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전북 고창 선운사 앞을 흐르는 도솔천은 물빛이 검게 보인다. 늦가을이 되면 이 어두운 계곡물이 단풍을 한 번 더 붉게 만든다. 물가 양쪽에 늘어선 단풍나무의 붉은 잎이 검은 수면 위에 그대로 비치기 때문이다. 나무에 달린 단풍과 물에 비친 단풍을 한 화면에서 함께 볼 수 있다.
이 풍경을 보려고 산꼭대기까지 오를 필요는 없다. 선운산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사찰 쪽으로 걸어 들어가 계곡을 따라 왕복하면 된다. 고창군 관광 안내는 예년 방문 기록을 바탕으로 이곳의 단풍 절정을 11월 16~17일경으로 짚었다. 단풍철이 끝나 간다고 느낄 즈음에 찾아오는 늦단풍인 셈이다.
검은 물 위에 겹치는 붉은 단풍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박장용 |
일주문을 지나면 나무가 우거진 길이 사찰 앞까지 이어진다. 사찰에 가까워질수록 단풍나무가 많아져, 길을 걷는 동안 붉은빛이 점점 짙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계곡 쪽으로 눈을 돌리면 물가를 따라 선 나무들이 수면에 어두운 붉은색으로 내려앉는다.
단풍과 반영을 함께 보려면 물결이 잔잔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물살이 일면 반영이 흩어지지만, 물이 고요한 자리에서는 나뭇가지 모양까지 수면에 드러난다. 사진을 찍을 때 나무와 수면을 같이 넣으면 위아래로 붉은빛이 마주 보는 장면을 남길 수 있다.
사찰 앞 극락교도 단풍을 보기 좋은 곳이다. 도솔천을 건너는 다리여서, 물가에서 옆으로 보던 계곡을 물 위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자체를 사진에 넣으면 단풍과 물만 담을 때와는 다른 장면이 나온다.
11월 중순에 맞춰 찾는 늦단풍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고창군 관광 안내는 예년 11월 10일 무렵의 단풍 상태를 기준으로 16~17일경을 절정으로 예상했다. 중순이 지난 뒤에도 단풍 산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1월 20일 전후로 일정을 잡아도 늦가을 풍경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이 시기는 예년 기록에 따른 것이어서, 올해 절정은 날씨에 따라 며칠 앞당겨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
도솔천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윤진호 |
시간이 더 있다면 계곡을 따라 도솔암까지 걸어 볼 수 있다. 사찰에서 자연의 집까지 약 0.7km, 다시 장사송과 진흥굴까지 약 1.6km를 간 뒤 0.3km를 더 오르면 도솔암이다. 모두 2.6km 정도로 45분 안팎이 걸린다. 사찰 앞에서 돌아서는 산책과 달리 숲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길이다. 도솔암에서 주차장까지는 3.6km 정도여서 돌아오는 데 1시간가량 걸린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고창 선운사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주차장에서 보행자 통로를 따라 일주문까지는 약 800m다. 사찰과 극락교, 도솔천 주변을 둘러보는 왕복 산책은 1~2시간을 잡으면 된다. 사진을 오래 찍을 생각이라면 2시간 쪽에 맞추는 편이 낫다. 도솔암까지 다녀오면 전체 일정은 그만큼 더 길어진다.
선운산도립공원은 2023년 2월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전에 내던 4,000원이 없어져 지금은 주차 요금만 생각하면 된다. 관광 안내에 올라 있는 주차 요금은 2,000원이다.
차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와 선운사 방면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사찰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