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대파를 넣고 뚜껑을 반쯤 연 채 끓이는 김치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저녁상에 김치찌개를 올리는 날이 잦아진다. 잘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를 넣고 푹 끓이면 그 자체로 든든한 한 끼가 되지만, 늘 같은 재료로 끓이다 보면 국물 맛이 매번 비슷하게 느껴지고 무언가 하나 빠진 듯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멸치 육수를 따로 내거나 조미료를 조금 더 넣어 보기도 하지만, 육수를 내자니 손이 많이 가고 조미료를 늘리면 짠맛만 앞서서 국물이 텁텁해지기 쉽다.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은 그대로 두고 국물에 깊은 맛을 하나 더 얹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미역국을 끓이려고 불려 둔 미역이 있다면 김치찌개에 그대로 써 볼 만하다. 불린 미역 50g을 잘게 썰어 김치와 돼지고기를 볶을 때 함께 넣으면, 해물을 따로 사지 않아도 돼지고기 김치찌개에 은은한 해물 맛이 더해진다.
김치와 돼지고기에 해물 맛을 더하는 불린 미역
냄비 안에서 돼지고기와 김치, 잘게 썬 불린 미역을 함께 볶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돼지고기 김치찌개의 맛은 대부분 김치의 새콤한 맛과 돼지고기 기름에서 나온다. 고기를 볶을 때 나온 기름이 김치에 배어 고소한 맛을 내는데, 여기에는 바다에서 나는 시원한 감칠맛이 없어서 오래 끓여도 국물 맛이 한쪽으로만 진해지는 편이다.
해물 맛을 내려고 조개나 새우를 넣으면 손질이 번거롭고 오래 끓일수록 살이 질겨지며, 멸치 육수도 미리 끓여 건더기를 건져 내야 해서 바쁜 날 저녁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미역은 불려서 썰기만 하면 되니 이런 번거로움이 없다.
미역은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라 국물에 넣고 끓이면 바다 향과 감칠맛이 우러나는데, 잘게 썰어 고기 기름에 먼저 볶으면 미역 맛이 기름에 배어 김치와 고기에 고르게 묻는다. 그래서 미역은 물을 부은 뒤에 넣기보다 볶는 단계에서 김치, 돼지고기와 함께 넣는 것이 국물 전체에 해물 맛을 퍼지게 하는 방법이다.
물기를 짠 불린 미역을 도마 위에서 짧게 썰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불린 미역으로 돼지고기 김치찌개 끓이는 순서
볶는 단계에서 김치와 돼지고기에 잘게 썬 미역을 넣은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2~3인분이면 잘 익은 김치 300g, 돼지고기 앞다리살이나 목살 200g, 불린 미역 50g을 준비한다. 불린 미역은 손으로 물기를 꼭 짠 뒤 도마에 펼쳐 1~2cm 길이로 잘게 써는데, 길게 두면 숟가락에 감겨 먹기 불편하고 볶을 때도 한쪽으로 뭉치기 쉬워 김치 조각보다 작게 써는 것이 좋다.
냄비를 중불에 올려 돼지고기를 먼저 볶다가 겉면이 하얗게 익고 바닥에 기름이 조금 고이면 김치와 썰어 둔 미역을 함께 넣는다. 그대로 3~4분 볶아 김치가 부드럽게 숨이 죽고 미역 빛깔이 진한 초록으로 바뀌면 물 500~600ml를 붓는다.
센불에서 한 번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여 15~20분 끓이고, 두부와 대파는 불을 끄기 3분 전에 넣는다. 미역에도 짠맛이 조금 있으니 간은 다 끓은 뒤에 맛을 보고 국간장이나 소금을 조금씩 더하는 것이 좋고, 끓는 중에는 국물이 튈 수 있어 뚜껑을 반쯤 열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중불의 냄비에서 돼지고기와 김치, 불린 미역을 볶는 조리 단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미역을 50g보다 많이 넣으면 김치찌개보다 미역국에 가까운 맛이 나니 처음에는 정해진 양을 지키는 것이 좋다. 남은 찌개를 다시 데우면 미역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데, 이때도 해물 맛은 그대로 남아 있어 다음 날 먹기에도 괜찮다.
미역국을 끓이고 남은 미역이 있다면 다음 김치찌개에는 고기와 함께 볶아 넣어 보길 권한다. 늘 먹던 찌개에 재료 하나를 더하는 일은 매일 비슷한 저녁상에 식구들이 반길 새로운 맛을 올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