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경북 경주의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왕의 해중릉이다. 정식 이름은 경주 문무대왕릉으로, 사적 제158호로 지정된 자연 명소다. 동해안에서 약 200m 떨어진 앞바다의 바위가 그 자리로, 바다 가운데 자리한 수중릉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곳에 얽힌 이야기가 깊다.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은 죽어서도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시신을 화장해 유골을 동해 앞바다 바위에 모셨다고 전한다.
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왕암은 자연 바위를 그대로 쓰면서도, 그 안에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인공 수로를 두었다. 바닷물이 동쪽으로 들어와 서쪽으로 빠져나가게 만들어, 가운데가 늘 잔잔하게 유지되도록 한 신라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6월 중순은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서기 직전, 동해의 봄 바다와 해안 일대의 신록이 어우러지는 시기다. 맑은 날 봉길해수욕장에 서면, 푸른 바다 위로 솟은 바위 능이 또렷이 눈에 들어온다.
봉길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수중릉
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왕암을 보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앞 봉길해수욕장이다.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따라 걸으며, 약 200m 앞바다에 솟은 수중릉을 바라보는 것이 이곳을 찾는 큰 즐거움이다.
해변에서 보면 바위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그 안에 천 년이 넘는 역사와 한 왕의 유언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풍경이 다르게 다가온다.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모습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게 된다.
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른 아침 이곳은 일출 명소로도 이름 높다.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며 바위 능을 붉게 물들이는 장면은, 새해나 특별한 날 많은 이가 찾아오는 풍경이다.
다만 대왕암은 바다 가운데 있어 직접 들어갈 수는 없다. 해변에서 바라보는 것이 정해진 관람 방식이며, 멀리서 보아도 그 의미와 분위기는 충분히 전해진다.
대왕암 주변 여행지
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왕암만 보고 돌아가기는 아쉽다. 가까이에 문무왕과 얽힌 유적이 함께 있어 묶어 둘러보기 좋다.
대표적인 곳이 감은사지다.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절터로, 용이 된 문무왕이 드나들 수 있도록 법당 아래 동해로 통하는 수로를 두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두 기의 석탑이 남아 옛 절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견대도 함께 들르기 좋은 곳이다. 문무왕의 전설과 풍경을 함께 음미하며 동해안 일대를 천천히 돌아보는 코스로 엮을 수 있다.
해변과 유적이 가까이 모여 있어 가족 나들이로도 무난하다. 다만 해안가는 바람이 강할 수 있고 일출 시각은 계절마다 다르니, 방문 전에 날씨와 시간을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대왕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바다 위에 잠든 왕의 능과 봄빛 동해가 어우러진 대왕암은, 신록이 짙어 가는 봄에서 초여름에 특히 걷기 좋은 해변 명소다. 역사와 풍경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 볼 만하다.
누리꾼들은 "바다 한가운데 능이 있다는 게 신비롭다", "봉길해변 걷기만 해도 시원하고 좋다", "감은사지까지 같이 보니 이야기가 이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 년의 역사와 동해 봄 바다가 어우러진 대왕암에서, 문무왕의 전설과 풍경을 함께 즐겨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