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 면을 안으로 뒤집은 베이지색 면 에코백이 흰 세탁망 옆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장 보러 나갈 때마다 챙기게 되는 에코백은 몇 달만 들고 다녀도 손잡이가 거뭇해지고 바닥에는 국물이나 흙이 튄 자국이 남는다. 접어서 가방 안에 넣고 다니다가 꺼내 쓰다 보니 구김도 그대로 잡혀 있어서, 계산대 앞에서 꺼내 펼칠 때마다 한 번쯤 빨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른 빨래와 함께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꺼내 보면 가방이 처음보다 한 뼘쯤 줄어 있고 앞면에 찍힌 글씨나 그림에는 실금이 가 있다. 한두 번 더 빨면 그 금이 벌어져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고, 튼튼하던 면 가방이 결국 쓰기 애매한 물건이 되어 버린다.
에코백은 천이 두꺼워 아무렇게나 빨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물 온도와 세탁 방식만 바꿔도 모양을 그대로 두고 오래 쓸 수 있다. 프린트가 있는 겉면을 안으로 뒤집어 세탁망에 넣고, 30도 이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소량 풀어 담가 두는 방법이다.
드럼에 갈리고 뜨거운 물에 줄어드는 에코백 프린트
에코백의 프린트 면이 안쪽으로 향하도록 뒤집어 세탁망에 넣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에코백에 찍힌 글씨나 그림은 천 속까지 물든 것이 아니라 표면에 얇은 막처럼 얹혀 굳어 있는 상태다. 잉크가 마르면서 만들어진 이 막은 천처럼 늘어나거나 접히지 못해서, 세게 문질리거나 심하게 구겨지면 그 자리부터 금이 가고 조금씩 떨어져 나간다.
세탁기 표준 코스는 이 막이 견디기 어려운 조건이다. 드럼이 돌아가는 내내 가방이 다른 빨래와 뒤엉켜 부딪히면서 앞면이 통째로 문질러지고, 물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면섬유가 수축하면서 가방 자체가 한 치수 작아진다. 강한 탈수까지 거치면 프린트가 접힌 채로 눌려 금이 더 벌어진다.
손이 대야 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손세탁이라도 물이 뜨거우면 천이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온도를 낮추는 일과 마찰을 줄이는 일을 같이 해야 한다. 겉면을 안으로 뒤집어 세탁망에 넣으면 프린트가 천 안쪽에 갇혀 무엇에도 닿지 않고, 물 온도를 30도 아래로 맞추면 면이 줄어들 일이 없다.
에코백 프린트 갈라지지 않게 세탁하는 방법
30도 이하의 물을 받은 흰 대야에 뒤집은 에코백을 펼쳐 담가 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가방을 뒤집어 프린트가 있는 면이 안으로 들어가게 하고, 주머니나 안감이 있으면 그 속에 든 영수증과 부스러기를 털어 낸 다음 세탁망에 넣는다. 대야에는 손등을 넣었을 때 미지근하다고 느껴지는 30도 이하의 물을 받고, 울 전용 세제 같은 중성세제를 한두 방울 풀어 잘 섞어 준다.
그 물에 가방을 펼쳐 넣고 10분에서 15분 정도 그대로 담가 둔다. 이때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은데, 담가 두는 동안 손잡이와 바닥에 스며 있던 때가 저절로 풀려 나오기 때문에 나중에 힘을 줄 일이 줄어든다. 물이 뿌옇게 흐려지면 때가 빠지고 있다는 표시다.
시간이 지나면 손잡이처럼 유난히 검은 부분만 손가락이나 부드러운 솔로 가볍게 문지른다. 표백제는 쓰지 않는다. 천이 얇아지고 색이 얼룩덜룩하게 빠진다. 헹굼은 물을 두세 번 갈아 가며 하고, 천을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으면 세제가 다 빠진 것이다.
깨끗한 대야 안에서 손가락으로 에코백 손잡이의 한 부분을 가볍게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를 쓸 수밖에 없다면 세탁망에 넣은 채로 찬물에 울 코스를 고르고 탈수는 약하게 1분 안쪽으로만 돌린다. 손세탁했을 때는 비틀어 짜지 말고 마른 수건 위에 펼쳐 놓고 돌돌 말아 물기를 뺀 다음, 손으로 네 귀퉁이를 잡아당겨 모양을 바로잡고 그늘에 널어 말린다. 햇볕이 직접 닿으면 색이 바랜다.
마른 흰 수건 위에 에코백을 펼쳐 물기를 빼기 위해 돌돌 말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마른 뒤 구김이 심하면 얇은 천을 한 장 덮고 중온으로 다리되, 프린트가 있는 자리에는 다리미를 대지 않는다. 건조기도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에코백은 자주 빨수록 빨리 상하니 눈에 띄는 얼룩이 생겼을 때나 계절이 바뀔 때 한 번씩만 빨아도 충분하다.
식재료를 담는 가방인 만큼 한 번씩은 빨아 써야 하는데, 빨기 전에 뒤집어 세탁망에 넣는 몇 초만 들이면 프린트가 그대로 남은 가방을 훨씬 오래 들고 다닐 수 있으니 다음 세탁부터 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