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국물에 순두부 덩어리가 떠 있는 1인분 순두부찌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두부 한 봉지를 사 와 찌개를 끓이려는데 냉장고에 고기도 바지락도 없는 날이 있다. 그래도 고춧가루를 풀어 끓이면 되겠다 싶어 불을 올리지만, 다 끓여 놓고 한 술 떠 보면 국물이 어딘가 맹맹해서 밖에서 먹던 그 진한 맛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 대부분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어 본다. 그런데 간을 더할수록 짠맛만 앞으로 나오고 국물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은 그대로라, 나중에는 짜서 물을 다시 붓게 된다. 고춧가루를 한 술 더 풀어도 매운맛만 세지고 빈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고기나 바지락 없이 이 빈 자리를 채우는 방법이 있는데, 중국요리에 주로 쓰던 굴소스를 한 큰술 넣는 것이다. 1인분에 한 큰술이면 국물에 감칠맛이 돌아 밥이 술술 넘어가고, 육수를 끓이는 시간까지 합쳐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고기도 바지락도 없이 끓인 순두부찌개 국물이 맹맹한 이유
고기와 바지락 없이 순두부와 붉은 국물만 담긴 작은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순두부찌개 국물 맛은 순두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넣는 재료에서 나온다. 순두부 자체는 담백해서 국물에 맛을 거의 내놓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볶아 넣거나 바지락을 넣고 끓이면 재료에서 우러난 맛이 국물에 퍼지는데, 그 재료가 빠지면 고춧가루와 간장 맛만 남는다.
여기서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어도 국물이 채워지지 않는 이유는 둘이 내는 맛이 짠맛이기 때문인데, 맹맹하다고 느끼는 것은 짠맛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재료에서 우러나는 감칠맛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간을 세게 해 봐도 짜기만 하고 국물은 여전히 밋밋하다.
굴소스가 이 자리를 메운다. 굴소스는 굴을 오래 끓여 낸 국물을 걸쭉하게 졸이고 간장과 설탕을 섞어 만든 소스라서, 한 큰술에 조개에서 우러나는 맛과 간이 함께 들어 있다. 국물에 풀면 그대로 녹아 퍼지기 때문에 바지락을 넣고 끓인 것에 가까운 국물이 된다.
굴소스로 순두부찌개 국물 감칠맛 채우는 방법
순두부찌개에 넣을 굴소스와 양념을 계량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인분 기준으로 준비할 양념은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고춧가루 1.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1/2큰술, 설탕 1꼬집이다. 국물은 맹물보다 멸치 육수가 나아서, 마른 멸치 몇 마리를 물에 넣고 끓여 두면 된다.
먼저 냄비에 멸치 육수를 끓인다. 이때 물을 처음부터 다 붓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순두부에서 물이 나오고 양념이 들어가면 국물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육수는 재료가 잠길 만큼만 잡고 나머지는 따로 남겨 둔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고춧가루 1.5큰술과 굴소스 1큰술을 함께 풀어 넣고, 다진 마늘과 간장, 설탕 한 꼬집을 넣어 국물 색이 고르게 붉어지도록 저어 준다. 그다음 순두부를 봉지째 갈라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떠 올리고 센 불에서 팔팔 끓인다. 순두부는 젓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붉어진 육수에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순두부를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국물이 끓어 순두부가 위로 떠오르면 맛을 보고 남겨 둔 육수를 조금씩 더한다. 굴소스에 간장과 소금기가 이미 들어 있으니 소금은 맨 마지막에 맛을 보고 1/2큰술까지 나눠 넣어야 짜지지 않는다. 센 불에서는 국물이 금방 넘치니 불을 한 단 낮추고 뚜껑은 열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열어 둔 뚝배기에 남겨 둔 육수를 조금씩 붓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굴소스를 두 큰술 이상 넣으면 국물에서 볶음 요리 같은 단맛이 도니 1인분에 한 큰술을 지킨다. 국물 색이 맑은 붉은빛으로 돌고 한 술 떠서 뒷맛이 남으면 제대로 된 것이다. 다만 조개나 갑각류를 못 먹는 식구가 있으면 이 방법은 쓰지 않는다.
굴소스는 볶음 요리에만 쓰는 것으로 두기 쉽지만, 한 큰술만 기억해 두면 고기도 조개도 없는 날에 순두부 한 봉지로 국물 있는 한 끼를 차릴 수 있으니 한번 넣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