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면수건으로 바닥을 닦은 스테인리스 냄비를 검은 인덕션 상판 옆에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거지를 막 끝낸 냄비를 그대로 인덕션 화구에 올려 물을 끓이는 일은 부엌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 가스레인지와 달리 불이 올라오지 않으니 바닥에 물기가 조금 남아 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고, 어차피 가열하면 마를 테니 따로 닦을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몇 달 쓰다 보면 화구 자리를 따라 하얗고 둥근 자국이 남는다. 젖은 행주로 문질러도 마르면 다시 그 모양대로 드러나고, 전용 세제를 뿌려 닦아도 며칠이면 같은 자리에 또 생긴다. 검은 유리 상판이라 햇빛이 들거나 조명이 비칠 때마다 눈에 더 거슬린다.
이 흰 자국은 상판이 상한 것이 아니라 냄비 바닥에 남아 있던 물기가 남긴 흔적이다. 냄비를 올리기 전에 마른 수건으로 바닥을 한 번만 닦아도 더는 생기지 않는다.
냄비 바닥 물기가 마르면서 남는 흰 석회 자국
검은 유리 인덕션 화구에 냄비 바닥 모양의 옅은 흰 테두리가 남아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돗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이 녹아 있다. 물기가 묻은 냄비를 화구에 올리면 바닥과 상판 사이에 갇힌 물이 열을 받아 증발하는데, 날아가는 것은 물뿐이고 녹아 있던 미네랄은 유리 표면에 그대로 남는다. 흔히 물때나 석회라고 부르는 하얀 가루가 이렇게 쌓이면서 냄비 바닥 모양대로 둥근 테두리 자국이 생긴다.
이 자국이 젖은 행주로 잘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가열을 거치며 유리 표면에 단단히 눌어붙었기 때문인데, 물걸레질은 위에 앉은 먼지만 가져가고 굳은 석회는 그대로 둔다. 닦고 나서 깨끗해 보이는 것은 물이 묻어 있는 동안뿐이고, 마르면 하얗게 다시 도드라진다. 쓸 때마다 같은 자리에 겹겹이 쌓이니 시간이 갈수록 지우기 어려워진다.
물기는 얼룩만 남기지 않는다. 바닥과 상판 사이에 얇은 수막이 생기면 냄비가 제자리에 안정적으로 놓이지 않아 끓는 동안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가열이 들쭉날쭉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상판을 더 자주 닦는 쪽보다, 물기를 올리지 않는 쪽으로 손을 대는 것이 맞다.
냄비 바닥의 물방울을 인덕션에 올리기 전에 수건으로 닦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조리 전 냄비 바닥 물기 닦아 흰 얼룩 막는 방법
수건으로 냄비 바닥 가운데부터 테두리까지 물기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마른 면수건이나 키친타월 한 장이다. 인덕션 옆이나 서랍 맨 앞처럼 손이 바로 닿는 자리에 따로 한 장 걸어 두면 매번 찾지 않아 편하다. 설거지를 끝낸 냄비를 그대로 화구에 올리는 습관만 바꾸면 되는 일이라 돈이 들지 않는다.
냄비를 한 손으로 들고 바닥 가운데부터 테두리 쪽으로 수건을 대고 한 번 문질러 닦는다. 바닥 바깥쪽에 홈이 파여 있거나 테두리가 살짝 올라온 냄비는 그 틈에 물이 고여 있으니 수건 끝으로 눌러 가며 닦아 준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만졌을 때 축축한 기운이 없으면 다 닦인 것이다.
상판도 마른 상태여야 한다. 물을 받다가 흘렸거나 앞서 끓인 국물이 튀어 있으면 그 자리에 냄비를 올리는 것만으로 같은 얼룩이 생기므로, 마른 행주로 먼저 닦고 올린다. 조리가 끝난 뒤에는 상판이 완전히 식기를 기다렸다가 젖은 행주로 한 번 닦고, 마른 행주로 물기까지 없애 두면 다음에 쓸 때 깨끗하다.
식은 인덕션 상판을 마른 흰 행주로 닦아 물기를 없애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미 하얗게 굳은 자국이 있다면 전원을 끄고 상판을 완전히 식힌 다음 물 200㎖에 구연산 1작은술을 풀어 키친타월에 적신 뒤 얼룩 위에 덮고 10분쯤 둔다. 그다음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문지르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없앤다. 철수세미나 멜라민 스펀지, 연마 가루는 유리 상판에 흠집을 내니 사용하지 않는다.
냄비 바닥을 닦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초뿐이고, 그 몇 초가 상판에 얼룩이 쌓이는 것을 막아 준다. 설거지한 냄비를 올리기 전에 수건을 한 번 집어 드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인덕션 상판은 한번 하얗게 굳으면 지우는 데 품이 훨씬 많이 드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