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부친 동그랑땡이 담긴 흰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동실을 정리하다 보면 반쯤 남은 냉동만두 봉지가 구석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찌거나 구워 먹는 것도 한두 번이지 같은 맛이 이어지다 보니 손이 잘 가지 않고, 봉지째 냉동실 안쪽으로 다시 밀려 들어가기 일쑤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면 성에가 끼어 먹기도 애매해진다.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은 날 동그랑땡을 부쳐 볼까 싶어도 다진 고기를 사 오고 두부 물기를 짜고 양파와 당근을 잘게 써는 과정을 떠올리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명절이 아니면 동그랑땡을 잘 부치지 않게 되는 것도 속재료 준비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냉동만두 여덟 개만 있으면 이 준비를 건너뛸 수 있다. 해동한 만두를 칼로 잘게 다져 달걀과 전분가루를 섞고 한 숟가락씩 떠서 부치면 고기와 채소 맛이 나는 동그랑땡이 되는데, 2인분 기준으로 15분 안에 반찬 한 접시를 상에 올릴 수 있다.
만두소가 그대로 동그랑땡 반죽이 되는 이유
잘게 다진 만두와 달걀, 전분가루를 섞은 반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동그랑땡 반죽은 대개 다진 돼지고기에 으깬 두부와 잘게 썬 채소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만든다. 고기만두 속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진 고기에 두부와 양배추, 부추, 당면 같은 재료가 이미 간이 된 채로 고루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만두를 통째로 다지면 동그랑땡에 들어갈 속재료를 한 번에 얻는 셈이다. 만두소에 이미 양념이 배어 있어 따로 간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데, 여기에 소금을 더 넣으면 오히려 짜지기 쉽다. 만두피째 다지기 때문에 피를 벗겨 내는 손질도 필요 없다.
다만 다진 만두만 뭉쳐서는 서로 잘 붙지 않아 팬에서 뒤집을 때 부서지기 쉬운데, 그래서 달걀과 전분가루를 섞는다. 달걀은 열을 받으면 굳으면서 다진 재료를 하나로 묶고, 전분가루를 넣으면 만두에서 나온 물기가 흡수돼 반죽이 질척해지지 않는다.
냉동만두 다져 동그랑땡 노릇하게 부치는 순서
도마 위에서 손가락으로 눌러 본 해동 만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인분에 필요한 재료는 냉동만두 8개, 달걀 2개, 전분가루 2큰술이 전부다. 전분가루가 없으면 부침가루나 밀가루를 넣어도 된다. 고기만두를 쓰면 흔히 먹는 동그랑땡에 가까운 맛이 나고, 김치만두를 쓰면 조금 더 칼칼한 맛이 난다.
먼저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찜기에 쪄서 속까지 말랑하게 해동한다. 덜 녹은 채로 다지면 칼이 잘 들어가지 않고 얼음 알갱이가 녹으면서 반죽이 묽어지는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가운데까지 부드럽게 들어가면 다 녹은 것이다. 뜨거우면 잠시 식힌 뒤 도마에 놓는다.
해동한 만두는 피째 도마에 놓고 칼로 여러 번 내리쳐 큰 덩어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잘게 다진다. 다진 만두를 볼에 담고 달걀 2개와 전분가루 2큰술을 넣어 수저로 고루 섞으면, 숟가락으로 떴을 때 흘러내리지 않는 되직한 반죽이 된다.
피째 잘게 다진 해동 만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간 불로 달군 뒤 반죽을 한 큰술씩 떠 놓고 숟가락 뒷면으로 둥글게 눌러 펼친다. 가장자리가 노릇해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같은 색이 날 때까지 부친다. 불이 세면 겉만 먼저 타고 가운데 달걀이 덜 익을 수 있으니 불을 조금 낮춰 천천히 익히는 것이 좋다.
프라이팬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익는 동그랑땡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냉동실 구석에서 잊혀 가던 만두 몇 개로 손이 많이 가는 동그랑땡을 15분 만에 차려 낼 수 있으니, 다음에 만두 봉지가 눈에 띄면 한 번 다져서 부쳐 보길 권한다. 남은 만두를 새 반찬으로 바꿔 먹는 일은 냉동실에서 그냥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