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울산광역시 동구 등대길이 끝나는 곳에 대왕암공원 입구가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길 양옆이 먼저 소나무로 채워진다. 해송 약 1만5천 그루가 자라고 그 사이에 수령 100년 안팎 곰솔이 섞여 있어 한낮에도 산책로에 볕이 잘 들지 않는다. 9월 중순을 넘기면 이 그늘진 솔숲 바닥이 붉게 바뀐다.
잎 없이 꽃대만 올라오는 꽃무릇이 1만2천㎡ 남짓한 숲 바닥에 한꺼번에 피기 때문이다. 붉게 올라 있는 기간은 열흘 안팎으로 짧고, 올해는 추석이 9월 25일이라 연휴 앞뒤가 그 시기와 겹친다. 솔숲을 지나면 길은 곧바로 바다로 이어져 붉은 꽃과 기암 해안을 한 번에 걷는 코스가 된다.
솔숲 바닥이 붉어지는 진입로 구간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꽃무릇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주차장에서 대왕암 쪽으로 향하는 진입로다. 곧게 자란 해송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아래로만 붉은색이 깔려서, 위는 검푸른 솔잎, 아래는 붉은 꽃으로 층이 나뉘어 보인다. 꽃무릇은 그늘을 좋아해 나무가 빽빽한 안쪽일수록 색이 진하다.
같은 숲길인데 계절마다 바닥 풍경이 달라지는 점도 이곳의 특징이다. 여름에는 맥문동이 보랏빛으로 덮고, 가을로 넘어가면서 꽃무릇이 그 자리를 넘겨받는다. 해송림 사이사이에는 벤치와 쉼터가 놓여 있어 걷다가 앉아 바다 쪽에서 올라오는 바람을 맞기 좋다.
기암 해안과 303m 출렁다리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해송림을 600m쯤 지나면 시야가 트이면서 대왕암이 나온다. 붉은빛이 도는 바위 덩어리가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있고, 그 사이를 다리로 건너 바위 끝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발아래로는 물살이 바위틈을 드나들고, 주변에는 모래 대신 몽돌이 깔린 해안이 이어진다.
대왕암에서 해안을 따라 조금 더 가면 303m 길이 해상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폭이 1.5m로 좁고 바다 위 높이가 30m 안팎이라 걸을 때마다 발판이 흔들린다. 다리 위에서는 한쪽으로 절벽과 솔숲이, 반대쪽으로 탁 트인 동해가 보인다. 통행료는 받지 않는다.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솔숲과 바다가 갈라지는 언덕에는 울기등대가 서 있다. 등대 주변 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위에 부딪힌 물이 흰 포말로 흩어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방향을 바꿔 걸을 때마다 보이는 바위 무리가 달라진다. 모래사장이 없는 해안이라 여름 해수욕장과는 분위기가 다르고, 파도가 몽돌을 굴리는 소리가 길게 남는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대왕암공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주차장에서 해송 산책로를 걸어 대왕암까지 간 뒤, 해안을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 돌아오면 한 바퀴가 된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 공원 입장료는 따로 없다.
출렁다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고 입장은 오후 5시 40분에 마감한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쉰다. 강풍·호우·태풍 특보가 내려지거나 해무가 짙게 끼면 통행을 막는다. 유모차와 휠체어, 반려동물은 다리에 올라갈 수 없어 이때는 해안 산책로로 돌아 나오면 된다.
주차 요금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적용되며 평일에는 2시간까지 무료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20분 이내 회차만 무료여서 차를 오래 세워둘 계획이면 요금이 붙는다. 울산 시내에서는 시내버스로 대왕암공원 정류장까지 이어지고, 승용차로는 공원 입구 앞 주차장까지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