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도 풍경을 보며 시를 읊던 장소" 옥빛 물길이 3km에 걸쳐 굽이치는 여름 계곡 여행지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북 괴산의 화양구곡은 굽이마다 절경이 펼쳐지는 계곡이다. 속리산국립공원 자락, 화양천을 따라 약 3킬로미터에 걸쳐 아홉 굽이의 경치가 이어진다 하여 '구곡(九曲)'이라 불린다. 맑은 옥빛 물과 기암절벽, 너럭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이 빼어나, 명승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한여름이면 시원한 물과 그늘을 찾아 여행객이 줄을 잇는다.

화양구곡이 특별한 것은 자연 경관에 더해 옛 선비의 자취가 깃들어 있다는 점이다. 조선의 대표적 성리학자인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 머물렀고, 후대의 제자들이 아홉 굽이마다 이름을 붙여 바위에 새겼다. 그래서 화양구곡을 걷는 일은 시원한 계곡 산책이면서, 옛 학자들이 노닐던 길을 따라 걷는 여정이기도 하다.

아홉 굽이의 절경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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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구곡은 주차장 가까이에 있는 제1곡 경천벽에서 시작한다. 하늘을 떠받치듯 가파르게 솟은 절벽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길을 따라 오르면 맑은 물이 모여 소를 이룬 제2곡 운영담, 활을 잡고 통곡했다는 사연이 담긴 제3곡 읍궁암이 차례로 나온다.

화양구곡의 중심으로 꼽히는 곳은 제4곡 금사담이다. 햇빛에 모래가 금빛으로 반짝인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맑고 너른 물가가 펼쳐진다. 물가 바위 위에는 우암 송시열이 글을 읽고 제자를 가르쳤다는 작은 정자 '암서재'가 자리해, 계곡 풍경과 어우러진 운치를 더한다.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어 별을 살피던 곳이라는 제5곡 첨성대, 구름을 뚫을 듯 높은 제6곡 능운대, 용이 누운 형상의 제7곡 와룡암,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제8곡 학소대, 너른 반석 위로 물이 흐르는 제9곡 파천까지 굽이굽이 절경이 이어진다. 굽이마다 이름의 유래를 떠올리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양구곡은 우리나라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보기 드문 '구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조선의 선비들은 경치가 빼어난 계곡에 아홉 굽이를 정해 이름을 붙이고 시를 읊으며 학문과 풍류를 즐겼는데, 화양구곡은 그런 옛 구곡 문화를 가장 잘 간직한 곳으로 꼽힌다.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자연 속에서 학문과 멋을 함께 추구하던 옛 정신이 깃든 공간인 셈이다.

물놀이와 가족 나들이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양구곡은 한여름 물놀이 명소로도 인기다. 특히 금사담 일대는 물이 맑고 너른 데다 수심이 비교적 완만해, 가족 단위 여행객이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기 좋다. 다만 안전을 위해 정해진 물놀이 구간과 기간 안에서 즐기는 것이 좋다. 물놀이 가능 기간은 해마다 정해지므로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 구간을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반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어,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길이 대체로 평탄해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그늘이 많아 한낮에도 비교적 시원하지만, 여름철에는 모자와 물을 챙기는 것이 좋다.

방문에는 몇 가지 참고할 점이 있다. 화양구곡 자체의 입장료는 없지만, 입구 주차장은 차량 크기에 따라 주차료가 부과된다. 성수기 주말에는 일찍 자리가 차므로 이른 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비가 많이 온 뒤나 장마철에는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해야 한다.

화양구곡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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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는 화양구곡과 더불어 선유동계곡 등 괴산의 또 다른 계곡 명소가 있어, 함께 묶어 둘러보기 좋다. 옥빛 물길과 기암절벽, 그리고 옛 선비의 자취가 어우러진 화양구곡은 한여름 더위를 식히며 자연과 역사를 함께 누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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