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항포관광지 봄 시즌 행사 /사진-고성군 |
[투어코리아=김동환 기자] 경남 고성은 공룡의 흔적과 소가야의 역사를 동시에 품은 여행지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산세가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공룡 발자국 화석과 체험형 관광지, 고분군과 사찰, 숲과 정원을 하루 동선에 함께 담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공룡 콘텐츠가 흥미를 더하고, 역사 여행을 좋아한다면 송학동고분군과 고성국가유산야행이 특별한 이유가 된다. 자연 속에서 쉬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연화산, 장산숲, 만화방초가 고성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공룡과 가족 체험의 중심, 당항포관광지
고성 여행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은 당항포관광지다. 공룡 콘텐츠와 전시, 체험 시설이 어우러진 가족형 관광지로, 아이와 함께 경남 고성을 찾는다면 동선에 넣기 좋다.
특히 올해 봄에는 ‘당항포만의 봄’을 주제로 4월 18일부터 5월 17일까지 4주간 열린 '2026 당항포관광지 봄 시즌 행사'에 총 3만여 명의 유료 관람객이 찾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지난해 봄 시즌 관람객 약 2만 명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과 온라인 홍보가 맞물리며 당항포관광지의 봄 시즌 경쟁력을 보여준 셈이다.
봄 시즌 행사는 끝났지만 당항포관광지는 계속 정상 운영 중이다. 각종 전시관과 공룡열차, 먹거리 시설은 연중 즐길 수 있어 봄 행사를 놓쳤더라도 가족 나들이 코스로 충분하다.
당항포관광지 봄 시즌 행사 /사진-고성군 |
공룡타조랜드, 살아있는 공룡타조와 만나는 이색 목장
고성읍에 자리한 공룡타조랜드는 ‘공룡의 고장’ 고성다운 이색 체험지다. 7천5백만 년 전 백악기 공룡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공룡타조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 목장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 잘 어울린다.
이곳에서는 타조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과 교감할 수 있고, 동물 먹이 주기 체험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생명의 신비를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목장 안에는 쉬어갈 수 있는 카페도 있어 관람과 체험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넓은 공간에서 동물과 자연을 함께 만나는 코스라 당항포관광지와 연계해 하루 가족 여행으로 구성하기 좋다.
송학동고분군, 소가야 왕릉의 시간을 걷다
고성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지는 고성송학동고분군이다. 고성읍 무기산 일대에 자리한 이곳은 가야시대 소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유적으로, 7기 가량의 고분이 밀집해 있다. 언덕 위에 봉토가 이어지는 풍경은 멀리서도 장중한 인상을 남긴다.
고성 송학동고분군 / 사진-경남도 |
특히 제1호분은 3개의 독립된 봉분이 합쳐진 독특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과거 한일 양국 간 논쟁을 불러일으킨 유적으로도 주목받았으며, 발굴 과정에서 토기류와 금동 귀걸이 등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에 걸쳐 조성된 고분군이 소가야 지배층의 무덤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붉은색이 칠해진 돌방 역시 당시 장례문화의 신비로움을 전한다.
고분군 주변은 산책로가 잘 관리돼 있어 부담 없이 걸으며 둘러볼 수 있다. 낮에는 고분의 능선과 고성읍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고, 여름에는 야간관광 콘텐츠와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고성국가유산야행, 8월 밤에 다시 열리는 소가야의 시간
‘2026 고성 국가유산 야행’가 오는 8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송학동고분군과 고성박물관, 고성시장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야행의 주제는 ‘유산상속자들의 밤’이다. 지역 주민과 예술인, 상인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형 축제로 추진되며, 드론 라이트쇼와 미션투어, 공연, 체험, 야시장 등 다양한 야간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밤의 분위기 속에서 머물며 체험하는 방식으로 고성의 여름밤을 채운다는 구상이다.
고성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고성국가유산야행은 지역의 유산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밤의 감성과 함께 머물며 체험하는 축제”라며 “90여 일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고성만의 매력을 담은 특별한 밤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공룡과 소가야 유적을 낮에 둘러본 여행객이라면, 8월에는 야행 일정에 맞춰 다시 고성을 찾을 만하다.
고성국가유산야행 / 사진-고성군 |
연화산, 연꽃 닮은 산세와 옥천사의 고요
고성읍 서북쪽에 자리한 연화산은 산세가 연꽃을 닮았다고 해 이름 붙은 산이다. 높이 524m의 산으로,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이 어우러져 사계절 걷기 좋은 자연 명소로 꼽힌다. 1983년에는 경상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연화산 북쪽 기슭에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옥천사가 자리한다. 사찰 대웅전 뒤편에는 사시사철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옥천각이 있어 절의 정취를 더한다. 주변에는 백련암 등 작은 암자들도 고요하게 자리해 산사의 분위기를 깊게 만든다.
연화산 일대에서는 자연과 시간의 흔적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계곡 바위에는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어, 고성이 왜 공룡의 도시로 불리는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한다. 인근에서는 송이와 산딸기도 유명해 산행과 지역 먹거리를 함께 떠올리게 하는 여행지다.
장산숲, 선조의 지혜가 만든 고요한 숲
마암면에 위치한 장산숲은 조선 태조 때 조성된 숲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의 지형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숲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자연 공간을 넘어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장소로 의미가 깊다.
숲에는 느티나무와 서어나무 등 온대 남부 수종 약 25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짙은 그늘은 여름철에도 걷기 좋은 분위기를 선사한다. 숲 한가운데에는 연못이 있고, 그 중앙에 작은 섬이 떠 있어 고즈넉한 풍경을 만든다.
장산숲은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천천히 머물며 자연의 평온함을 느끼는 곳에 가깝다. 붐비는 여행지보다 조용한 숲길을 선호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리며, 고성의 자연유산이 지닌 차분한 매력을 보여준다.
고성 장산숲/사진-경상남도 |
만화방초, 자연을 크게 손대지 않은 치유 정원
거류면에 자리한 만화방초는 자연의 흐름을 최대한 살려 가꾼 개인 정원이다. 인위적으로 꾸민 화려한 정원이라기보다, 식물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공간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소박하지만 생명력 있는 풍경이 이어진다. 정원 곳곳의 식물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만들고, 방문객에게 느린 호흡의 시간을 선사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여행객에게는 잠시 쉬어가며 치유의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장소로 다가온다.
만화방초는 고성 여행에서 자연의 결을 조금 더 섬세하게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린다. 공룡 콘텐츠와 역사 유적을 둘러본 뒤, 조용한 정원 산책으로 여행의 속도를 늦춰보는 것도 좋다.
만화방초 수국 축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