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낮은 시간의 거실에서 마른 극세사 천으로 유리창을 위에서 아래로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9월 하순으로 들어서면서 낮 공기가 맑아지고, 거실 유리창에 묻은 먼지가 유난히 잘 보인다. 가을 대청소를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대개 해가 잘 드는 맑은 날을 골라 창을 닦기 시작하는데, 밝아서 얼룩이 잘 보이니 그날이 가장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참 힘을 들여 닦고 한 발 물러서서 보면, 닦기 전보다 물자국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세정액을 뿌려 문질러도 하얗게 뜬 줄이 그대로 있어서, 유리창 닦기는 원래 이렇게 안 되는 일인가 싶어진다.
닦는 힘이나 세정액 탓이 아니라 닦는 시간대 때문이다. 해가 가장 센 낮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에 세정액을 뿌리고 1~2분 그대로 두었다가 마른 극세사 천으로 한 방향으로 훑으면, 같은 힘으로 닦아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햇볕 센 낮에 닦으면 물자국이 더 선명해지는 이유
직사광선이 닿는 거실 유리창 한쪽에만 옅은 흰 줄이 보이는 근접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유리창에 붙어 있는 것은 먼지만이 아니다. 바깥 공기에 섞인 매연과 기름기, 비가 마르면서 남은 물속 미네랄, 창을 열고 닫을 때 손이 닿은 자리의 지문이 겹겹이 얇게 붙어 있다. 유리는 표면이 매끈해서 이런 것들이 얇게 펴진 채로 말라붙고, 빛이 비스듬히 들어올 때 그 층이 하얀 줄로 드러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직사광선이 그대로 닿는 유리는 손으로 만지기 어려울 만큼 뜨거워진다. 이때 세정액을 뿌리면 천을 대기도 전에 물기가 말라 버리고, 녹아 나온 미네랄과 세제 성분만 유리에 그대로 굳는다. 닦은 자리가 오히려 더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기가 금방 마르면 때를 불릴 시간도 없어서, 붙어 있는 기름기를 마른 채로 문지르는 셈이 된다. 세정액은 유리에 머물러 있는 동안 때를 풀어 주는 것이라서 뿌린 뒤 1~2분은 그대로 두어야 낀 것이 물에 풀려 한 번에 밀린다. 그래서 유리창은 힘보다 시간대를 먼저 골라야 한다.
거실 유리창에 남은 물자국 없애는 방법
깨끗한 바닥에 놓인 세정액과 마른 극세사 천 두 장을 유리창 앞에서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닦는 시간은 해가 낮게 있는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 아니면 하늘이 흐린 날을 고른다. 준비물은 마른 극세사 천 두 장과 세정액이면 충분하다. 극세사 천은 섬유가 가늘고 촘촘해서 먼지를 빨아들이고 표면에 실 자국을 덜 남기는데, 한 장은 때를 닦는 데 쓰고 한 장은 마무리로 물기를 닦는 데 쓴다.
세정액을 뿌리기 전에 마른 천으로 유리 전체를 한 번 훑어 흙먼지부터 없앤다. 먼지가 앉은 채로 물을 뿌리면 흙이 물에 풀려 흘러내리고, 그 물이 마르면서 다시 줄을 만든다. 그다음 세정액을 유리 전체에 고르게 뿌리고 1~2분 그대로 둔다. 한쪽만 젖어 있으면 그 부분이 먼저 마르니 위에서 아래로 빠짐없이 뿌리는 것이 좋다.
유리창 위쪽부터 세정액을 고르게 뿌리는 손과 분사 범위가 보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기가 남아 있는 동안 천으로 원을 그리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죽 내려 닦으면 풀린 때가 아래로 모인다. 마무리는 마른 극세사 천으로 한 방향으로만 훑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으면 끝까지 그 방향을 지키고 천이 축축해지면 마른 면으로 접어 바꿔 쓴다. 비스듬히 서서 봤을 때 줄이 보이지 않으면 다 된 것이다.
마른 극세사 천을 접어 유리창을 한 방향으로 마무리 닦는 근접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손이 닿지 않는 위쪽은 창틀에 발을 딛지 않고 긴 밀대나 낮은 의자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도 줄이 남는다면 세정액을 너무 많이 뿌렸거나 천에 섬유유연제 성분이 남아 있는 경우인데, 극세사 천은 유연제를 넣지 않고 빨아 말려야 물기를 제대로 빨아들인다. 영하로 내려간 날은 뿌린 물이 유리에서 얼어붙으니 피하고, 거실 유리창은 두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가을 대청소로 창을 닦을 때는 날을 잡기 전에 시간부터 정해 보길 권한다. 해가 낮게 있는 한두 시간을 골라 두는 것만으로 같은 힘을 들이고도 하루 종일 맑은 창으로 거실을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