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선반 위에 놓인 검은 숯 주머니와 접어 둔 옷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옷장 문을 열 때마다 눅눅한 냄새가 끼치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몇 해 전에 넣어 둔 숯 주머니가 구석에 그대로 놓여 있는 집이 많다. 숯은 한 번 넣어 두면 오래도록 냄새가 덜 난다고 알고 있어서, 넣던 날 이후로 손을 댄 기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냄새가 가시지 않으면 방향제를 하나 더 사서 같이 넣어 보지만, 처음 며칠만 향이 덮을 뿐 옷을 꺼내 입으면 눅눅한 냄새가 그대로 따라온다. 오래된 숯은 그 자리에 두고 향만 덧입히는 셈이라 며칠을 못 간다.
몇 년째 구석을 지키던 숯은 버릴 것이 아니라 씻어서 햇볕에 말리면 다시 쓸 수 있는데, 냄새가 전보다 심해졌다는 것 자체가 손볼 때가 됐다는 신호다.
몇 년째 둔 숯에서 오히려 냄새가 더 나는 이유
옷장 선반 구석에 놓인 숯 주머니를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숯은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빽빽하게 뚫려 있고, 냄새를 만드는 성분과 공기 중의 습기가 그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 갇히면서 옷장 안이 한결 덜 텁텁해진다. 다만 구멍의 수가 정해져 있어 담을 수 있는 양에도 한계가 있다.
보통 6개월에서 1년쯤 지나면 구멍이 거의 다 차서 더 빨아들이지 못하고, 장마철처럼 습한 날에는 안에 갇혀 있던 냄새가 도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숯을 넣어 둔 옷장이나 신발장에서 전보다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면 그때가 손볼 때다.
구멍 안에 찬 것은 겉을 털거나 마른 천으로 닦아서는 빠지지 않기 때문인데, 물로 씻어 낸 다음 햇볕과 바람으로 속까지 바짝 말려야 구멍이 다시 비워지면서 처음만큼은 아니어도 탈취력이 돌아온다.
옷장 숯 햇볕에 말려 다시 쓰는 방법
흐르는 물 아래에서 칫솔로 숯 표면을 씻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옷장과 신발장, 냉장고, 욕실에 들어 있던 숯을 전부 꺼내 주머니에서 빼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세제는 쓰지 않는다. 세제 성분이 구멍에 남으면 오히려 냄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물만 흘리면서 안 쓰는 칫솔로 겉의 먼지를 문질러 내면 충분하다.
씻은 숯은 맑은 날을 골라 볕이 잘 드는 자리에 펼쳐 놓는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면 아래쪽이 마르지 않으니 채반이나 석쇠처럼 바람이 통하는 것 위에 올려놓고, 두세 시간 두면서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준다. 장마철처럼 눅눅한 때에는 네다섯 시간까지 잡는 것이 좋다.
베란다의 철제 채반 위에 숯을 한 겹으로 펼쳐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말랐는지는 손으로 만져 보면 안다. 집어 들었을 때 물기가 손에 묻지 않고 씻기 전보다 가볍게 들리면 된 것이다. 속이 덜 마른 숯을 도로 넣으면 그 물기 때문에 옷장 안이 눅눅해져 냄새가 더 심해지므로, 조금이라도 축축하면 한 시간쯤 더 두었다가 넣는다.
마른 숯 한 조각을 손으로 들어 상태를 살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렇게 씻어 말리는 일은 1~2개월에 한 번이 적당하고, 처음 넣은 지 3~6개월이 지났다면 말려도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으니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물통에 넣어 쓰던 숯은 물속에 오래 있어 사정이 다른데, 열흘에 한 번 꺼내 20분 정도 끓인 다음 식혀서 다시 넣어 쓴다.
계절이 바뀌어 옷을 정리하는 김에 구석에 둔 숯도 함께 꺼내 씻어 말려 보길 권한다. 숯을 한 번 말려 두는 일은 옷장에 걸어 둔 옷마다 냄새가 배지 않게 하는 가장 돈 안 드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