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나게 조린 통마늘이 담긴 작은 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뜻한 밥에 곁들일 밑반찬 하나가 아쉬워지는데, 냉장고를 열어 보면 깐 마늘 한 봉지가 구석에 남아 있는 집이 많다. 마늘은 찌개나 나물에 한두 숟갈씩 다져 넣거나 고기를 구울 때 불판 옆에 올리는 정도로 쓰다 보니 한 봉지를 다 쓰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마늘만으로 반찬을 만들어 보려 해도 걸리는 것이 알싸한 맛이다. 생마늘을 몇 개 집어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서 어른도 부담스럽고 아이들은 아예 젓가락을 대지 않으니, 마늘 반찬을 만들어 볼 생각까지는 잘 하지 않게 된다.
이럴 때는 통마늘을 끓는 물에 5분 삶은 뒤 간장과 설탕에 조리면 된다. 재료는 마늘과 간장, 설탕 세 가지뿐이고, 다 조리면 생마늘을 잘 못 먹는 사람이나 아이도 먹기 쉬운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밥반찬이 된다.
생마늘의 알싸한 맛이 끓는 물에서 순해지는 이유
통마늘과 얇게 저민 마늘을 나란히 놓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마늘을 먹을 때 입안이 얼얼한 것은 알리신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평소 마늘 안에 따로 있던 두 물질이 칼로 썰거나 찧을 때 만나면서 생긴다. 다진 마늘이나 얇게 저민 마늘을 날로 먹으면 코끝까지 톡 쏠 만큼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생마늘을 팬에 넣고 바로 조리면 양념이 몇 큰술뿐이라 마늘 속까지 익기 전에 먼저 졸아들기 쉽다. 겉은 짠데 안쪽은 덜 익어 씹을 때 아린 맛이 그대로 남고, 속까지 익히려고 불 위에 오래 두면 양념이 타기 쉽다.
끓는 물에 먼저 삶으면 물의 열이 통마늘 전체에 고르게 전해져 속까지 익는다. 알리신은 가열하면 크게 줄어드는 성분이라 아린 맛이 순해지고, 씹는 느낌도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마늘조림은 양념을 넣기 전에 마늘부터 익혀 두는 순서를 지켜야 맛이 순하게 완성된다.
통마늘 알싸한 맛 빼고 순하게 조리는 방법
껍질을 벗겨 크기를 고른 통마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재료는 손질한 통마늘 2컵과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이면 충분하다. 마늘은 껍질을 벗기고 뿌리 쪽의 딱딱한 꼭지를 잘라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둔다. 크기가 비슷한 것끼리 골라 쓰면 삶는 시간이 같아도 고르게 익어 큰 마늘만 설익는 일이 줄어든다.
냄비에 마늘이 잠길 만큼 물을 받아 먼저 끓이고, 물이 끓어오르면 마늘을 국자에 담아 살며시 넣어야 뜨거운 물이 튀지 않는다. 그대로 5분을 삶은 뒤 젓가락으로 찔러 보아 쑥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고, 체에 쏟아 물기를 충분히 빼 두는 것이 좋다.
끓는 물에 국자로 통마늘을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를 뺀 마늘을 팬에 옮기고 간장 2큰술과 설탕 1큰술을 넣은 다음 약불을 켠다. 설탕이 녹으면서 양념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숟가락으로 마늘을 굴려 가며 양념을 고루 묻힌다. 팬 바닥에 양념이 거의 남지 않고 마늘 겉에 윤기가 돌면 불을 끈다.
약불의 팬에서 양념을 고루 입힌 통마늘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탕이 들어간 양념은 불이 세면 금방 타서 쓴맛이 나므로 조리는 동안 약불을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마늘에 양념이 다 묻기 전에 바닥이 마르면 물을 한두 큰술 더해 조리면 되고, 다 된 마늘조림은 한 김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둔다.
삶을 물을 끓이기 번거롭다면 찜기에 10분쯤 쪄서 같은 양념에 조려도 되고, 윤기를 더 내고 싶을 때는 설탕 대신 물엿을 1큰술 반쯤 넣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