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자락의 봉정사는 숲길을 따라 오르면 돌계단 위로 전각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는 산사다. 경내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노거수와 은행나무가 기와지붕 곁에 서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노랗게 물든 잎이 회색 기와와 오래된 나무 기둥 위로 겹쳐 보인다.
안동시가 펴낸 관광 간행물은 봉정사 단풍을 보기 좋은 때로 10월 말부터 11월 초를 꼽는다. 고목과 돌계단이 함께 가을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이 짧은 기간에 볼 수 있다. 봉정사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이름을 올린 일곱 사찰 가운데 하나여서, 단풍과 함께 오래된 절집 건축을 둘러보는 재미도 크다.
400년 고목과 기와지붕이 함께 보이는 경내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주차장에서 경내로 오르는 길은 숲 사이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길 끝에서 만세루 아래를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앞마당이 나온다. 만세루는 절의 정문 역할을 하는 누각으로,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처마와 그 뒤로 선 나무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만세루 위층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 쉬어 갈 수 있는 마루다. 처마 아래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물고기 모양의 목어가 걸려 있다. 마루에 앉으면 대웅전 앞마당과 그 너머 산자락이 내려다보여, 오르막을 걸어온 뒤 숨을 고르며 단풍 든 숲을 바라보기 좋다.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대웅전 옆으로 가면 극락전이 있다. 고려 시대에 지은 것으로 알려진 이 건물은 국내에 남은 목조 건축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로 꼽히며 국보로 지정돼 있다. 단청이 바랜 나무 기둥과 맞배지붕 곁으로 고목의 가지가 뻗어 있어 단풍철에는 색의 대비가 뚜렷하다.
경내 곳곳의 노거수는 수령 400년을 넘긴 나무들이다. 은행나무가 물들면 노란 잎이 기와지붕 위로 겹쳐 보이고, 떨어진 잎은 마당의 흙바닥을 덮는다. 고목과 전각을 함께 담으려면 마당 가장자리로 물러서서 지붕선과 나무 꼭대기를 한 화면에 넣으면 된다.
영산암 앞 돌계단에서 보는 단풍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대웅전 뒤편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부속 암자인 영산암이 나온다. 암자로 들어가는 앞쪽 돌계단은 봉정사에서 가을 단풍을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소개된다. 계단 양옆으로 나무가 늘어서 있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물든 잎이 계단 위 누각을 감싸는 모습이 펼쳐진다.
영산암은 작은 전각 여러 채가 마당을 둘러싼 구조라 안으로 들어서면 아늑한 분위기가 난다. 마당에는 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있어 절 마당이라기보다 오래된 한옥의 정원처럼 보인다. 넓은 큰절 마당과는 다른, 조용하고 아담한 가을 풍경을 볼 수 있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안동 봉정사 / 한국관광공사-디엔에이스튜디오 |
주차장에서 경내와 영산암까지 둘러보는 데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잡으면 된다. 오르막과 돌계단이 이어지므로 굽이 낮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 편하다. 법당과 암자는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이라 안에서는 조용히 머무르는 것이 좋다.
봉정사는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에 있다. 안동 시내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리며, 입구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올라가거나 위쪽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국가지정문화유산 관람료가 2023년부터 면제돼 입장료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