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보관통 속 된장 윗면에 얇은 흰 막이 한쪽으로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담가 둔 된장이나 고추장을 한참 꺼내지 않다가 뚜껑을 열어 보면 표면이 하얗게 덮여 있는 때가 있다. 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얇게 깔려 있기도 하고 꽃이 핀 것처럼 동그랗게 번져 있기도 해서, 멀쩡해 보이는 아래쪽까지 숟가락을 넣기가 꺼려진다.
이럴 때 대부분은 곰팡이가 슬었다고 생각해 통째로 들어다 버린다. 장 한 통을 담그려면 재료값도 들고 익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윗면 한 겹 때문에 아래 멀쩡한 장까지 같이 버리게 되니 아깝기만 하다.
그런데 장 표면에 생기는 흰 막은 곰팡이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마지라고 부르는 효모가 공기와 닿는 자리에 올라온 것이라서, 그 부분만 걷어내고 통 테두리를 닦아 두면 남은 장을 그대로 다 쓸 수 있다.
공기와 닿는 윗면에만 하얗게 막이 생기는 이유
뚜껑을 연 된장 통의 평평한 윗면에만 얇은 흰 막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된장과 고추장, 간장은 담근 뒤에도 발효가 계속 이어지는 음식이다. 통 안에서 장이 익는 동안 공기와 맞닿는 윗면에는 산소가 있어야 자라는 효모가 모이는데, 이 효모가 늘어나면서 얇고 흰 막을 만든다. 이것이 골마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골마지는 공기와 닿는 자리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늘 윗면에, 그것도 종이 한 장처럼 얇게 깔린다. 통을 자주 열어 공기가 들어갔을 때,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을 때, 장을 퍼내고 윗면이 울퉁불퉁하게 남았을 때 더 잘 생긴다.
구분은 색으로 한다. 골마지는 흰색이거나 누르스름한 빛이 도는 얇은 막이고, 독소를 만드는 곰팡이는 푸른색이나 검은색을 띠며 솜털처럼 보송하게 부풀어 오른다. 흰 막이면 걷어내고 쓰면 되지만 푸르거나 검은 것이 보이면 그 자리를 넉넉하게 파내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된장 고추장 윗면에 핀 흰 막 걷어내는 방법
마른 숟가락과 키친타월, 굵은소금을 된장 통 옆에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른 숟가락이나 주걱, 마른 키친타월, 굵은소금, 비닐랩을 준비한다. 숟가락은 물기가 없는 것을 써야 하는데, 장에 물이 들어가면 묽어지면서 막이 다시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양이 많은 통이라면 손잡이가 긴 주걱이 쓰기 편하다.
흰 막은 윗면만 살살 긁어내지 않고, 막이 덮여 있던 자리 아래로 1센티미터쯤까지 함께 떠낸다. 막이 닿았던 부분은 맛이 조금 달라져 있어 같이 걷어내는 쪽이 낫다. 떠낸 장은 따로 모아 버리고, 숟가락은 그때마다 마른 티슈로 닦아 가며 쓴다.
마른 숟가락으로 된장 윗면을 얕게 떠내는 손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다음 통 테두리와 뚜껑 안쪽을 닦는다. 장을 퍼내면서 묻은 것이 테두리에 남아 있으면 그 자리에서 또 막이 올라오기 때문인데, 키친타월을 접어 테두리를 한 바퀴 닦아 내고 뚜껑 안쪽에 붙은 것까지 지운다. 물수건을 썼다면 마른 티슈로 한 번 더 닦아 물기를 없앤다.
남은 장은 주걱으로 윗면을 눌러 평평하게 만든다. 평평해진 윗면에 굵은소금을 하얗게 비칠 정도로 얇게 뿌리거나, 비닐랩을 장에 바로 닿게 밀착시켜 덮고 그 위에 뚜껑을 꼭 닫는다. 윗면이 고르게 눌려 있으면 다음에 열어 볼 때 막이 훨씬 덜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평평하게 누른 된장 윗면에 비닐랩을 밀착시켜 덮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흰 막이 윗면을 넓게 덮고 두껍게 일어났다면 아래쪽 장까지 맛이 변했을 수 있으니, 걷어낸 뒤 냄새와 맛을 보고 평소와 다르면 먹지 않는다. 걷어내고 남은 장은 생으로 쓰기보다 찌개나 조림처럼 끓여 먹는 음식에 쓰는 것이 좋고, 한 달에 한 번쯤 뚜껑을 열어 윗면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걷어낼 양도 적어진다.
흰 것이 보이면 버리기 전에 색부터 확인하고 그 부분만 걷어내 보길 권한다. 장 한 통을 끝까지 챙겨 쓰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국과 찌개의 맛을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