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채를 올린 완성 도라지무침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하순이면 저녁 밥상에 새콤매콤한 도라지무침 한 접시를 올리고 싶어지는데, 막상 무쳐 놓으면 한 입 씹을 때마다 쌉쌀한 맛이 먼저 올라와 식구들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일이 많다. 반찬으로 내놓고도 그대로 남은 접시를 보면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하나 고민이 된다.
쓴맛을 줄이려고 고추장이나 설탕을 더 넣으면 양념 맛만 진해지고 도라지의 쌉쌀함은 그대로 남는다. 소금에 오래 주물러 쓴맛을 빼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도라지가 물러져 씹는 맛이 줄어들고 무침이 금방 축축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제철을 맞은 배를 반 개만 채 썰어 함께 무치면 된다. 과일로 깎아 먹던 배가 도라지무침에 들어가면 쌉쌀한 맛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씹을 때마다 아삭한 단맛이 함께 느껴진다.
단맛과 아삭함으로 쓴맛을 덮어 주는 배
도라지채와 배채를 나란히 담은 손질 재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도라지의 쌉쌀한 맛은 뿌리에 든 성분에서 나오는데, 이 성분은 껍질 쪽에 많고 속살에도 어느 정도 남아 있다. 그래서 껍질을 벗긴 도라지채라도 그대로 무치면 첫맛은 양념 맛이어도 씹을수록 쓴맛이 입안에 남는다.
소금물에 잠깐 담그는 것은 도라지 겉에 남은 쓴맛을 덜어 내기 위해서다. 5분 정도면 쓴맛이 어느 정도 빠지고 아삭한 식감은 그대로 남는데, 오래 담가 둘수록 도라지가 물러지기 때문에 시간을 짧게 잡는 것이 좋다.
옅은 소금물에 짧게 담근 도라지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래도 남는 쌉쌀함은 배를 더해 부드럽게 만든다. 배는 과즙이 많고 단맛이 은은해 도라지와 한입에 씹히면 쓴맛이 단맛에 묻혀 덜 느껴지는데, 양념에 오래 닿으면 과즙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넣는 순서를 지켜야 아삭함이 남는다.
도라지무침에 남은 쓴맛 줄이는 방법
물기를 닦아 체에 밭친 도라지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 기준으로 도라지채 180g과 배 반 개를 준비한다. 양념은 평소처럼 고춧가루와 고추장, 식초, 다진 마늘을 섞으면 되는데, 배에서 단맛이 나오니 설탕이나 올리고당은 평소보다 조금 덜 넣는 것이 좋다.
볼에 물을 받아 소금을 조금 풀고 도라지채를 넣어 5분 동안 담가 둔 다음, 물을 갈아 가며 손으로 가볍게 흔들어 씻는다. 씻은 도라지는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키친타월로 한 번 눌러 남은 물기까지 닦아 내야 양념이 겉돌지 않는다.
물기를 뺀 도라지에 양념을 먼저 넣고 고루 무쳐 가닥마다 붉은빛이 들면 배를 썬다. 배는 껍질을 벗기고 씨 부분을 도려낸 뒤 0.4cm 두께로 썰고 다시 같은 굵기로 채 써는데, 도라지채와 굵기가 비슷해야 한 젓가락에 같이 집혀 단맛과 쓴맛이 함께 씹힌다.
0.4cm 굵기로 채 써는 껍질 벗긴 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채 썬 배는 마지막에 넣고 두세 번만 가볍게 뒤적인다. 배를 처음부터 양념과 함께 주무르면 과즙이 빠져 접시 바닥에 물이 고이는데, 배 조각이 하얗게 살아 있고 바닥에 양념 물이 보이지 않으면 알맞게 무쳐진 것이다. 미리 만들어 둘 때는 양념한 도라지만 냉장고에 두고 배는 먹기 직전에 넣는 것이 좋다.
제철 배가 흔한 요즘, 과일로 깎고 남은 배 반 개가 있다면 도라지무침에 채 썰어 넣어 보길 권한다. 쓴맛 때문에 늘 남던 도라지무침이 식구들이 먼저 집어 가는 저녁 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