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강 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단양읍 상진리 강변에서 시작하는 길은 땅을 밟고 가지 않는다. 남한강 암벽 중간에 받침대를 박고 그 위에 나무 데크와 철제 격자를 번갈아 얹어 1.12km를 이어 놓았다. 격자가 깔린 구간에 올라서면 발밑으로 강물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길은 적성면 애곡리까지 이어지고, 편도로 20~30분이면 끝까지 걷는다. 오르내리는 계단이 거의 없어 걸음이 느려도 부담이 적다. 강 쪽으로 시야가 완전히 터져 있어 몇 걸음마다 물줄기가 휘는 모양과 건너편 산의 각도가 달라진다.
발밑으로 강이 보이는 철망 구간
단양강 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잔도는 절벽에 선반처럼 매달아 낸 길을 뜻한다. 이 길도 바위를 깎아 내는 대신 암벽에 구조물을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걷는 동안 한쪽은 계속 바위면이고 다른 한쪽은 강으로 열려 있다. 폭이 넓지 않아 두 사람이 나란히 서면 꽉 차는 구간도 있다.
데크 바로 옆은 손을 뻗으면 닿는 암벽이다. 결이 갈라진 바위면이 길 전체를 따라붙고, 그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강 쪽으로 기울어 자란다. 머리 위로는 절벽이 그대로 솟아 있어 하늘이 좁게 보이는 구간도 있다.
단양강 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철제 격자 구간에서는 수면이 바로 아래에 보인다. 물 높이와 걷는 높이가 멀지 않아 강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보다 강 옆을 지나가는 느낌에 가깝다. 바람이 불면 수면에 비친 암벽 그림자가 흔들리는 모습까지 눈에 들어온다.
강 건너편으로는 단양 읍내와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보인다. 길 중간중간 폭을 넓힌 자리가 있어 걸음을 멈추고 협곡 전체를 둘러보기 좋다.
절벽 단풍이 가장 붉어지는 때
단양강 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양옆 절벽에 붙은 나무들이 물들면 암벽의 회색, 강의 푸른색, 단풍의 붉은색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길이 강을 따라 휘어지는 구조라 앞쪽 절벽의 단풍과 뒤편 산의 색이 겹쳐 보이는 지점도 생긴다.
읍내 강변에서 출발해 길이 점점 산 쪽으로 파고드는 구조라, 처음에는 건물과 다리가 함께 보이다가 뒤로 갈수록 숲과 암벽만 남는다. 1km 남짓한 거리 안에서 도심 강변과 협곡이 차례로 바뀌는 셈이다.
산림청이 내놓은 올해 단풍 예측을 보면 충북 소백산의 단풍나무류 절정은 10월 20일, 속리산은 10월 28일로 예상됐다. 단양강 일대도 이 사이 시기에 색이 가장 진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절정 시점은 기온에 따라 며칠씩 움직이므로 10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를 넉넉하게 보는 편이 낫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단양강 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입장료는 없다. 운영 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다. 조명은 밤 11시까지 켜 두기 때문에 해가 지고 난 뒤 불 켜진 데크가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걷기 편한 신발만 있으면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 길이 갈라지는 구간이 없어 한쪽 끝까지 간 뒤 같은 길로 되돌아오면 되고, 왕복으로 걸어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출발 지점에 돌아온다.
차로 올 경우 상진리 하상주차장을 무료로 쓸 수 있고, 여기서 잔도 입구까지 바로 연결된다. 시간이 남으면 근처 만천하스카이워크까지 둘러보는 반나절 일정으로 꾸릴 수 있다. 잔도 끝과 스카이워크가 멀지 않아 이동 부담이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