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나는 잡채가 접시에 담겨 김이 옅게 오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명절이나 생일상, 손님이 오는 날이면 잡채 한 접시는 빠지지 않는데, 막상 만들려고 하면 당면부터 마음에 걸린다. 미지근한 물에 당면을 한참 담가 불려 두고 채소를 하나씩 따로 볶다 보면 상에 올리기도 전에 지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공들여 만든 잡채가 금방 퍼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불려 둔 당면을 다시 삶고 양념에 볶다 보면 면이 물을 계속 머금어 젓가락으로 집으면 뚝뚝 끊어지고, 입에 넣었을 때도 쫄깃함보다 흐물거리는 느낌이 먼저 든다.
이럴 때는 당면 불리는 과정을 아예 빼고, 마른 당면을 팬의 끓는 물에 바로 넣어 4분만 삶은 뒤 같은 팬에서 채소와 양념을 볶아 내면 된다. 팬 하나로 8분 안팎이면 상에 낼 수 있고, 당면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오래 불린 당면이 쉽게 퍼지는 이유
마른 당면과 물을 나란히 둔 깨끗한 조리대 위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당면은 물을 머금을수록 부드러워지는 면이라, 물에 오래 담가 두면 겉부터 속까지 물을 충분히 먹은 상태가 된다. 이렇게 불린 당면을 끓는 물에 다시 넣고 삶으면 이미 물을 먹은 면이 한 번 더 물을 머금으면서 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잡채는 볶는 동안 간장과 기름, 채소에서 나온 물기가 계속 면에 스며드는 음식이라, 처음부터 물을 잔뜩 먹은 당면은 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불리는 시간을 넉넉히 잡을수록 오히려 식감이 무너지기 쉬운 편이다.
마른 당면을 끓는 물에 바로 넣고 4분만 삶으면 면은 투명하게 익으면서도 면발에 단단한 힘이 남아 있다. 이 상태로 같은 팬에서 양념과 함께 볶으면 남은 물기와 양념을 마저 머금으며 익기 때문에, 다 볶았을 때 알맞게 꼬들꼬들한 식감이 된다.
당면이 퍼지지 않게 잡채 볶는 방법
마른 당면과 가늘게 썬 채소를 넓은 팬 옆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마른 당면과 양파, 당근, 부추, 그리고 평소 잡채에 쓰는 간장 양념이면 충분하다. 양파와 당근은 당면 굵기에 맞춰 가늘게 채 썰고, 부추는 당면 길이와 비슷하게 길쭉하게 잘라 둔다. 넓고 깊은 팬에는 당면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불에 올린다.
팬의 물이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불리지 않은 당면을 그대로 넣고 4분 동안 끓인다. 처음에는 마른 당면이 물 위로 떠오르니 젓가락으로 살살 눌러 물에 잠기게 펼쳐 주는 것이 좋다. 면이 투명해지고 젓가락으로 들었을 때 힘없이 늘어지지 않고 살짝 탄력이 느껴지면 알맞게 익은 것이다.
끓는 물에 넣은 당면을 젓가락으로 살살 눌러 펼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4분이 지나면 삶은 물을 한 컵 정도만 따라 내고 나머지는 팬에 남겨 둔다. 뜨거운 김에 손을 데기 쉬우니 팬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가장자리 쪽으로 천천히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같은 팬에 양파와 당근, 양념을 넣고 볶으면 남은 물이 양념과 섞여 당면에 간이 고루 밴다.
국물이 거의 졸아들고 양파와 당근이 부드럽게 익으면 부추를 마지막에 넣고 한두 번만 뒤적여 불을 끈다. 부추는 열에 금방 숨이 죽어 일찍 넣으면 물러지고 색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물을 끓이는 시간부터 부추를 넣고 불을 끄기까지 8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볶은 당면에 마지막으로 부추를 넣어 섞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잡채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그동안 미뤄 왔다면, 이번에는 당면 불리는 시간을 빼고 팬 하나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당면이 꼬들하게 살아 있어야 채소와 양념이 면에 고루 감겨 잡채 본래의 맛이 제대로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