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불의 프라이팬에서 가장자리 흰자가 익은 계란후라이에 물을 붓기 직전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마다 계란후라이를 부치다 보면 마음에 들게 나오는 날이 드물다. 가장자리는 갈색으로 타 들어가는데 윗면 흰자는 아직 투명하게 남아 있고, 노른자까지 신경 쓰다 보면 어느새 바닥이 딱딱해져 있다. 밥 위에 올릴 반숙 하나 부치는 일인데도 불 앞에서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불을 한껏 줄여 보기도 하고, 기름을 넉넉히 둘러 숟가락으로 끼얹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불을 줄이면 윗면이 익는 속도가 더 느려져 팬에 올려 두는 시간만 길어지고, 기름을 더 두르면 가장자리가 바삭해지다 못해 질겨진다. 뒤집어서 익히면 노른자가 터져 반숙은 포기해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기름이 아니라 물 한 큰술이다. 흰자가 불투명해진 뒤에 팬 가장자리를 따라 물을 붓고 뚜껑만 덮어 주면, 올라온 수증기가 윗면을 대신 익혀 준다.
가장자리부터 타고 윗면은 덜 익는 계란후라이
팬 바닥에 닿은 가장자리 흰자와 가운데의 두꺼운 흰자가 함께 보이는 계란후라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후라이가 고르게 익지 않는 이유는 열이 아래에서만 올라오기 때문인데, 팬에 닿은 바닥면과 얇게 퍼진 가장자리는 금세 익지만 노른자를 감싼 가운데 흰자는 두께가 있어 한참 뒤에야 익는다. 그 시간 차이를 기다리는 동안 가장자리가 먼저 갈색으로 변한다.
가운데까지 익히려고 불 앞에서 시간을 끌면 바닥이 더 단단해지고, 반대로 일찍 꺼내면 윗면 흰자가 미끈하게 남는다. 위에서 눌러 주는 열이 없으면 어느 쪽으로 가도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 한 큰술은 바로 그 위쪽 열을 만드는 재료다. 달군 팬에 물을 부으면 곧바로 수증기가 되는데, 뚜껑으로 막아 두면 이 수증기가 팬 안을 돌면서 계란 윗면에 닿아 흰자를 익힌다. 기름처럼 온도가 높지 않아 겉이 타지 않고, 물기를 머금은 채로 익어 식감도 촉촉하다. 그래서 바닥을 더 지지지 않고도 윗면을 마무리할 수 있다.
계란후라이가 든 팬 가장자리에 물 한 큰술을 흘려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계란후라이 가장자리 안 타게 부치는 방법
얇게 기름을 두른 팬에 계란을 깨 넣어 약한 불에서 익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물 한 큰술과 팬 뚜껑이 전부다. 팬을 약한 불에 올리고 기름은 평소보다 적게, 바닥에 얇게 도는 정도로만 두른 다음 계란을 깨 넣는다. 수증기로 익힐 것이라 기름을 많이 두를 필요가 없고, 기름이 적어야 나중에 물을 부었을 때 덜 튄다.
계란을 넣고 그대로 두면 바닥부터 익으면서 흰자가 투명한 상태에서 하얗고 불투명하게 변하는데, 물은 바로 이때 붓는다. 흰자가 아직 묽을 때 부으면 물과 섞여 흐트러지므로 가장자리 흰자가 하얗게 굳은 것을 보고 나서 손을 움직인다. 물 한 큰술은 계란 위가 아니라 팬 가장자리를 따라 흘려 넣어야 하는데, 달궈진 기름에 물이 곧장 떨어지면 사방으로 튀기 때문이다.
물을 붓자마자 뚜껑을 덮고 약한 불 그대로 1분을 둔다. 팬 안에서 치익 소리가 나며 김이 차오르는데, 이 김이 계란 윗면에 닿아 흰자를 익히는 것이라 1분 동안은 뚜껑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빨리 익히려고 불을 키우면 바닥이 먼저 타므로 불은 그대로 둔다.
물 한 큰술을 넣은 뒤 유리 뚜껑을 덮고 약한 불로 익히는 프라이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분이 지나 뚜껑을 열었을 때 노른자 표면에 하얀 막이 얇게 씌워져 있으면 반숙으로 다 익은 것이다. 노른자가 아직 그대로 비치면 뚜껑을 덮고 20~30초를 더 둔다. 팬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뚜껑을 열고 몇 초만 더 두어 물기를 날린 뒤 접시에 옮기면 밥 위에 올려도 물이 배지 않는다.
노른자까지 완전히 익히고 싶으면 뚜껑을 덮는 시간을 2분 가까이 잡는다. 물을 두 큰술 이상 넣으면 계란이 삶아지듯 익어 흰자가 퍼지므로 한 큰술을 지키는 것이 좋고, 뚜껑이 없는 팬이라면 크기가 맞는 접시를 덮어도 된다.
기름을 더 두르고 불을 키우는 대신 물 한 큰술과 뚜껑으로 방향을 바꿔 보길 권한다. 날마다 올리는 계란후라이 하나가 제대로 나오면 그날 아침 밥상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