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껍질이 남은 생고구마채를 붉은 양념에 가볍게 버무린 반찬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0월 중순이 되면 시장마다 햇고구마가 상자째 쌓이고, 한 상자를 들여놓는 집도 많아진다. 그런데 막상 상자를 열어 두면 쪄 먹거나 구워 먹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요리가 없어서, 저녁 반찬을 고민하는 날에도 고구마는 늘 간식 자리에만 머물게 된다.
고구마를 반찬으로 쓰려고 해도 맛탕이나 조림처럼 기름에 튀기고 졸이는 요리가 대부분이라 퇴근 뒤 저녁상에 올리기에는 손이 많이 간다. 찜기에 올려 익히는 데만 한참이 걸리니 결국 고구마는 주말 간식으로 미뤄 두고, 저녁 반찬은 늘 먹던 것으로 채우게 된다.
이럴 때는 고구마를 익히지 않고 생으로 가늘게 채 썰어 무쳐 보는 것이 좋다. 무생채를 무치듯 양념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 고구마생채인데, 고구마 1개로 세 식구가 먹을 만큼 나오고 10분이면 저녁상에 올릴 수 있어 쪄 먹던 고구마가 새콤달콤하고 쫀득한 밥반찬으로 바뀐다.
날로 무쳐야 살아나는 고구마의 단맛과 쫀득한 식감
붉은 껍질을 남긴 생고구마를 무생채처럼 가늘게 채 썬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고구마는 무보다 훨씬 단단해서 굵게 썰면 씹을 때 딱딱하게 느껴지고 양념도 겉에만 묻어 따로 논다. 무생채 정도 굵기로만 썰어도 고구마에서는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 때문인데, 채를 최대한 가늘게 썰어야 한 가닥 한 가닥에 양념이 고루 묻고 씹는 맛도 부드러워진다.
가늘게 썬 생고구마는 씹을수록 단맛이 배어 나오고, 익혔을 때의 포슬포슬함과는 다른 쫀득하고 아삭한 식감이 남는다. 껍질째 썰면 껍질을 벗기는 수고가 줄고, 붉은 껍질 색이 채 사이사이에 섞여 무쳐 놓았을 때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식초를 넉넉히 넣고 올리고당과 황설탕으로 단맛을 더하면 고구마의 은은한 단맛 위로 새콤달콤한 맛이 올라온다. 들기름으로 고소한 향을 더하고 간장과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기 때문에, 가늘게 썬 고구마에 양념만 고루 묻히면 따로 익히지 않아도 밥과 잘 어울리는 반찬이 된다.
고구마생채 새콤달콤하게 무치는 방법
고구마생채 양념에 쓰는 간장, 식초, 들기름과 고춧가루를 밥숟가락으로 덜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고구마 1개와 양념이다. 양념은 간장·고춧가루·들기름을 각 1스푼, 다진 마늘 반 스푼, 식초 3스푼, 올리고당 2스푼, 황설탕 1스푼에 깨를 적당히 준비하면 되는데, 밥숟가락을 기준으로 맞추면 3인분 반찬 한 접시가 나온다.
고구마는 껍질째 먹으니 흐르는 물에 솔로 문질러 흙을 깨끗이 씻고, 양 끝의 단단한 꼭지 부분은 잘라 낸다. 먼저 얇게 편으로 썬 다음 편을 몇 장씩 겹쳐 최대한 가늘게 채 써는데, 채칼을 쓸 때는 끝까지 밀지 말고 손가락 길이만큼 남은 토막은 칼로 써는 것이 안전하다.
흐르는 물 아래에서 붉은 껍질 고구마를 작은 솔로 씻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채 썬 고구마는 찬물에 한 번 헹궈 겉에 묻은 전분기를 털어 내고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에 오래 담가 두면 고구마의 단맛까지 빠지니 헹굼은 짧게 끝내는 것이 좋고, 그사이 큰 그릇에 깨를 뺀 양념을 모두 넣어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 둔다.
물기를 뺀 고구마를 양념 그릇에 넣고 손으로 가볍게 뒤적이듯 버무리는데, 세게 주무르면 가는 채가 끊어지기 쉽다. 채 사이사이까지 붉은 양념이 고루 묻으면 다 된 것이고, 마지막에 깨를 뿌려 접시에 담는다. 무친 직후에 식감이 가장 잘 살아 있으니 먹을 만큼만 무치는 것이 좋다.
큰 그릇에서 가는 고구마채에 붉은 양념을 가볍게 버무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올가을 고구마를 한 상자 들였다면 하루쯤은 찜기 대신 도마를 꺼내 생채로 무쳐 보길 권한다. 고구마 하나를 가늘게 써는 10분이면 늘 간식으로만 먹던 고구마를 식구들 밥상의 반찬으로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