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구운 김을 작은 접시에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날이 선선해지면 마른 김을 한 톳 사다 집에서 직접 굽는 집이 많은데, 막 구운 김을 밥상에 올리면 식구들 젓가락이 먼저 간다. 그런데 막상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려 구워 보면 사 먹던 김만큼 고소하지 않고, 어딘가 밋밋하거나 한쪽 향만 강하게 남아 아쉬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름을 더 듬뿍 바르거나 소금을 넉넉히 뿌려 맛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기름이 많으면 김이 눅눅해지고 소금이 많으면 짠맛만 도드라진다. 양을 늘려서는 맛이 나아지지 않는데, 이럴 때는 기름을 얼마나 바르느냐보다 어떤 기름을 바르느냐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김을 구울 때 참기름과 들기름을 반반 섞어 바르면 두 기름의 고소함이 함께 어우러진 김구이를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 두 기름을 섞는 비율과 굽는 동안 불을 조절하는 요령만 알면 처음 김을 굽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기름으로는 아쉬운 김구이의 고소함
작은 그릇에서 참기름과 들기름을 같은 양으로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은 종이처럼 얇아서 그 자체로는 간이 거의 없고, 겉에 바른 기름과 소금이 맛의 대부분을 정한다. 그래서 같은 김이라도 어떤 기름을 발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는데, 김구이에서는 기름 향이 곧 김 맛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참기름은 볶은 깨 향이 진해서 첫입에 고소함이 확 올라오지만, 여러 장을 이어 먹다 보면 향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들기름은 향이 은은하고 구수해 김과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참기름 맛에 익숙한 입맛에는 혼자 쓸 때 고소함이 조금 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1대1로 섞으면 참기름의 진한 향과 들기름의 구수한 맛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함께 남는다. 섞은 기름을 김 위에 얇게 펴 발라 구우면 두 향이 고르게 올라오기 때문에, 기름 종류 하나만 바꿔도 김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집에서 구운 김에 고소한 맛 살리는 방법
도마 위 김 한 장에 섞은 기름을 얇게 펴 바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작은 그릇에 참기름과 들기름을 같은 양씩 붓고 숟가락으로 잘 섞어 둔 다음, 맛소금과 조리용 붓이나 키친타월을 함께 준비한다. 들기름은 뚜껑을 연 뒤 맛이 쉽게 변하는 편이라, 두 기름을 미리 많이 섞어 두기보다 그날 구울 김 장수에 맞춰 필요한 만큼만 섞어 쓰는 것이 좋다.
도마 위에 김을 한 장 펼쳐 놓고 붓에 섞은 기름을 묻혀 가운데에서 가장자리까지 얇고 고르게 펴 바른다. 기름을 바른 면에는 맛소금을 손끝으로 살짝 뿌려 두고, 같은 방법으로 김을 한 장씩 준비해 겹쳐 두면 굽는 동안 손이 바빠지지 않는다.
팬을 중간 불에 달군 뒤 김을 올려 앞뒤로 몇 초씩 굽는데, 불이 너무 세면 김이 금방 타고 너무 약하면 잘 구워지지 않아 중간 불을 지키는 것이 좋다. 김을 10장쯤 구우면 팬 온도가 내려가니 이때 불을 약간 올려 온도를 다시 맞추고, 뜨거운 팬에 손이 닿지 않도록 집게로 뒤집는 것이 안전하다.
중간 불의 팬에서 집게로 김을 뒤집어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김 색이 검은빛에서 푸른빛으로 바뀌고 손에 들었을 때 바삭하게 부서질 듯하면 다 구워진 것이다. 구운 김은 바로 겹쳐 두면 김이 서려 눅눅해지니 채반에 펼쳐 한 김 식힌 뒤 가위로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두는 것이 좋다.
구운 김을 둥근 채반 위에 한 장씩 펼쳐 식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음에 김을 구울 때는 참기름 한 병만 꺼내지 말고 들기름을 같은 양 섞어 발라 보길 권한다. 기름 두 가지를 반반 섞는 작은 손길 하나로 날마다 밥상에 오르는 김 한 장의 맛이 한결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