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를 넉넉히 올린 대패삼겹살 돼지국밥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부는 11월 저녁이면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싶어지는데, 돼지국밥은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라고 여기는 집이 많다. 집에서 끓이려면 뼈를 오래 고아 국물을 내고 덩어리 고기를 따로 삶아 썰어야 하니, 저녁 준비가 바쁜 날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데우기만 하면 되는 국밥 제품도 있지만 고기가 몇 점 들어 있지 않아 허전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구워 먹던 대패삼겹살을 시판 사골곰탕에 풀어 끓이면 되는데, 뼈를 손질할 일도 고기를 삶아 썰 일도 없이 10분이면 고기가 듬뿍 든 돼지국밥 한 그릇이 차려진다.
오래 끓이지 않아도 국물이 진해지는 이유
간이 없는 사골곰탕과 얇게 썬 대패삼겹살을 나란히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돼지국밥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국물과 고기를 모두 불 위에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 뼈에서 진한 맛이 우러나려면 몇 시간을 끓여야 하고 덩어리 고기도 속까지 부드럽게 익히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집에서 가스불을 그렇게 오래 켜 두기가 어려워 국밥은 번거로운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오래 끓이는 과정을 줄이려고 맹물에 돼지고기만 넣어 끓이면 고기 냄새만 나고 국물 맛은 밍밍하기 쉽다. 덩어리 고기를 직접 얇게 써는 방법도 있지만, 날고기를 고른 두께로 얇게 써는 일은 손이 많이 가고 잘 되지도 않는다. 결국 국물과 고기를 각각 미리 준비된 것으로 바꾸어야 시간이 줄어든다.
시판 사골곰탕에는 뼈를 고아 낸 국물이 이미 담겨 있어 국물을 우리는 시간이 통째로 빠진다. 대패삼겹살은 얇게 썬 고기라 끓는 국물에서 금방 익고, 삼겹살 기름이 국물에 녹아 맛이 한층 구수해진다. 남은 일은 돼지고기 냄새를 줄이고 간을 맞추는 것인데, 마늘과 맛술, 새우젓 같은 양념 몇 가지면 충분하다.
사골곰탕과 대패삼겹살에 넣을 양념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사골곰탕에 대패삼겹살 뭉치지 않게 끓이는 방법
끓는 사골곰탕에서 젓가락으로 대패삼겹살을 한 장씩 푸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재료는 시판 사골곰탕 500ml, 대패삼겹살 200g, 다진 마늘 1큰술, 맛술과 굴소스와 새우젓 각 1큰술, 부추 한 줌이다. 간은 새우젓과 굴소스로 맞추기 때문에 사골곰탕은 간이 되어 있지 않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부추는 먹기 좋은 길이로 썰어 두고, 밥도 미리 따뜻하게 데워 두면 국을 끓이자마자 바로 상에 낼 수 있다.
냄비에 사골곰탕을 붓고 대패삼겹살을 넣어 불을 켠 다음, 젓가락으로 저어 가며 고기를 한 장씩 풀어 준다. 대패삼겹살은 여러 장이 붙은 채 들어가기 쉬운데, 그대로 끓이면 덩어리째 익어 겉은 질겨지고 가운데는 덜 익기 쉬워서 국물이 끓어오르기 전까지 손을 멈추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기가 모두 풀리면 다진 마늘 1큰술을 넣는다.
이어서 맛술과 굴소스, 새우젓을 1큰술씩 넣고 보글보글 끓을 정도의 불에서 고기를 익힌다. 고기에 분홍빛이 남은 곳 없이 색이 모두 허옇게 변하면 다 익은 것인데, 돼지고기는 덜 익은 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므로 몇 장을 건져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위에 떠오르는 거품은 숟가락으로 걷어 내면 국물이 한결 깔끔해진다.
익은 대패삼겹살 위의 거품을 숟가락으로 걷어 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기가 익으면 국물 맛을 본다. 국물이 진하다고 느껴지면 물 100cc를 더해 한 번 더 끓이면 되는데, 종이컵으로 반 컵 조금 넘는 양이다. 새우젓은 제품마다 짠맛이 달라 국물이 짜게 느껴질 때도 물을 같은 방법으로 조금씩 더하면 맞출 수 있다.
따뜻한 밥을 그릇에 담고 고기와 국물을 듬뿍 부은 다음 부추를 넉넉히 올린다. 부추는 냄비에 넣고 끓이지 않고 뜨거운 국물의 열로 숨만 죽이는데, 이렇게 해야 부추 향이 살아 있다. 밥을 따로 담아 국물만 먼저 떠먹는 집이라면 국그릇에 부추를 올리면 된다.
부추가 없다면 송송 썬 대파를 같은 방법으로 올려도 되고, 밥 대신 삶은 소면을 말면 돼지국수로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