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주면 은행잎이 터널을 만드는 천변길이에요"... 갈대·미루나무 함께 보는 강변 은행나무 산책 명소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장관리에는 백곡천을 따라 은행나무가 줄지어 선 길이 있다. 나무는 장관교 두 곳 주변을 지나 백곡교 쪽으로 이어지고, 양쪽 가지가 길 위에서 맞닿아 노란 지붕을 만든다. 길 폭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라 양쪽 나무 사이가 가깝다.

진천군이 남긴 예년 기록을 보면 이 길의 은행잎은 10월 마지막 주에 가장 노랗게 물들었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머리 위의 노란색이 발밑으로 옮겨 가는데, 절정에서 낙엽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다. 산을 오르지 않고 천변 평지를 걸으며 가을 단풍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길을 찾는 이유다.

머리 위와 발밑이 함께 노래지는 길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교 가까운 구간은 은행나무가 가장 촘촘하게 겹치는 곳으로 소개된다. 길 양쪽에서 뻗은 가지가 위에서 만나 하늘이 거의 보이지 않고, 볕이 좋은 날에는 잎 사이로 들어온 빛이 길 전체를 노랗게 비춘다. 바닥에 떨어진 잎까지 쌓이면 위아래가 같은 색으로 채워진다.

길 옆 백곡천 쪽으로 눈을 돌리면 풍경이 달라진다. 천변에는 갈대가 자라고 키 큰 미루나무가 군데군데 서 있어, 노란 은행잎과 빛바랜 갈대, 물빛이 한 화면에 담긴다. 터널 안을 걷다가 천변이 트인 지점에서 멈추면 길과 하천을 함께 볼 수 있다.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장관교 쪽에서 걷기 시작하면 백곡교에 가까워질수록 가지가 더 많이 겹쳐 노란 지붕이 짙어진다. 처음에는 가지 사이로 하늘이 드문드문 보이다가 터널 한가운데에 이르면 머리 위가 온통 노란색으로 바뀐다. 왕복하는 길이라 갈 때는 터널을, 돌아올 때는 천변 쪽 풍경을 중심으로 보면 같은 길을 두 번 걸어도 지루하지 않다.

은행나무길은 백곡천을 따라 백곡저수지로 가는 길목에 있다. 백곡저수지는 진천읍 건송리·장관리와 백곡면 석현리에 걸친 농업용 저수지로, 저수지 둘레에도 산책로가 나 있어 은행나무길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저수지까지 함께 둘러보면 천변의 노란 터널과 넓은 수면을 한나절 안에 모두 볼 수 있다. 터널 구간은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고, 저수지에서는 물가 산책로를 따라 시야가 트인 풍경을 보는 식으로 나누면 걷는 거리가 늘어나도 지치지 않는다.

한 시간 걷기와 찾아가는 길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은행잎은 빛을 받을 때 색이 가장 밝게 드러난다. 해가 높이 뜬 낮에는 잎 사이로 볕이 들어 터널 안이 환해지고, 해가 기울면 천변 갈대 쪽으로 낮은 빛이 비쳐 노란색과 갈색이 함께 짙어진다. 걷는 시간을 정할 때 이 차이를 생각하면 같은 길에서도 원하는 풍경을 고를 수 있다.

은행나무길은 입장료를 받는 관광시설이 아니라 천변을 따라 난 길이다. 장관리 쪽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백곡교 가까운 구간을 중심으로 천천히 왕복하면 한 시간 안팎이면 충분하다. 사진을 찍으며 걷더라도 긴 오르막이 없어 걷는 부담이 적다.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백곡천 산책길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다만 길 폭이 자동차 한 대 너비라 차와 사람이 같은 길을 쓴다. 차는 길 위가 아니라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세우고, 걷는 동안에는 뒤에서 오는 차가 있으면 가장자리로 비켜 주며 이동하면 된다.

절정 시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진천군 기록에는 11월 초 비바람이 지나간 뒤 잎이 빠르게 떨어진 해도 있었다. 올해도 예년처럼 10월 마지막 주에 물든다면 그 주가 노란 터널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때다. 비 소식이 있다면 그 전에 다녀오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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