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싱크볼 옆 큰 플라스틱 대야에 물을 받고 주방세제를 조금 풀어 손으로 저은 상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거지를 하려고 수세미를 집어 들면 주방세제부터 꾹 짜는 것이 오래된 습관이다. 싱크대에 그릇이 많이 쌓여 있는 날일수록 한 번에 넉넉히 짜게 되고, 흰 거품이 두툼하게 올라와야 이제 닦이겠구나 싶어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헹구고 물기를 털어 낸 그릇을 손으로 만져 보면 표면이 미끌거려 물을 다시 트는 일이 자주 생긴다. 거품이 덜 난다 싶으면 중간에 세제를 한 번 더 짜서 문지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한 통을 사다 놓아도 생각보다 금방 바닥이 보인다.
주방세제에는 정해진 표준 사용량이 있다. 물 1리터에 1~2밀리리터, 수세미에 바로 짜는 것이 아니라 물에 풀어서 쓰는 양이다.
거품이 많아도 세정력이 더 좋아지지 않는 이유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바로 짜 원액이 스펀지 표면에 고여 있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시중에 나와 있는 주방세제는 대부분 고농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수세미에 한 번 꾹 짜는 것만으로도 권장하는 양의 몇 배가 한꺼번에 들어간다. 원액이 스펀지 안에 그대로 고여 있다가 물을 만나면서 뒤늦게 풀리기 때문에, 처음 몇 개를 닦을 때는 거품만 요란하고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거품의 양과 세정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하다. 기름때를 떼어 내는 일은 물에 녹아 퍼진 세제 성분이 하는 것이라서, 거품이 두툼하게 올라왔다고 해서 그만큼 더 잘 닦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품이 많으면 헹굴 때 물이 더 들고 시간도 길어진다.
그릇에 남는 미끌거림도 여기서 온다. 원액에 가까운 세제가 그릇 표면에 얇게 붙으면 물을 한두 번 끼얹는 정도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세제를 짜는 자리를 수세미에서 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씀씀이와 헹굼이 함께 달라진다.
주방세제 물에 풀어서 설거지하는 방법
물 1리터를 받은 대야에 계량용 작은 티스푼으로 주방세제를 반 스푼 정도 덜어 넣는 순간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큰 볼이나 대야 하나면 된다. 여기에 물을 1리터쯤 받고 주방세제를 1~2밀리리터, 눈으로 어림잡으면 작은 티스푼 반 정도만 넣는다. 설거지통을 쓰는 집이라면 통에 물을 받아 그대로 쓰면 편하다.
세제를 넣었으면 손이나 수세미로 물을 몇 번 휘저어 준다. 이때 거품은 소복하게 올라오지 않고 표면에 얇게 깔리는 정도인데, 이 상태가 정상이다. 여기에 수세미를 담갔다가 가볍게 짜서 물기를 뺀 다음 그릇을 닦기 시작한다.
세제 물에 담갔다 짠 수세미로 유리컵 안쪽을 돌려 닦는 모습으로, 거품은 얇게만 올라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닦는 순서는 기름기가 적은 것부터다. 컵과 수저, 국그릇을 먼저 닦고 기름진 접시와 프라이팬을 나중에 닦으면 세제 물이 덜 더러워져 끝까지 쓸 수 있다. 기름이 많이 묻은 그릇은 닦기 전에 키친타월로 한 번 훑어 내고 넣는다.
기름이 묻은 프라이팬 바닥을 키친타월로 한 번 훑어 내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지막 헹굼은 흐르는 물에 10~15초 이상 충분히 흘려보낸다. 거품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세제는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손으로 그릇 안팎을 쓸어 보아 미끌거림이 없고 뽀득한 느낌이 나면 그때 물을 잠근다. 뜨거운 물은 손이 상하기 쉬우니 미지근한 정도면 충분하다.
눌어붙은 기름때가 심한 프라이팬이나 오래 묵힌 냄비는 이 방법으로 한 번에 지워지지 않는데, 이럴 때는 따로 세제를 조금 묻혀 그 부분만 문지른 뒤 다시 헹구는 것이 낫다. 풀어 놓은 세제 물은 그날 설거지가 끝나면 버리고 다음에 새로 받아 쓰는 것이 좋다.
하루에 두세 번씩 하는 설거지는 몸에 밴 순서대로 손이 움직이기 마련이라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물부터 받아 세제를 푸는 것 하나만 바꿔 보길 권한다. 날마다 쓰는 그릇에 세제가 덜 남는 쪽으로 손을 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