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m 안에 아홉 굽이가 이어지는 단풍 계곡이에요"... 입장료 없이 돌다리 건너며 걷는 트레킹 코스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경상북도 영주시 소백산 자락의 초암사 앞에서 시작된 계곡물은 바위 사이를 굽이굽이 돌아 배점리 쪽으로 흘러내린다. 이 물길에서 경치가 빼어난 아홉 곳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 죽계구곡이다. 죽계는 대나무 죽(竹) 자에 시내 계(溪) 자를 쓴 이름이고, 구곡은 아홉 굽이를 뜻한다. 초암사 앞 넓은 바위인 금당반석이 1곡이고, 아래로 내려가며 이어지는 굽이가 약 2km 안에 9곡까지 모여 있다.

이 계곡에는 퇴계 이황이 물 흐르는 소리를 노래에 빗대며 굽이마다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을 기록에는 조선 영조 때 순흥부사 신필하가 처음 이름을 정했다고 남아 있어, 오랫동안 선비들이 즐겨 찾던 계곡이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가을이면 계곡을 덮은 나무가 붉고 노랗게 물들고, 바위 사이에 고인 맑은 물에 그 빛이 그대로 비친다.

굽이마다 물에 비치는 단풍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계곡은 폭이 넓지 않고 바위와 물웅덩이가 번갈아 나타난다. 물살이 바위를 타고 넘는 곳에서는 하얀 물보라가 일고, 물이 잠시 머무는 웅덩이에서는 수면이 잔잔해져 머리 위 단풍나무가 거꾸로 비친다. 걷는 동안 이 두 모습이 여러 번 바뀌어 같은 계곡이라도 굽이마다 풍경이 다르다.

길 중간중간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흐르는 물과 물 위에 내려앉은 단풍잎을 가까이 내려다볼 수 있다. 계곡 양쪽을 오가며 걷게 되므로 한쪽에서만 보던 바위도 다른 방향에서 다시 보인다.

길 끝의 1곡 금당반석은 넓은 바위가 계곡 바닥을 평평하게 덮은 곳이다. 그 위로 얇게 흐르는 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바로 위에 자리한 초암사와 함께 구곡길의 마지막 장면을 이룬다. 절 앞에서 돌아서면 지나온 계곡이 나무 사이로 길게 이어지고, 걸어 올라올 때 등 뒤에 있던 단풍을 이번에는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단풍이 가장 짙어지는 때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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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발표한 올해 단풍 절정 예측에 따르면 전국 산지 단풍은 10월 하순 절정에 이른다. 설악산은 10월 20일, 같은 백두대간에 있는 속리산은 10월 28일로 예측됐다. 소백산 자락의 죽계구곡도 이 무렵 계곡 주변 나무가 짙게 물들 것으로 보여, 10월 하순이 단풍과 물빛을 함께 보기 좋은 때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걷기는 배점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배점에서 초암사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약 3.3km 길은 소백산자락길 1자락의 일부로, 구곡길이라고도 부른다. 길은 계곡에 바짝 붙었다가 조금 떨어지기를 되풀이해 물소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진다. 편도 50분 정도 걸리고 왕복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이라 돌아올 때는 내리막을 따라 편하게 내려온다.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죽계구곡 / 한국관광공사-앙지뉴 필름

계곡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차는 배점리 주차장이나 초암사 주변 주차장에 세울 수 있다. 초암사 쪽에 차를 두면 1곡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굽이를 차례로 볼 수도 있다. 물기가 남은 바위와 돌다리는 미끄러우므로 바닥이 단단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죽계구곡을 지난 물은 아래로 흘러 순흥의 소수서원 앞을 지난다.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 시절 나라에 청해 이름을 받은 서원이어서, 구곡길을 걸은 뒤 들르면 계곡에 얽힌 선비 이야기를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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