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구에는 강물이 실어 온 흙과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섬이 있다. 약 3㎢ 넓이의 을숙도로, 강 한가운데 놓인 하중도이면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철새 도래지로 이름난 곳이다.
새가 많고 물이 맑아 예부터 이름이 높았고,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에도 올라 있다. 지금은 입장료 없이 걸어 들어가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생태공원이 됐다.
그런데 이 섬이 한동안 부산의 쓰레기를 받아내던 자리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어떤 일을 거쳐 지금 모습이 됐는지, 그리고 여름에 걸을 때 무엇을 챙기면 좋은지 짚어 본다.
매립장에서 되돌아온 섬
을숙도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을숙도가 크게 달라진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바닷물이 강으로 거슬러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낙동강하구둑이 놓이면서, 섬이 둑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갈라지는 모양이 됐다.
그 뒤 남쪽 일대는 부산의 쓰레기를 묻는 매립장으로 쓰였다. 새들이 내려앉던 갈대밭 자리에 매립이 이어지면서, 철새 도래지라는 이름이 무색해진 시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매립이 끝난 뒤에는 되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흙을 덮고 물길을 다시 내고 갈대와 물풀을 심으며 습지를 복원해, 2000년대 들어 지금의 생태공원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을숙도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섬 안에 낙동강하구에코센터가 들어선 것도 이 과정에서다. 하구의 생태와 복원 과정을 보여 주는 시설로, 창가 망원경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게 해 두었다.
되돌렸다고 해서 예전 그대로가 된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망가뜨린 자리를 사람이 다시 손봐 놓은 흔치 않은 사례라, 아이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섬이다.
여름에도 걷기 좋은 여행지
을숙도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철새 도래지라는 이름값이 드러나는 때는 겨울이다. 오리와 기러기, 고니 같은 겨울 철새가 무리로 내려앉는 시기가 이곳의 절정이라, 여름에 가서 그 장면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다.
대신 여름에는 겨울과 종류가 다른 새들이 보인다. 백로와 왜가리처럼 물가에 서 있는 여름새가 눈에 띄고, 하구 모래섬 쪽에서 여름을 나며 새끼를 키우는 새들도 있다.
풍경 자체도 여름이 가장 짙게 무르익는 계절이다. 갈대와 물풀이 키를 키워 물길을 감싸고,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초록에 둘러싸인 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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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늘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트인 습지 위로 난 길이 많아 한낮에는 햇볕을 그대로 받게 되니, 이른 아침이나 해가 기운 뒤에 걷는 편이 낫다.
에코센터 안에서 더위를 피하며 쉬어 가는 방법도 있다. 다만 운영 시간과 휴관일이 정해져 있어, 실내까지 일정에 넣을 생각이라면 출발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확실하다.
물과 모자, 벌레 물림에 대비한 준비물은 챙기는 것이 좋다. 습지 주변이라 여름에는 모기와 날벌레가 있고,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면 발이 빠지는 구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