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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교과서 속 ‘백제도시’, ‘역사도시’로만 공주를 기억했다면 올가을엔 색다르게 즐겨보자. 성곽 러닝, 알밤 디저트, 전통시장, 굿즈 쇼핑, 문학 감성까지. 요즘 공주를 즐기는 방식이다.
공주는 오래된 시간 위에 지금의 취향을 겹쳐놓는 곳. 걷고, 뛰고, 먹고, 찍고, 읽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공주 힙맵(Hip-Map)’이 완성된다. 백제의 시간부터 골목골목 숨은 디저트 맛집과 아날로그 뷰 덕분에 발길 닿는 모든 곳이 핫플이 되니, 카메라 배터리 100% 충전은 필수!
공산성 / 사진-투어코리아 |
# 낮엔 오운완, 밤엔 K-감성…1500년 왕성을 달리는 ‘공산성 트레일’
공주 여행의 첫 장면은 역시 공산성이다. 하지만 올가을엔 교과서 속 백제 유적을 ‘관람’하는 대신 운동화 끈부터 단단히 묶어보자.
공산성 / 사진-투어코리아 |
백제 웅진시기의 왕성이었던 공산성은 해발 110m 봉우리를 감싸는 포곡식 산성이다. 금서루에서 성벽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완만한 길과 제법 숨이 차는 오르막이 번갈아 이어진다. 한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다른 쪽으로는 공주 도심이 펼쳐져 달릴 때마다 시선이 머무는 풍경도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기록 경쟁보다 ‘런트립’이 잘 어울린다. 오르막에서는 천천히 걷고 평탄한 성곽길에서는 가볍게 뛰면 된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1500년 전 왕성을 달리는 경험 자체가 색다르다. 성벽 위에서 금강을 배경으로 남기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샷은 덤이다.
공산성/사진-투어코리아 |
해가 지면 공산성은 조명 맛집으로 변신한다. 조명을 입은 성곽과 금강의 밤 풍경이 어우러지면 백제 왕성이 감성적인 야간 산책길이 된다. 특히 백제문화제 기간 미디어아트와 성곽 조명이 어우러진 야경은 축제의 열기를 로맨틱하게 물들인다.
공산성 / 사진-투어코리아 |
# ‘밤’에 진심 된다…공주 알밤 빵지순례
공산성에서 제대로 걷고 뛰었다면 이제 ‘당 충전’할 차례다. 공주에서는 단연 ‘알밤’이 주인공이다. 공산성 인근 백미고을 음식문화거리는 트레일 뒤 미식 여행을 이어가기 좋은 곳이다. 요즘 공주 알밤은 특산물을 넘어 파이와 빵, 떡 등으로 변신하며 ‘밤지순례’라는 색다른 여행 재미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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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고을길의 베이커리 밤마을에서는 공주 밤을 활용한 다양한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인화당의 수제밤파이와 쌀밤빵, 밤떡명가&하루카페의 밤떡까지 찾아다니다 보면 역사여행은 어느새 달콤한 ‘알밤 디저트 투어’가 된다. 한 손에 알밤 디저트 봉투 하나쯤 들려 있어야 요즘식 공주 여행이 완성된다.
알밤 디저트 / 사진-투어코리아 |
# 시장에선 ‘할매니얼’ 모드 ON…산성시장 로컬 먹방
빵지순례 다음 목적지는 공주산성시장이다. 상인과 주민의 일상이 이어지는 전통시장이라 골목을 누비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된다.
공주 신성시장 / 사진-투어코리아 |
시장에서는 공주 알밤을 활용한 빵과 떡, 모찌 같은 간식부터 닭강정까지 출출한 배를 채워줄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련된 카페 디저트와는 또 다른 ‘시장표 간식’의 매력이 있다.
공주 신성시장 부자떡집/ 사진-투어코리아 |
특히 요즘 다시 주목받는 ‘할매니얼’ 취향과도 잘 맞는다. 부자떡집도 ‘할매니얼 K-디저트’를 찾아가는 여행자라면 체크할 만하다. 동네 떡집에서 공주의 맛을 한 봉지 챙겨보는 것. 이것 역시 꽤 ‘공주다운’ 여행 기념품이다.
동선도 좋다. 공산성에서 백미고을을 거쳐 산성시장까지 이어가면 ‘트레일 러닝→알밤 빵지순례→전통시장 먹방’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공주 신성시장 / 사진-투어코리아 |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공주에선 여행도 그렇다
알밤으로 배를 채웠다면 이번에는 마음을 채울 차례다. 나태주 풀꽃문학관은 화려한 랜드마크와는 정반대의 매력을 지닌 곳이다. 작고 조용해서 오히려 여행자의 발걸음을 오래 붙잡는다.
나태주풀꽃문학관 /사진-투어코리아 |
오래된 일본식 가옥을 활용한 문학관에는 나태주 시인의 작품과 문학세계가 담겨 있다. 세월의 흔적이 남은 건물과 작은 마당, 툇마루가 어우러져 어디에 카메라를 두어도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난다. 가을 햇살 좋은 날 툇마루에 잠시 앉아 시 한 편을 읽는 것만으로도 제법 근사한 여행이 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시인의 시구처럼 공주 여행도 그렇다. 오래된 골목과 가을 햇살, 성벽 위로 스쳐간 바람처럼 작아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에 오래 기억되는 여행이 숨어 있다.
# 1500년 전 백제의 ‘플렉스’…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주의 ‘백제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향해보자. 봉긋하게 이어지는 구릉과 잘 정돈된 산책로만 보면 고즈넉한 공원 같지만, 그 아래에는 백제 웅진시기 왕과 왕족의 시간이 잠들어 있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사진-투어코리아 |
그중 무령왕릉은 백제 문화를 압축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무덤의 주인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왕릉이라는 점부터 특별하고, 벽돌무덤 구조와 다양한 출토 유물은 당시 백제가 중국 남조를 비롯한 동아시아와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1500년 전 백제의 ‘플렉스’를 엿보는 순간이다.
가을 정취 즐기며 왕릉산책도 좋다. 부드러운 능선 사이로 난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초록 구릉과 가을빛이 겹쳐 한 장의 배경화면 같은 풍경을 만든다.
공산성과 무령왕릉·왕릉원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로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어렵게 외울 필요는 없다. 성곽을 걷고 왕릉 사이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1500년 전 웅진백제의 도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사진-투어코리아 |
# 지갑 주의보! 백제 수호수가 ‘힙한 굿즈’로…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1500년 전 백제의 시간을 걸었다면 다음은 국립공주박물관이다. 왕릉에서 발견된 백제의 흔적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어 두 곳을 하나의 코스로 묶기 좋다. 박물관에서는 왕과 왕비의 장신구를 비롯해 무덤을 지키던 진묘수 등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통해 백제 문화의 화려함과 국제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진묘수’다. 살짝 뚱한 표정과 독특한 생김새는 요즘 감성으로 보면 꽤 매력적인 ‘K-캐릭터’다. 전시실에서 만난 진묘수가 뮤지엄숍에서는 친근한 굿즈로 변신해 1500년의 시간차를 단숨에 좁힌다. 전시를 보고 굿즈까지 챙기는 요즘식 ‘뮷즈(MU:DS) 여행’의 재미도 쏠쏠하다.
‘박물관은 어렵다’는 편견도 잠시 내려놓자. 왕릉에서 시작한 백제 이야기를 박물관 전시로 이어보고, 마지막에는 굿즈까지 챙기는 것. 공주를 힙하게 즐기는 ‘공주 힙맵’의 빼놓을 수 없는 한 칸이다.
국립공주박물관 / 사진-투어코리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