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남은 쌈장, 라면 끓일 때 '이렇게' 써보세요"…이 조합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붉은 라면 국물 냄비 옆에 쌈장 한 스푼을 담은 밥숟가락을 놓은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붉은 라면 국물 냄비 옆에 쌈장 한 스푼을 담은 밥숟가락을 놓은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밤늦게 라면 한 봉지를 끓여 상에 올려놓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는데 생각보다 맹한 날이 있다. 봉지에 적힌 물 양을 그대로 지켰는데도 국물이 어딘가 밋밋해서, 면만 건져 먹고 국물은 반 이상 남긴 채 그대로 버리게 된다.

그래서 계란을 풀거나 대파를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한 숟갈 더 뿌려 보기도 한다. 매운맛은 확실히 올라오고 국물도 조금 진해 보이지만 정작 아쉬웠던 구수한 맛은 잘 채워지지 않아서, 다음번에는 스프를 반 봉지 더 넣는 쪽으로 가게 되고 그러면 짜기만 해진다.

냉장고 문칸에 있는 쌈장을 한 스푼 넣으면 이 아쉬움이 메워진다. 상추에 고기 얹을 때만 꺼내던 쌈장인데, 끓는 라면 국물에 풀어 놓으면 육수를 따로 내지 않았는데도 고깃국 비슷한 구수한 맛이 돈다.

라면 스프만으로는 나지 않는 구수한 국물 맛

끓는 붉은 라면 국물에 쌈장을 풀기 전 냄비와 쌈장 숟가락을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붉은 라면 국물에 쌈장을 풀기 전 냄비와 쌈장 숟가락을 가까이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라면 스프는 짠맛과 매운맛이 앞에 서 있는 양념이라서, 물에 풀면 간은 바로 맞지만 혀에 오래 남는 구수한 맛은 두껍게 깔리지 않는다. 그래서 첫 숟갈은 괜찮다가 두세 숟갈 넘어가면 국물이 얇게 느껴지고, 면을 다 먹고 나면 국물을 더 떠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여기에 계란이나 대파를 넣어도 국물이 얇게 느껴지는 것은 그대로다. 계란은 국물을 흐리게 만들면서 맛을 부드럽게 눌러 주는 쪽이고 대파는 향을 얹는 쪽이라, 둘 다 없던 맛을 새로 만들어 넣지는 못하기 때문인데 정작 부족한 것은 오래 끓인 국물에서 나오는 진한 감칠맛이다.

쌈장은 그 감칠맛을 이미 품고 있는 양념이다. 된장과 고추장을 섞고 거기에 마늘과 양파, 참기름을 더해 만든 것이라, 콩을 발효시키는 동안 생긴 구수한 맛과 고추장의 은근한 단맛, 마늘과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한 스푼 안에 같이 들어 있다. 그래서 라면 국물에 풀면 맛의 방향이 고기를 넣고 끓인 국물 쪽으로 옮겨 가고, 이렇게 끓여 먹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쌈장 맛을 넣은 라면이 제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라면 국물에 쌈장 풀어 구수한 맛 내는 방법

국자에 뜬 라면 국물 안에서 쌈장을 고르게 갠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자에 뜬 라면 국물 안에서 쌈장을 고르게 갠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쌈장 한 스푼뿐이다. 라면 한 개에 밥숟갈로 하나 정도가 기준인데, 쌈장에도 소금 간이 되어 있어서 스프와 짠맛이 겹치니 처음에는 반 스푼부터 넣는 것이 안전하다. 넣어 보고 싱겁다 싶으면 그때 조금 더 보태면 되고, 이미 짜진 국물은 물을 부어도 맛이 흐려지기만 한다.

넣는 때는 스프를 풀고 국물이 한 번 끓어오른 다음이다. 물이 끓기 전에 넣으면 쌈장 덩어리가 냄비 바닥에 가라앉아 그대로 눌어붙는데, 국물이 팔팔 끓을 때 넣으면 훨씬 잘 풀어진다. 국자에 국물을 한 번 떠서 그 안에서 쌈장을 개어 놓고 냄비에 부으면 덩어리가 남지 않는다.

부은 다음에는 국자로 냄비를 한 바퀴 저어 준다. 국물 색이 붉은빛에서 살짝 탁한 갈색으로 돌아서고 국자로 떠 올렸을 때 덩어리 없이 매끈하게 흐르면 다 풀린 것이다. 이 상태에서 면을 넣고 봉지에 적힌 시간대로 끓이면 되는데, 면이 익는 동안 국물이 졸아 간이 조금 더 세지니 간은 불을 끄기 직전에 보는 것이 좋다.

쌈장이 풀려 붉은 갈색을 띠는 라면 국물을 국자로 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쌈장이 풀려 붉은 갈색을 띠는 라면 국물을 국자로 저어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어울리는 라면과 그렇지 않은 라면은 갈린다. 소고기나 고추장 맛을 앞세운 붉은 국물 라면에는 잘 맞고, 여기에 대파를 썰어 넣으면 구수한 맛이 한결 도드라진다. 반대로 해물 맛을 살린 라면이나 하얀 국물 라면은 원래 맛이 가려지니 쌈장을 넣지 않는 편이 낫고, 국물 없이 비벼 먹는 볶음면에는 짠맛만 세져서 맞지 않는다.

대파를 올린 붉은 국물 라면 한 그릇과 남은 쌈장을 담은 작은 종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대파를 올린 붉은 국물 라면 한 그릇과 남은 쌈장을 담은 작은 종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쌈장은 한번 뚜껑을 열면 냉장고에서 오래 남아 있기 쉬운 양념이니, 다음에 라면을 끓일 때 반 스푼만 덜어 넣어 보길 권한다. 국물까지 비우고 그릇을 내려놓게 되면 매번 반 그릇씩 버리던 국물을 아깝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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