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소금통 안에서 소금 알갱이가 작은 덩어리로 붙어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장마철이나 비가 며칠 이어진 날, 소금통을 열었다가 숟가락이 들어가지 않아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분명 보슬보슬했던 소금이 통 안에서 한 덩이로 뭉쳐 있고, 설탕통은 가장자리가 통 벽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요리를 하다 말고 통을 흔들어 봐도 소리만 둔탁하게 날 뿐이다.
이럴 때 대부분 숟가락 끝으로 덩어리를 찍어 부수거나, 통을 거꾸로 들고 바닥을 두드린다. 그렇게 겉을 부숴 놓아도 며칠 지나면 다시 굳고, 부순 자리가 오히려 더 단단하게 붙는 경우도 있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아직 많이 남은 소금과 설탕을 통째로 버리게 된다.
그런데 굳는 것을 막아 줄 물건이 이미 집에 있다. 김을 다 먹고 봉지 안에 남는 작은 방습제다. 한 번 쓰면 끝이라고 생각해 봉지와 함께 버리지만, 전자레인지에 30초만 데우면 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돌아와 조미료 통에 다시 쓸 수 있다.
습한 날 소금과 설탕이 한 덩이로 굳는 이유
김 봉지에서 꺼낸 작은 실리카겔 방습제를 손바닥 위에 올려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소금과 설탕은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 습도가 높은 날에는 알갱이 표면이 조금씩 젖는다. 젖은 표면이 다시 마를 때 옆 알갱이와 맞붙으면서 작은 덩어리가 되고, 이 과정이 여러 번 되풀이되면 통 안의 내용물이 한 덩이로 굳어 버린다.
뚜껑을 연 설탕통에서 가장자리 알갱이가 작게 붙어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통을 바꿔도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습기가 들어오는 길이 뚜껑이기 때문인데, 요리할 때마다 뚜껑을 여닫으면 그 순간 부엌의 더운 공기와 수증기가 통 안으로 들어간다. 밀폐용기에 옮겨 담아도 이미 들어간 수분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습기를 빨아들이는 물건을 통 안에 함께 두는 쪽이 확실하다.
김 봉지에 든 방습제는 실리카겔 알갱이다. 알갱이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빽빽하게 있어서 주변의 수분이 그 구멍에 달라붙는데, 구멍이 수분으로 다 차면 더 이상 빨아들이지 못한다. 열을 가하면 붙어 있던 수분이 날아가면서 구멍이 다시 비기 때문에, 버리기 전에 데워서 말리는 쪽으로 손을 대면 된다.
소금·설탕 통에 차는 습기 막는 방법
내열 접시에 실리카겔 알갱이를 얇게 펼쳐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어떤 방습제인지 확인한다. 봉지를 만졌을 때 좁쌀보다 조금 큰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알갱이가 만져지면 실리카겔이고, 이 제품만 쓴다. 흰 가루가 든 석회 제품은 물에 닿으면 열이 나고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씻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 겉포장이 종이인지 비닐인지도 같이 봐 둔다.
실리카겔 방습제는 겉에 김 기름과 가루가 묻어 있어서, 포장째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궈 김 자국을 없앤다. 그다음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바람이 통하는 곳에 반나절쯤 두어 겉이 완전히 마른 뒤에 데운다. 겉이 젖은 채로 데우면 포장이 들러붙는다.
헹군 방습제 봉지를 마른 흰 수건 위에서 물기 없이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전자레인지를 쓸 때는 비닐 포장이 녹으니 포장을 벗겨 알갱이만 내열 접시에 얇게 펴 놓고, 30초씩 두세 번에 나눠 돌린다. 한 번에 길게 돌리지 않는다. 마른 팬을 쓸 때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약한 불로 30초쯤, 나무 주걱으로 저어 준다. 알갱이가 매우 뜨거우니 접시째 식힌 다음에 손을 댄다.
식은 알갱이는 커피 필터나 얇은 부직포 주머니에 담아 입구를 접고, 조미료 통 뚜껑 안쪽 가운데에 종이테이프로 납작하게 붙인다. 소금이나 설탕에 알갱이가 직접 섞이지 않게 두는 것이 안전하다. 한두 달에 한 번 떼어 내 다시 데우면 계속 쓸 수 있고, 남는 것은 책장이나 옷장 구석에 몇 개씩 넣어 두면 유용하다. 다룬 뒤에는 손을 씻고, 아이 손이 닿지 않는 자리에 둔다.
김 봉지 방습제 하나를 데워서 붙여 두는 데는 몇 분이면 충분하다. 비가 이어지는 날에도 소금과 설탕이 보슬보슬한 상태로 남으니, 다음에 김 봉지를 열었을 때는 안에 든 방습제부터 챙겨 두길 권한다. 조미료 통을 이렇게 챙겨 두면 날마다 쓰는 양념을 마지막 한 숟갈까지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