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상판 위에 놓인 흰 플라스틱 수저통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꽂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거지를 끝내고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수저를 통에 그대로 꽂아 두는 일은 집집마다 날마다 되풀이된다. 하루 세 번 수저가 드나들다 보니 통 안쪽은 늘 축축한 상태로 있게 되고, 바닥에는 수저를 타고 흘러내린 물이 조금씩 모인다. 그 물이 마르기도 전에 다음 수저가 들어오니 바닥은 좀처럼 마를 틈이 없다.
그런데 설거지할 때 손이 가는 것은 수저뿐이다. 통은 늘 같은 자리에 놓여 있어 더러워졌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고, 가끔 물로 한 번 헹궈 두는 정도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다 수저를 꺼내면서 손끝에 미끈한 것이 만져지거나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면 그제야 통 바닥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럴 때 쓰는 방법이 수저통을 통째로 비운 다음 식초물이나 베이킹소다 물에 담가 두는 것이다. 부엌에 있는 재료 하나면 되고, 바닥 구석까지 닦아 완전히 말려 두면 수저를 꺼낼 때 나던 냄새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수저통 바닥에 고인 물이 시큼한 냄새를 만드는 이유
수저를 모두 꺼내고 들여다본 수저통 안쪽 바닥에 물이 얕게 고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저통 바닥에 고이는 것은 맹물이 아니다. 헹군 수저에도 밥알이나 국물 찌꺼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남아 있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세제와 물기가 같이 흘러내려 바닥에 모인다. 통 바닥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이 물이 며칠씩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데, 물기가 오래 남으면 냄새가 난다.
고인 물이 마르고 다시 젖기를 되풀이하면 바닥과 옆면 아래쪽에 미끈거리는 얇은 막이 생긴다. 이 막은 물로 헹구는 정도로는 지워지지 않는데, 물에 잘 녹지 않고 표면에 달라붙어 있어서 솔로 문질러야 떨어진다. 통을 헹궈 엎어 두었는데도 며칠 지나 다시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다면 이 막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식초는 산성이라 바닥에 굳어 붙은 자국을 불려서 떨어지기 쉽게 만들고, 베이킹소다는 물에 풀어도 고운 알갱이가 다 녹지 않고 남아 문지를 때 바닥을 부드럽게 긁어 준다. 다만 두 가지를 한 그릇에 같이 풀면 서로의 성질을 중화해 힘이 사라지니 한 번에 한 가지만 골라 쓴다. 겉만 헹구지 말고 바닥에 붙은 막을 불려서 문질러 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수저통 바닥에 낀 미끈한 때 닦는 방법
뚜껑과 칸막이, 물받이 칸까지 분리한 수저통 부품이 싱크대 위에 나란히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수저통을 통째로 비우고 바닥에 고인 물을 버린다. 안쪽에 물받이 칸이 따로 끼워져 있으면 빼내고 뚜껑과 칸막이도 전부 분리한다. 그다음 큰 대야에 따뜻한 물을 붓고 같은 양의 식초를 섞어 1대 1로 만들거나, 물 1리터에 베이킹소다를 한 큰술 풀어 준다.
분리한 수저통을 이 물에 잠기도록 넣고 30분을 그대로 둔다. 통이 커서 다 잠기지 않으면 뒤집어 가며 15분씩 나눠 담가도 된다. 30분이 지나면 주방용 솔이나 쓰던 칫솔로 바닥 네 귀퉁이와 물이 빠지는 구멍 둘레를 문지른다.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는 좁은 자리에 때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물을 채운 대야에 분리한 수저통 몸통과 뚜껑, 칸막이가 잠겨 있고 옆에 식초병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문질렀으면 흐르는 물에 헹군다. 손으로 바닥을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어야 헹굼이 끝난 것이고, 식초 냄새가 남았다면 한 번 더 헹궈 준다. 헹군 뒤에는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고 통을 엎어서 바람이 통하는 곳에 두어 완전히 말린다. 담글 때 쓰는 물은 60도 정도까지만 쓰는 것이 좋은데, 끓는 물을 부으면 플라스틱 통이 휘어질 수 있다.
한 손으로 수저통을 잡고 칫솔로 바닥 귀퉁이와 물 빠지는 구멍 둘레를 문지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렇게 씻는 일은 주 2회 정도면 충분하다. 통 바닥을 다 말리지 않은 채로 수저를 꽂으면 며칠 만에 처음 상태로 돌아가니,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담가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쓰는 편이 편하다. 바닥에 구멍이 뚫려 물이 아래로 빠지는 통풍형이나 스테인리스 망사형 수저통을 쓰면 바닥에 물이 덜 고여 손이 한결 덜 간다.
오늘 설거지를 끝내면서 수저통도 한 번 비워 담가 보길 권한다. 수저통 바닥을 닦아 두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입에 대는 물건이 하루 종일 놓여 있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