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처마 위로 높이 26m 은행나무가 솟아 있어요"... 예년 11월 초 노랗게 물드는 옛 학당 산책 명소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 경내에는 은행나무 노거수 네 그루가 서 있다. 그중 명륜당 앞뜰을 지키는 나무는 높이 26m, 둘레 약 12m에 이르고 수령은 약 500년으로 소개된다. 1519년 중종 때 성균관 책임자였던 대사성 윤탁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공식 명칭은 서울 문묘 은행나무다.

성균관은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으로, 공자와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들이 공부하던 명륜당이 한 경내에 있다. 지금도 해마다 봄과 가을에 공자에게 올리는 제례인 석전대제를 이곳에서 지낸다. 가을에는 은행잎이 노랗게 바뀌면서 짙은 기와지붕 위로 노란 가지가 넓게 펼쳐진다. 도심 한가운데서 수백 년 된 나무와 한옥 건물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명륜당 앞뜰과 대성전 뒤편에서 보는 은행나무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성균관은 제사 공간인 대성전 영역과 강학 공간인 명륜당 영역이 앞뒤로 이어지는 구조다. 명륜당 앞의 은행나무는 건물 지붕보다 훨씬 높이 솟아 있어, 앞뜰 끝에 서면 나무 전체와 건물을 함께 볼 수 있다. 가지가 마당 위를 넓게 덮고 있어 나무 아래에 들어서면 머리 위가 온통 잎으로 가려진다.

명륜당은 유생들이 모여 강의를 듣던 건물로, 가운데 넓은 대청을 두고 양옆에 방을 붙인 형태다. 앞뜰 양쪽으로는 유생들이 머물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길게 늘어서 있다. 낮은 한옥 건물이 마당을 둘러싸고 있어 은행나무의 높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성균관 / 한국관광공사-박성근

대성전 뒤편으로 가면 처마와 담장이 은행나무를 둘러싸는 자리가 있다. 처마 끝선과 담장 기와 사이로 노란 수관이 들어와 나무를 액자처럼 잘라 보여 준다. 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담기 어려운 크기인 만큼, 건물 일부를 앞에 두고 가지만 담아도 한옥과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사진이 된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앞뜰 바닥과 기와지붕 위에도 은행잎이 내려앉는다. 서 있는 나무의 노란빛과 마당에 깔린 잎이 함께 보이는 시기다.

노랗게 물드는 시기

역사와 함께 깊어진 가을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역사와 함께 깊어진 가을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예년 현장 기록을 보면 이곳 은행나무는 11월 3일 무렵 가장 짙은 노란빛을 띠었고,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가 둘러보기 좋은 때로 꼽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라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노랗게 물든 나무를 볼 수 있다.

단풍 시기는 기온에 따라 해마다 며칠씩 당겨지거나 늦어진다. 은행나무는 잎이 한꺼번에 물들었다가 짧은 기간에 떨어지는 편이라, 가장 짙은 노란빛을 놓치면 다음 해를 기다려야 한다. 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보려면 11월 중순을 넘기지 않는 편이 낫다.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성균관대학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성균관대학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성균관은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정문 바로 옆에 있다. 정문 앞에서 오른쪽 경내로 들어서면 된다. 명륜당 앞뜰과 대성전 뒤편을 차례로 걷는 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하고, 사진을 여러 장 남기려면 1시간가량 잡으면 된다. 경내는 넓지 않아 오래 걷지 않고도 주요 건물과 은행나무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성균관대 방향으로 마을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갈 수 있다. 대학로와 가까워 은행나무를 본 뒤 주변 거리를 함께 걷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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