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의 낙동강 위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가 물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월영교다. 길이 387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로 알려져 있고, 다리 한가운데에는 팔각 지붕을 얹은 정자 월영정이 서 있다.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 전용 다리라 강 한복판까지 천천히 걸어 들어갈 수 있다.
가을이면 이 다리 양옆 강변이 노랗게 바뀐다. 낙동강을 따라 은행나무가 줄지어 선 산책로가 있고, 그 사이사이 붉은 단풍이 섞여 강물 위에 그대로 비친다. 안동시는 월영교 주변 단풍이 예년 기준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가장 짙어진다고 안내해 왔다. 나무다리와 은행잎, 물에 비친 숲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때가 바로 이맘때다.
다리 위에서 보는 강과 은행나무
월영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월영교 위에서는 어느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 강폭이 넓게 열린 물길 양쪽으로 노란 은행나무와 붉은 활엽수가 띠처럼 이어진다. 물결이 잔잔한 날에는 강가의 가을색이 수면에 겹쳐 비쳐, 위아래로 두 겹의 숲이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다리 중간의 월영정은 걷다가 쉬어 가기 좋은 자리다. 정자 안에서 강 양쪽을 번갈아 내다볼 수 있고, 다리가 강 위로 길게 뻗어 나간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정자 기둥 사이로 은행나무 강변을 넣으면 정자와 단풍을 한 장에 함께 담을 수 있다.
월영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다리 모양에는 사연이 있다. 1998년 안동 정상동의 옛 무덤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아내가 쓴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을 섞어 삼은 미투리가 함께 나왔다. 월영교는 이 미투리 모양을 본떠 설계됐다. 400여 년 전 부부의 이야기를 알고 건너면 다리 위 풍경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강변 은행나무길을 따라 걷기
월영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다리를 건넌 뒤에는 강변 산책로로 내려가 보는 것이 좋다. 은행나무길은 낙동강 물길을 따라 이어지고, 길가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어 앉아서 강과 다리를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던 풍경을 이번에는 강가에서 올려다보게 된다.
강가에서는 노란 은행잎 사이로 나무다리가 가로놓인 모습이 보인다. 바람이 약한 날에는 수면이 고요해져 다리와 단풍이 물에 또렷하게 비친다. 노란 잎과 붉은 잎이 섞인 구간에서는 몇 걸음마다 두 색의 비율이 달라져, 짧은 길을 걸어도 풍경이 단조롭지 않다. 은행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산책로 바닥까지 노랗게 덮여 걷는 길 자체가 볼거리가 된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월영교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
산책로는 대부분 평지라 걷는 부담이 적다. 다리를 한 번 왕복하면 약 800m로, 월영정에서 잠시 쉬어 가도 20~30분이면 된다. 여기에 강변 은행나무길을 짧게 걷는 시간까지 더해 전체 1시간 정도를 잡으면 알맞다.
밤에는 다리에 경관 조명이 켜져 낮과 다른 분위기를 낸다. 다리 난간에서 물줄기를 뿜는 분수는 봄부터 10월까지 주말을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다리 근처에는 안동민속박물관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내비게이션에 월영교나 안동시 상아동 569를 입력하면 다리 입구로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은 안동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월영교 인근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단풍이 짙어지는 주말에는 오가는 사람이 늘어나므로 이른 시간에 도착하면 한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