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해 접시에 담은 데친 깻잎나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돌기 시작하면 장에 끝물 깻잎이 싼값에 나온다. 쌈도 싸 먹고 장아찌도 담글 생각으로 두 단씩 사 왔다가, 며칠 뒤 야채칸 아래에서 검게 물러 있는 잎을 꺼내 버리고 나면 돈만 버린 것 같아 속이 상한다.
키친타월로 싸서 밀폐용기에 넣어 두면 조금 더 가지만, 그래도 냉장실에서 일주일을 넘기기는 어렵고 쌈으로 먹는 양에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한 줌씩 뭉친 뒤 냉동해 두면 된다. 한 단을 다 데쳐도 부피가 크게 줄어 냉동실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한 끼에 쓸 만큼씩 꺼낼 수 있어 편하다.
생으로 두면 며칠 못 가는 끝물 깻잎
성한 깻잎과 골라낸 누런 잎을 나눠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깻잎은 잎이 얇고 수분이 많아 냉장실에 두어도 3~7일이면 시들기 시작한다. 여러 장을 포개 묶어 파는 단은 잎 사이에 습기가 갇히기 쉬운데, 이 습기가 남은 자리부터 잎이 검게 변하면서 물러진다. 끝물 깻잎은 잎이 두껍고 억센 것과 누렇게 뜬 것이 섞여 있어 한 단 안에서도 상태가 고르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고 생잎을 그대로 냉동실에 넣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생잎은 얼렸다 녹이면 흐물흐물해지고 색도 검게 변해 무침이나 국에 넣어도 먹음직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키친타월로 싸는 방법도 잎이 시드는 시간을 며칠 늦출 뿐이라, 두 단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끓는 소금물에 잠깐 데치면 잎의 색이 선명해지고 숨이 죽어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숨이 죽은 잎은 손으로 뭉쳐도 잘 찢어지지 않아 한 줌 크기로 모양을 잡기 쉽고, 억센 잎도 부드러워져 나물로 무치기 좋다. 다만 푹 삶으면 잎이 물러지고 깻잎 향도 함께 빠지므로 짧게 데쳐야 한다.
끝물 깻잎 한 줌씩 데쳐 얼려 두는 방법
흐르는 물에 깻잎을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단을 풀어 누렇게 뜬 잎과 구멍 난 잎을 골라내고 성한 잎만 모은다. 이미 짓무른 잎은 데쳐도 되돌아오지 않으니 이때 버리는 것이 좋다. 질긴 잎자루는 끝부분을 짧게 잘라 내고, 깻잎은 잔털이 많아 흙이 잘 붙으므로 물을 받아 흔들어 씻은 뒤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헹궈 체에 밭쳐 물을 뺀다.
큰 냄비에 물을 끓이고 소금을 한 꼬집 넣는다. 소금을 많이 넣으면 잎이 짜져 나중에 양념하기 어려워진다. 물이 팔팔 끓으면 깻잎을 손에 잡히는 만큼만 나눠 넣고, 잎이 물 위로 떠오르면 젓가락으로 위아래를 한 번 뒤집는다. 숨이 죽고 색이 진해지면 바로 건져 내는데, 손을 데지 않도록 집게나 체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끓는 소금물에서 깻잎을 젓가락으로 뒤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진 깻잎은 곧바로 찬물에 헹군다. 꺼낸 뒤에도 잎에 남은 열로 계속 익기 때문에, 바로 식히지 않으면 색이 누렇게 변한다. 물을 두세 번 갈아 가며 잎을 펴서 헹군 다음, 한 끼에 쓸 만큼씩 손바닥에 모아 작은 주먹 크기로 뭉친다. 처음부터 크기를 비슷하게 맞춰 두면 꺼낼 때 양을 가늠하기 편하다.
찬물에 헹군 깻잎을 한 끼 분량으로 뭉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뭉친 깻잎은 양손으로 지그시 눌러 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까지 짠다. 비틀어 짜면 잎이 찢어져 녹인 뒤 모양이 흐트러진다. 짜낸 덩어리는 서로 붙지 않게 간격을 두고 지퍼백에 담아, 공기를 빼고 평평하게 눕혀 얼리는 것이 좋다. 봉지에 데친 날짜를 적어 두면 먼저 얼린 것부터 쓸 수 있고, 두세 달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먹을 때는 필요한 덩어리만 꺼내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이고, 급할 때는 체에 올려 찬물을 끼얹어도 된다. 녹은 깻잎은 물기를 한 번 더 짠 뒤 결대로 펴서 썰고, 국간장과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밥반찬 한 접시가 된다. 한 번 녹인 덩어리는 다시 얼리지 않고 그날 쓴다.
무침 말고 된장국이나 들깨탕에 넣어도 되는데, 녹인 덩어리를 결대로 펴서 끓이는 마지막에 넣어야 깻잎 향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