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 항일운동 기념탑과 기념관 전경 완도해양치유센터 전경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곳곳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담수호에 떠 있는 태극기 조형물 /사진-완도군 |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완도 여행의 매력은 푸른 바다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어떤 섬에는 독립운동의 뜨거운 역사가 남아 있고, 또 다른 섬에는 다도해를 내려다보는 산길과 짙은 난대숲이 펼쳐진다. 수백 년 된 해송 아래에서 한적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숨은 해변도 있다.
특히 ‘항일의 섬’으로 불리는 소안도는 8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으로, 지금도 365일 태극기가 게양된다. 소안항 주변에서는 바람이 아닌 바닷물에 출렁이는 대형 태극기까지 만날 수 있어 섬이 간직한 역사를 더욱 특별하게 마주하게 된다.
소안도의 역사에서 생일도의 다도해 절경, 약산도의 치유 숲과 삼문산, 국도 77호선에서 만나는 미소공원, 수백 년 된 해송 300여 그루가 바다를 지키는 동고리해변까지. 섬마다 다른 이야기를 따라가며 완도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바다 위 태극기가 출렁인다…독립운동가 89명 배출한 소안도
광복절을 전후해 완도에서 더욱 의미 있게 둘러볼 만한 곳이 소안도다. ‘항일의 섬’, ‘태극기의 섬’으로 불리는 이곳은 일제강점기 치열한 항일운동이 펼쳐졌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담수호에 떠 있는 태극기 조형물 / 사진-완도군 |
1920년대에는 섬 주민 800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광복 이후 건국훈장을 받은 22명을 포함해 모두 8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지금도 365일 태극기를 게양하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소안항 주변 담수호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태극기도 만난다. 완도군이 2020년 설치한 가로 18m, 세로 12m 크기의 태극기 조형물이다.
216㎡ 규모 그물에 친환경 부표 2420여 개를 매달아 태극기를 완성했다. 바탕에는 하얀 부표 1630개를 사용했고, 태극 문양에는 빨강과 파랑 부표 각각 318개, 건곤감리에는 검정 부표 158개를 활용했다. 바람에 펄럭이는 일반적인 태극기와 달리 물결을 따라 출렁이는 모습이 소안도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소안 항일운동 기념탑과 기념관 전경 완도해양치유센터 전경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곳곳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담수호에 떠 있는 태극기 조형물 /사진-완도군 |
섬의 항일 역사를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2003년 문을 연 소안항일운동기념관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섬을 오가는 여객선 이름까지 ‘대한호’, ‘민국호’, ‘만세호’로, 세 이름을 연결하면 ‘대한민국 만세’가 된다.
이선웅 소안면 청년회장은 “많은 분들이 태극기 조형물을 볼 때마다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한다”며 “애국의 참뜻을 기리고, 애국의 가치가 미래 세대에도 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안 항일운동 기념탑과 기념관 전경 완도해양치유센터 전경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곳곳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담수호에 떠 있는 태극기 조형물 /사진-완도군 |
백운산에 오르면 다도해가 한눈에…생일도
생일면의 생일도는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기기 좋은 섬이다. 섬 중심에는 해발 483m의 백운산이 솟아 있고 해안에는 상록수림과 깨끗한 바다가 이어진다.
생일도 대형 케이크 조형물. /사진-완도군 |
금곡해수욕장 주변에는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등이 울창하다. 폭 100m, 길이 1.2㎞의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야생 염소가 노니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섬 남쪽 용출리 갯돌해안도 생일도의 볼거리다. 파도가 밀려왔다 빠져나갈 때마다 갯돌이 서로 부딪치며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조금 더 역동적인 풍경을 원한다면 백운산으로 향하면 된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시야를 채운다.
바다와 숲에서 동시에 쉰다…약산도 해안 치유의 숲
산약초가 많이 자생해 이름 붙여진 약산도에서는 ‘치유’를 테마로 여행해볼 수 있다.
이곳에는 바다와 산림을 결합한 약산 해안 치유의 숲이 조성돼 있다. 동백나무와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사계절 푸른 난대수종이 숲을 이루고 있어 한여름에도 짙은 녹음을 만날 수 있다.
숲길의 매력은 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다도해다. 산림 속을 걸으면서도 곳곳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일반적인 숲 여행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닷바람과 숲의 향기를 한꺼번에 즐기며 천천히 걷기 좋은 곳이다.
소안 항일운동 기념탑과 기념관 전경 완도해양치유센터 전경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곳곳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 '항일의 섬'이라 불리는 완도 소안도 담수호에 떠 있는 태극기 조형물 /사진-완도군 |
일몰 기다리는 시간까지 여행…국도 77호선 미소공원
군외면 당인리의 미소공원은 화려한 관광지보다 조용한 전망대를 선호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린다.
언덕 위 정자와 전망 데크에 서면 완도의 바다와 섬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공원 곳곳에는 이름처럼 미소를 형상화한 조형물도 자리한다.
특히 해가 수평선 가까이 내려앉는 시간대가 좋다.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많지 않아 천천히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알맞다. 국도 77호선을 따라 완도의 해안 풍경을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에 넣어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활용하기 좋다.
해발 397m 정상에서 만나는 ‘바다 위 산행’…삼문산
약산도의 삼문산은 높이 397m로 부담스럽지 않은 산행과 다도해 조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약산도 삼문산진달래공원의 전망대ⓒ문일식 여행작가 / 사진-한국관광공사 |
봄이면 진달래가 산자락을 물들이고, 정상인 망봉에는 과거 봉화대가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죽선리에서 망봉으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북쪽 천관산과 남쪽 다도해가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의 산을 걷는 만큼 능선에 올라서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관산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이용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으며, 길 중간 신선골 약수터도 만난다.
명사십리 대신 한적한 바다를 원한다면…동고리해변
신지면 동고리해변은 북적이는 유명 해수욕장보다 조용한 바다를 찾는 여행객에게 눈여겨볼 만하다.
마을 앞에는 수백 년 된 해송 300여 그루가 방풍림을 이루고 있다. 파도 소리에 해송 사이를 지나는 바람 소리가 더해져 한적한 해변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다.
바다 앞으로는 진섬과 구멍섬이 떠 있으며 주변은 낚시 포인트로도 알려져 있다. 인근 울모래마을에서는 어촌 체험도 가능해 해변에서 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완도의 섬마을 문화를 경험하는 일정으로 확장할 수 있다.
완도 여행의 매력은 유명한 해변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생일도에서는 다도해를 내려다보고, 약산도에서는 숲과 바다 사이를 걷고, 동고리에서는 해송 아래에서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소안도까지 더하면 여행의 결이 달라진다.
바다 위에서 출렁이는 거대한 태극기와 섬 곳곳에 남은 항일의 기억까지. 올여름 완도에서는 ‘바다를 보는 여행’을 넘어 섬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