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 옷장 칸 앞쪽에 실리카겔 봉지를 넣은 영양제 통이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마다 영양제 통 뚜껑을 열어 한 알씩 꺼내 먹다 보면 통은 손이 잘 가는 자리에 놓이게 되고, 그래서 주방 조리대나 창가 선반에 통이 올라가 있는 집이 많다. 뚜껑을 꼭 닫아 두었으니 어디에 두든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반쯤 먹은 통을 열어 보면 알약이 처음과 다르다. 코팅이 미끌거리거나 두세 알이 붙어 있고, 캡슐은 손끝에서 말랑하게 눌린다. 냉장고에 넣어 봐도 며칠 지나면 통 안쪽에 물방울이 맺혀 더 축축해진다.
이때 놓치는 것이 새 통을 열었을 때 알약 위에 얹혀 있던 실리카겔이다. 작은 봉지에 투명한 알갱이가 든 것인데, 포장할 때 끼워 넣은 쓰레기로 알고 첫날 바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리카겔은 오히려 뚜껑을 연 뒤부터 알약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아 주는 방습제여서 마지막 알까지 통에 그대로 두어야 하고, 여기에 통 놓는 자리만 바꾸면 된다.
뚜껑을 여닫을 때마다 통 안으로 들어오는 습기
주방 조리대 가까이에 놓인 영양제 통을 열어 실리카겔 봉지와 알약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알약이 눅눅해지는 습기는 대부분 뚜껑을 여닫는 순간에 들어온다. 통을 열면 안에 있던 마른 공기가 밀려 나가고 그 자리에 방 안 공기가 들어찬다. 국을 끓이고 설거지를 하는 조리대는 공기가 계속 젖어 있고, 창가는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서 통 안에서 습기가 물방울로 바뀐다.
냉장고가 서늘하니 낫겠다고 생각하지만 온도 차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진다. 찬 통을 꺼내 뚜껑을 열면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통 벽에서 식으면서 물방울로 맺히고, 여닫을 때마다 그 물기가 안쪽에 쌓인다. 물기가 오래 남아 있는 통에서는 곰팡이가 피거나 성분이 변할 수 있어서, 냉장 보관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 제품은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양문형 냉장고 문 선반에서 꺼낸 영양제 통 안쪽 벽에 작은 물방울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실리카겔은 알갱이 표면에 잔구멍이 촘촘하게 뚫려 있어서 통 안에 들어온 수분이 그 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습기가 알약보다 실리카겔 쪽에 먼저 붙기 때문에 뚜껑을 여닫는 동안 들어온 물기가 알약까지 가지 않는다. 그래서 봉지 하나를 남겨 두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생기는데, 통을 어디에 두는지까지 같이 챙기면 훨씬 오래 바슬바슬한 상태가 유지된다.
열린 영양제 통 안에서 알약 위에 놓인 실리카겔 봉지가 선명하게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영양제 알약에 습기 차지 않게 보관하는 방법
거실 서랍장 앞쪽에 영양제 통을 두고 뚜껑을 닫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새 영양제를 뜯으면 알약 위에 얹혀 있는 실리카겔 봉지를 꺼내지 말고 그대로 둔 다음 뚜껑을 닫는다. 봉지가 찢어져 알갱이가 흘러나온 것만 골라 버리고, 멀쩡한 봉지는 통을 다 비울 때까지 남긴다. 그다음 통을 둘 자리를 정하는데, 15~25도 사이의 서늘한 실온에 습도가 60%를 넘지 않고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곳이 알맞다.
그 조건에 맞는 자리는 주방 바깥에 있다. 조리대와 창가 선반, 욕실 수납장에 있던 통을 거실 서랍장이나 침실 옷장 칸처럼 물을 쓰지 않고 햇빛이 들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는다. 서랍 깊숙이 밀어 넣기보다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앞자리에 두는 편이 좋다. 유산균처럼 살아 있는 균이 든 제품은 27도를 넘으면 균이 줄어들 수 있으니 전자제품 위나 보일러 배관이 지나는 바닥은 피한다.
먹을 때는 뚜껑을 연 채로 다른 일을 하지 않고, 먹을 알약만 꺼내고 바로 닫는다. 손가락을 통 안에 넣지 않고 통을 기울여 뚜껑이나 깨끗한 접시에 필요한 개수만 덜어 내며, 하루치씩 미리 덜어 두는 작은 약통은 원래 통만큼 습기를 막지 못해서 3~5일치까지만 담는 것이 좋다. 알약을 손바닥에 덜었을 때 서로 붙지 않고 굴러다니면 괜찮은 상태이고, 끈적거리거나 붙어 있으면 습기가 들어간 것이다. 실리카겔도 알갱이 색이 변하거나 봉지가 부풀었으면 꺼내 버린다.
영양제는 한 통을 두세 달에 걸쳐 먹는 물건이라 사 온 첫날 상태로 끝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다. 새 통을 열 때 실리카겔만 남겨 두고 통 놓을 자리를 주방 밖으로 한 번 옮겨 보길 권한다. 마지막 한 알까지 처음 살 때 기대한 성분 그대로 먹기 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