지만, 물을 줄이면 밥이 되직해지고 오래 불리면 오히려 더 퍼지기 쉬워 원하는 식감을 맞추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쌀을 새로 사거나 잡곡을 섞는 방법도 있지만, 집에 남은 쌀을 두고 매번 그렇게 하기는 번거롭다.
이럴 때 차에 타 마시던 꿀을 밥물에 한 작은술 녹여 밥을 지으면 밥알에 쫀득한 탄력이 더해진다. 쌀 2홉에 꿀 1작은술이면 충분하고 따로 손이 더 가는 과정도 없어서, 오늘 저녁밥부터 바로 해 볼 수 있다.
밥물에 녹인 꿀이 밥알 식감을 바꾸는 이유
투명한 밥물 속에 고르게 풀린 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이 푸석하거나 퍼지는 것은 밥알 속 수분이 고르지 않기 때문인데, 밥이 익고 뜸이 드는 동안 밥알 겉에서 물기가 빠르게 날아가면 겉은 마르고 속은 덜 촉촉한 밥이 된다. 오래 둔 쌀은 쌀알 자체가 말라 있어서 같은 양의 물을 부어도 밥알이 물을 고르게 머금지 못하는 편이다.
물 양만 늘리고 줄여서는 이 차이를 메우기 어려운데, 물이 많으면 밥알 겉이 풀어져 퍼지고 물이 적으면 속까지 부드럽게 익기 전에 물이 먼저 졸아들어 버린다. 그래서 물의 양을 바꾸기보다 밥알이 물기를 오래 머금고 있도록 밥물을 바꾸는 쪽으로 손을 대는 것이 좋다.
꿀은 물기를 끌어당겨 머금는 성질이 강한 당분이라서, 밥물에 녹아 있으면 밥이 익는 동안 밥알 겉면에 고루 퍼져 물기가 쉽게 날아가지 않는다. 그 덕분에 밥알 속까지 촉촉하게 익으면서도 겉이 풀어지지 않아, 씹었을 때 탄력 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푸석해지는 밥을 쫀득하고 탄력 있게 짓는 방법
계량한 쌀과 작은술에 담은 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쌀과 꿀뿐이다. 쌀 2홉, 밥솥 계량컵으로 두 컵에 꿀 1작은술을 기준으로 잡고, 쌀이 더 많으면 같은 비율로 늘리면 된다. 집에 있는 꿀이면 종류와 상관없이 쓸 수 있고, 하얗게 굳은 꿀도 밥물에 넣어 충분히 저으면 녹아서 그대로 써도 된다.
쌀은 평소처럼 두세 번 씻어 뿌연 물을 따라 버리고, 밥솥 눈금이나 손등 높이에 맞춰 평소와 같은 양의 밥물을 붓는다. 꿀이 들어간다고 물을 따로 더하거나 줄일 필요는 없으니, 늘 짓던 물 양을 그대로 맞추면 된다.
평소 물눈금에 맞춘 쌀과 밥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밥물에 꿀 1작은술을 넣고 숟가락으로 바닥까지 저어 완전히 녹인다. 꿀은 물보다 무거워 그대로 두면 솥 바닥에 가라앉는데, 한자리에 뭉쳐 있으면 그 부분만 달아지기 쉬워 숟가락 끝에 끈적한 꿀이 더 묻어나지 않을 때까지 저어 주는 것이 좋다. 꿀이 다 녹으면 바로 취사 버튼을 누른다.
밥솥 안쪽 바닥까지 밥물을 젓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위아래를 고루 뒤섞어 김을 빼 주는데, 밥알이 서로 뭉개지지 않고 낱알로 살아 있으면 잘 지어진 것이다. 단맛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다음번에는 꿀을 반 작은술로 줄여 입맛에 맞추면 되고, 꿀이 들어간 밥은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에게는 먹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주걱으로 밥을 뒤섞을 때 밥알이 서로 뭉개지지 않고 한 알씩 떨어지면 잘 지어진 것이고, 솥 바닥 쪽 밥만 유난히 달다면 꿀이 덜 녹은 채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다. 위아래 어느 쪽을 떠먹어도 단맛 없이 밥맛만 나면 꿀 양도 알맞게 들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