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닭볶음탕 끓일 때 '이것' 넣으면 칼칼한게 대박입니다


묵은지와 감자를 넣고 끓인 닭볶음탕이 한국 가정의 냄비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묵은지와 감자를 넣고 끓인 닭볶음탕이 한국 가정의 냄비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날이 쌀쌀해지면 닭볶음탕을 끓이는 집이 많다. 토막닭 한 봉지에 감자와 양파를 넣고 고춧가루와 간장으로 양념해 푹 끓이면 그것으로 한 끼가 되니,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데다 식구들도 좋아해 자주 끓이는 메뉴다.

그런데 몇 번 끓여 먹다 보면 어딘가 맛이 단조롭게 느껴지는 때가 온다. 양념이 매콤하고 달기는 한데 그 뒤에 남는 맛이 없어서, 고춧가루를 더 넣어 보거나 간장을 한 숟갈 더 넣어 봐도 짜고 달아지기만 하고 원하던 맛은 나지 않는다.

이럴 때 냉장고에 오래 둔 묵은지를 꺼내 같이 끓이면 국물 맛의 결이 달라진다. 토막닭 1kg에 묵은지 1/4포기 정도만 넣고 함께 푹 끓이면, 평범했던 양념이 칼칼하고 시큼한 감칠맛으로 바뀌어 밥을 더 먹게 된다.

양념을 더 넣어도 닭볶음탕 맛이 단조로운 이유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닭볶음탕 국물을 국자로 떠 보이는 조리 장면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닭볶음탕 국물을 국자로 떠 보이는 조리 장면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닭볶음탕 양념은 고춧가루와 간장, 설탕이 뼈대라서 맵고 짜고 단 세 가지 맛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셋은 세기만 겨루는 맛이라 양을 늘려도 맛의 폭이 넓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닭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만큼 진한 맛이 나지 않아 국물 맛을 거의 양념이 혼자 떠안게 되니, 간을 세게 하면 처음 한 술만 그럴듯하고 몇 술 뜨고 나면 금방 물린다.

묵은지는 김장 김치를 몇 달 이상 익힌 것이라 신맛이 깊고, 그 신맛 안에 짠맛과 감칠맛이 같이 들어 있다. 끓이면 이 맛이 국물로 빠져나오면서 양념의 매운맛과 단맛 사이에 비어 있던 자리를 메우는데, 기름기가 도는 닭 국물이 그 신맛 덕에 한결 산뜻하게 넘어간다. 그래서 양념을 더 넣는 쪽이 아니라 묵은지를 넣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닭볶음탕에 묵은지 넣어 칼칼하게 끓이는 방법

양념소를 가볍게 털어 낸 묵은지 한 켜를 도마 위에서 손질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양념소를 가볍게 털어 낸 묵은지 한 켜를 도마 위에서 손질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토막닭 1kg을 기준으로 묵은지는 1/4포기, 신맛을 더 내고 싶으면 1/3포기까지 넣는다. 냉장고에서 꺼낸 묵은지는 겉에 묻은 양념소를 손으로 가볍게 털어 내는데, 양념소를 그대로 넣으면 국물이 지나치게 시고 짜져 나중에 간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양념소를 털어 낸 묵은지는 씻지 않고 그대로 3~4cm 폭으로 썰어 둔다. 포기째 넣으면 가운데까지 양념이 배지 않고 먹을 때 가위질을 해야 하니, 먹기 좋은 크기로 미리 썰어 두는 편이 낫다. 닭은 찬물에 한 번 씻어 핏물을 빼고 물기를 털어 둔다.

3~4cm 폭으로 썬 묵은지와 물기를 뺀 토막닭을 조리 전에 나란히 준비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3~4cm 폭으로 썬 묵은지와 물기를 뺀 토막닭을 조리 전에 나란히 준비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에 닭을 넣고 고춧가루와 간장, 다진 마늘로 만든 양념을 넣은 다음 물을 닭이 반쯤 잠길 만큼 붓고 센 불로 끓인다. 양념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썰어 둔 묵은지를 넣고, 불을 중간으로 줄여 20~30분 푹 끓인다. 묵은지는 이때 넣어야 질긴 기가 풀리면서 국물에 맛이 섞인다.

끓기 시작한 닭볶음탕 냄비에 썬 묵은지를 넣는 순간을 담았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기 시작한 닭볶음탕 냄비에 썬 묵은지를 넣는 순간을 담았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를 같이 먹으려면 묵은지를 넣고 10분쯤 지난 뒤에 넣으면 알맞게 익는다. 국물 색이 짙어지고 묵은지 흰 줄기가 투명하게 변하면 다 끓은 것이다. 마지막에 국물을 한 술 떠 맛을 보고, 너무 시면 설탕을 조금 넣고 짜면 물을 반 컵쯤 더해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담근 지 얼마 안 된 김치나 겉절이는 신맛이 얕아 이 방법에는 쓰지 않는다. 신맛이 자리를 잡은 묵은지여야 끓인 뒤에도 국물에 맛이 남는다. 묵은지가 지나치게 익어 군내가 난다면 썰어 둔 것을 찬물에 한 번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짜서 넣으면 된다.

닭볶음탕이 늘 비슷한 맛이라 손이 덜 가게 됐다면 다음에는 묵은지를 넣어 끓여 보길 권한다. 냉장고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묵은지 한 켜가 늘 먹던 국물을 다른 음식처럼 바꿔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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